대덕밸리는 한남대의 특성화 분야인 바이오·나노 분야의 발전 가능성을 가늠해 볼 수 있는 기재(器材)다. 2005년 2월, 총 2만 8,000여 평 부지에 조성된 대덕밸리 캠퍼스에는 현재 생명나노과학대학이 이전해 강의가 이뤄지고 있다. 나노생명화학전공, 신소재공학전공, 생명과학과, 식품영양학과 등 1,200여명의 재학생들이 지난 3월부터 이곳에서 강의를 듣고 있다.
◆연구에서 생산까지, 산학협력 ‘잰걸음’= 생명나노과학대학은 바이오 분야 전문인력 양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남대는 “캠퍼스 내 생산시설과 입주업체 인턴십 프로그램을 통해 전문화된 고급인력양성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대덕밸리 캠퍼스와 함께 문을 연 창업보육센터(HNU Science Park)에는 총 18개 기업이 입주했다. 지난해 ‘100만불 수출탑’을 수상한 바이오큐어팜 등 유망한 바이오 관련 기업들이 많다. 입주기업의 지난해 매출액은 350억원. 강환구 산학협력단장은 “올해 매출액은 500억 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창업보육센터 내 생산시설도 유치해 연구개발과 생산이 함께 이뤄질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며 “한남대가 ‘생산형 벤처인큐베이터’를 갖추려는 것은 바이오산업의 중심역할을 하겠다는 의지”라고 밝혔다.
대덕밸리 캠퍼스를 좀 더 찬찬히 뜯어보면, ‘바이오산업의 메카’를 꿈꾸는 한남대의 장기적 목표를 엿볼 수 있다. 지난 4월 26일 한남대 산학협력단이 한국생명공학연구원·대전 바이오사업단과 체결한 ‘바이오클러스터 협정’은 한남대의 이런 비전이 잘 드러난 사례다. 세 기관은 지역의 바이오산업 활성화를 위해 손을 잡고, △지역 내 바이오기업 지원 △보유 시설·장비 활용 △정보·인력 교류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바이오산업의 허브가 되기 위한 발빠른 행보다.
한남대의 비전을 뒷받침하는 여건도 성숙돼 있다. 지난 2005년 3월에는 세계적 생명공학회사인 미국의 프로메가(Promega)사와 협정을 맺고, 교육기관인 ‘한남-프로메가 교육연구원’을 설립했다. 이곳에서는 초·중·고 학생과 교사·연구원 등을 대상으로 전문적인 BT교육이 이뤄진다. 교육과정은 모두 프로메가사가 관리 운영한다. 창업보육센터 내에 설립된 한남대 학교기업 ‘린튼 바이오’는 프로메가의 아시아 생산기지 역할도 담당하게 될 전망이다.
국내 굴지의 생명공학 회사인 (주)LG생명과학도 한남대의 이런 발전가능성을 그냥 지나치지 않았다. LG생명과학은 지난해 11월, 20억 원 상당의 바이오 생산시설을 기증하고 한남대와 지속적인 협력을 약속했다. 시설 장비의 공동 활용, 바이오 산업분야의 공동 연구·개발, 위탁교육 지원, 인턴제 실시 등에서 상호 협력키로 한 것.
강환구 산학협력단장은 한남대의 산학협력이 수익 창출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스탠포드대를 가면 학교의 전체 예산 중 약 20% 남짓만 등록금에 의지한다. 나머지 부분은 기업체로부터 받는 로열티와 연구개발로 벌어들인다. 산학협력단은 학교의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해야 한다. HNU사이언스파크에 입주한 기업들의 매출액이 조만간 600억 원에 달할 것이다. 몇몇 기업은 2년 내 코스닥에 상장될 것이다. 한남대가 산학협력에서 새로운 수익원을 발견하는 일도 멀지 않았다.”
◆‘한국 속의 외국대학’ 린튼 칼리지= 대덕밸리가 한남대의 특성화와 산학연구의 발전 가능성을 보여주는 기재라면, ‘린튼 글로벌 칼리지’는 한남대의 국제화 전망을 보여준다. 한남대는 지난 2005년 설립자 린튼(William A. Linton) 박사의 이름을 따 린튼 글로벌 칼리지를 설립했다. 국내서도 외국 유학의 효과를 얻을 수 있게 한 ‘외국어 전용 대학’이다. 교수 전원이 원어민으로 구성돼 있고, 행정직원도 외국인이다. 물론 수업도 모두 영어로 진행한다. 수업 이외의 휴식시간이나 식사시간에도 영어 외엔 사용할 수 없다.
한남대 홍보팀 고상범씨는 “기숙사 사감까지도 원어민이기 때문에 외국 대학으로 유학 온 것과 같은 효과”라며 “일정수준의 영어실력을 갖춘 학생들이 입학하기 때문에 영어토론식 수업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린튼 칼리지의 전공분야는 글로벌 커뮤니케이션 아트(Global Communication Art)다. 이곳을 졸업하는 학생들은 홍보전문가, 국제무역, 외교통상 관련 공무원, 국제기구, 다국적 기업으로의 진출이 가능하다. 매년 45명의 학생들을 선발하고 있으며 4년간 등록금의 50%를 장학금으로 지급한다.
한남대는 지난해 창학 반세기를 맞아, ‘한남을 세계로 세계를 한남으로’란 슬로건을 내걸었다. 산학협력과 린튼 칼리지가 세계를 한남으로 불러들이는 것이라면, 최근 한남대가 추진하고 있는 해외명문대와의 교류협력은 한남을 세계로 보내는 것이다.
한남대는 영국의 옥스퍼드대, 미국의 위스콘신대, 세계적인 생명공학기업인 미 프로메가사,중국의 칭화대, 호주의 찰스스터트대, 일본의 난잔대 등 세계 21개국 101개 대학·연구기관과 자매 결연을 맺고 있다. 특히 호주의 찰스스터트대와는 서로 다른 전공을 택해도 2개 학위를 동시에 취득할 수 있게 했다. 양 대학이 채결한 합의문에 따르면, 한남대에서 3년 과정을 이수한 뒤 1년 또는 2년간 찰스스터트대에서 다른 전공을 이수해도 복수학위 취득이 가능하다. 한남대 관계자는 “한남대에서 화학을 전공한 학생이 찰스스터트대에서 법의학을 전공할 수도 있는 제도”라며 “국내서는 생소하지만, 국제적으로 수요가 있는 전공의 이수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8월과 9월엔 중국의 난징(南京)대, 산뚱(山東)대와는 5.5년 복수학위에 관한 양해각서를 교환했다. 한남대에서 3.5년을 이수하고 난징대와 산뚱대에서 2년을 이수하면 각각의 대학에서 학위를 받을 수 있다. 한남대는 오는 2008년부터 이 제도가 시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남을 세계로’ 국제화 교육에 매진= 한남대는 1956년 3월, 재단법인 미국 남 장로교 한국선교회 유지재단(이사장 윌리엄 린튼)에 의해 설립됐다. 미국의 남장로교회가 설립한 최초의 대학이자 유일한 종합대다. 70년 9월엔 서울의 숭실대학과 통합, ‘숭전대’로 잠시 이름을 바꿨으나 지역사회의 요구에 따라 82년 다시 ‘한남대’로 개칭했다. 학교법인 대전기독학원을 설립, 독립 운영하기로 한 것이다.
한남대는 창학 반세기를 맞아 지난해 ‘기독교와 첨단의 조화’라는 비전을 내세웠다. 지역의 중심대학으로서 역할을 다하고 아시아를 대표하는 기독교 대학으로 성장하겠다는 비전이다. 한남대가 최근에 추진하는 ‘지역사회와의 거리 좁히기’는 이런 비전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한남대는 지난해 4월 개교 50주년을 맞아 설립자 이름을 딴 ‘린튼기념공원’을 조성했다. 과거 주민들의 식수로 사용됐던 오정못을 복원하고, 주변부지 2,600평을 공원으로 조성한 것이다. 또 지난 1월에는 캠퍼스 담장을 허물어 역시 주민들을 위한 녹지공간으로 조성했다. 대덕구청으로부터 사업비 3억 원을 유치해 약 5개월에 걸쳐 공사를 진행했다. 총 1,300여 평 부지에 조형물과 벤치를 설치하고 은행나무 등 수목 3,000여 그루를 심었다. 한남대는 이곳에서 계절별로 테마문화행사를 개최, 지역민을 위한 문화쉼터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지역사회와의 스킨쉽 강화는 설립이념인 ‘기독교 정신’을 바탕에 둔 것이다. 이웃에 봉사하는 대학으로서의 면모를 갖춰 세계화와 지역화를 동시에 추구하겠다는 의지다. 지난해 확정한 캠퍼스 마스터플랜에 따르면, 한남대는 오는 2015년까지 학교의 모든 담장을 허물 예정이다. 도심지의 열린 녹색공간으로서의 역할도 하겠다는 것. 창학 반세기를 넘어선 한남대가 지역화와 세계화를 동시에 추구하는 아시아의 명문으로 거듭날 수 있을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