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양대가 전국적인 명성을 얻게 된 것은 2004년 취업률 전국 2위에 오르면서다. 개교 13년 만에 거둔 성적치고는 괄목할만한 성과라는 평가가 나올 즈음, 2005년과 2006년 연속으로 취업률 1위(B그룹 : 졸업생 1,000~2,000명)에 올라 다시 한번 대학가를 놀라게 했다.
건양대의 2006년 취업률은 90.2%. 김희수 총장의 입에서는 높은 취업률에 대한 자랑이 이어질 만도 한데, 그가 가장 자랑스럽게 얘기한 것은 '인성 교육'이었다.
인성교육·지역인재 양성 목표로 설립
"우리 대학은 예절에 대해서는 철저히 교육을 시킵니다. 의무적으로 교양필수 과목인 ‘인성교육 1,2’를 이수해야 합니다. 사람은 기본이 돼야 합니다. 인간이 된 다음에 교육이 있는 것이지 인간이 안되면 교육은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우리 대학이 취업률이 높은 이유는 바른 인성을 갖추고 회사에 가서 열심히 하니까 또 우리 학생을 뽑기 때문이지요."
건양대 인성교육은 설립정신과 맞닿아 있다. 건양대는 개교 당시 '올바른 인성을 갖춘 우수한 지역인재 양성'을 목표로 내걸고 설립한 대학이다.
"설립할 때 목표는 두 가지였습니다. 하나는 제대로 된 인간교육을 한 번 해보자 였고, 다른 하나는 지역에 필요한 인재를 키워보자는 것이었지요. 성적이 좋은 애들은 서울로 가고 낮은 학생들은 주로 시골에 남는 것을 보면서, 지역에서는 좋은 교육이 왜 안 될까 생각했습니다. 건양대를 세울 때는 지역의 인재들이 굳이 서울로 올라가지 않아도 되는 대학을 목표로 세운 것이지요."
건양대의 인성교육은 교양강의, 예절실습, 심성개발로 나눠진다. 현대사회를 살아가는데 필요한 교양에서부터 다른 사람과 더불어 사는 공동체 의식까지 모두 포괄하고 있다.
"교양강의는 바람직한 인간관계를 맺는 요령, 신용카드를 쓰는 요령, 성교육, 스트레스 관리 등 현대사회를 살아가는데 필요한 생활교양을 교육시킵니다. 예절실습은 인사하기, 의자에 앉기, 대화하기, 사무실 방문 예절, 어른과 식사하기 등 우리가 알고는 있어도 연습이 안 돼 있는 예절을 가르칩니다. 심성개발은 자기를 발견하고 다른 사람을 이해해 다른 사람과 더불어사는 삶이 어떤 것인가를 가르치지요."
‘담배꽁초 줍는 총장’으로 산교육 펴
시간이 날 때마다 캠퍼스를 돌며 학생들을 관찰하고 대화하길 좋아하는 김 총장은 담배꽁초를 줍는 총장으로도 유명했다.
"예전에는 캠퍼스를 돌면서 함부로 떨어진 담배꽁초를 주었습니다. 함부로 버려진 담배꽁초는 학생들이 버린 인성입니다. 제가 담배꽁초를 줍는 것을 본 학생들은 다시는 꽁초를 버리지 않습니다. 산교육인 셈이지요. 한번 모른척 하고 교정을 다녀보십시오. 담배꽁초는 커녕 건물 화장실에서 담배를 피우는 학생들도 없을 겁니다."
건양대가 위치한 충남 논산은 인구 13만의 소규모 도시다. 신입생 유치에 어려움이 따를 만한 여건이지만, 충원률은 90% 이상이다. 신입생 중 지역학생인 충청지역 학생들의 비중도 60%를 넘는다. 김총장은 “학생 입학자원 감소에 따른 위기감을 아직 느끼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김희수 총장은 1962년 서울 영등포에 김안과병원을 설립한 의사 출신. 그가 교육자로 변신한 사연은 이렇다. 병원 설립 후 환자 진료에만 힘을 쏟던 1978년, 고향인 논산의 한 중학교가 운영이 어려워 폐교할 지경이니 이를 좀 맡아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처음에는 거절하던 그였지만 결국 의료 활동으로 모은 재산을 고향에 환원해야겠다고 결심했다. 79년 학교법인 건양학원 이사장으로 건양 중·고등학교를 설립했고, 91년에는 건양대를 설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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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본지 이인원 회장(왼쪽)과 교정에서 담소를 나누고 있는 김희수 총장. 뒤편 건물은 대학본부./한명섭 기자 |
교육에 발을 들여 놓은 김 총장의 열의는 대단했다. 건양 중고등학교에 당시에는 드물었던 수세식 화장실을 설치했고, 각 반에는 텔레비전을 들려놓았다. 건양대 역시 '학생이 곧 고객'이라는 수요자 중심 교육을 개교 초기인 90년대 초부터 표방했다. 학생들이 공부하는데 조그만 불편도 있어서는 안된다는 것이 그의 대학운영 원칙이다. 최근 대학들이 앞다퉈 '수요자 중심 교육'을 표방하는 것을 보면 남다른 '선견지명'인 셈이다.
건양대를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먼저 눈에 띄는 것은 녹색 유니폼을 입은 직원들의 모습. 건양대의 상징인 ‘녹색’ 유니폼으로 통일한 직원들의 모습은 다른 대학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진풍경이다.
"건양학원 재단에서 운영하는 학교는 직원들이 모두 녹색 옷을 입습니다. 이는 모두 학생들을 위한 조치로 개교 초기부터 이어져온 것이지요. 학생들이 뭔가 도움을 요청하고 싶어도 누가 직원인지 몰라 어려워하더라고요. 그래서 김안과 병원을 경영하던 경험을 살려서 모두 녹색 옷을 입게 했지요. 학생들이 아주 좋아합니다. 그리고 직원들 모두가 명찰을 패용합니다. 자세히 살펴보시면 명찰에는 '저는 경어를 사용합니다'고 적혀있습니다. 직원들 모두 학생들에게 절대 반말을 하지 않습니다."
진로·적성 깨닫게 하는 취업 교육
건양대가 '취업률 제고'에 온 힘을 기울이는 점도 '입학하면 취업까지 책임진다' 는 학생 중심의 사고에서 기인한 것.
"가르쳤으면 책임을 져야합니다. 대학 교육까지 받았는데 취업도 하지 못하면 학생과 학부모의 마음이 어떻겠습니까. 건양대의 전체 교수와 직원들은 궁극적으로 대학의 행정·교육의 초점을 학생 취업에 맞추고 있습니다."
2003년부터 본격적으로 ‘취업 명문 건양대’라는 슬로건을 내걸은 건양대는 2004년 지상 4층, 1천 평 규모의 취업매직센터를 건립했다. 학생들의 취업전선을 지원하는 건양대의 대표적인 건물이다. 학생들은 이 건물에서 상담, 모의면접, 취업특강 등 취업관련 모든 교육프로그램을 해결하고 있다.
"전국 최초로 취업전용 건물을 세우고 전담 교직원을 확보해 취업 관련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주로 방과 후에 운영되는 비정규교육 과정인 취업매직프로그램이 1년에 170여개 운영 되고 있지요. 수업을 모두 마친 학생들은 오후 6시부터 8시까지 영어, 컴퓨터자격증 등 취업에 필요한 과목을 듣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학생들도 호응도도 높아 지금까지 90% 이상의 재학생이 취업매직프로그램을 수강했습니다. 학생들은 취업매직센터에서 모의 면접을 통해 자신의 면접 태도를 교정하고, 희망하는 일자리를 얻기 위한 특강을 들으며 취업에 대한 자신감을 키워가고 있지요."
건양대는 취업매직센터에서 학생 취업률 제고를 위해 맞춤식 교육을 실시하고, 취업전담 전문 인력을 배치해 학생들의 진로·취업상담도 병행하고 있다. 건양대가 지방의 작은 대학임에도 불구하고 취업률에서 전국적인 명성을 얻은 데에는 학생들의 잠재력을 살려주는 교육을 했기 때문이다.
"학생들은 입학하면서부터 '자기개발과 진로탐색'이라는 교양필수 교과목을 들으며 진로에 대한 구체적인 고민을 시작합니다. 신입생 때부터 진로에 관한 교과목을 들으며 진로계획과 학습계회을 수립하는 것이지요. 요즘 일 안하는 청년들 중에는 자신이 갈 길을 몰라서,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를 몰라서 놀고있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런 고민을 대학이 들어야 합니다. 학생들에게 적성과 진로를 찾아주는 것도 대학의 몫입니다."
건양대는 '대전캠퍼스 시대'를 열며 제2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올해부터 대전 서구 가수원동에 위치한 건양대병원 의과학관에서 의학, 간호학, 작업치료, 임상병리, 안경광학, 치위생, 방사선학과 등 보건의료계열 학과의 강의와 실습이 이뤄지고 있다.
"대전캠퍼스는 지역사회와의 유대관계를 통해 복합웰빙센터를 건립할 청사진을 가지고 있습니다. 대학병원과 연계해 휘트니스 클럽과 다양한 체육시설을 이용하도록 할 계획입니다. 여기에 건강검진까지 받을 수 있는 복합기능과 영화, 연극, 콘서트 등을 감상할 수 있는 문화시설도 들어서지요. 지역민들의 문화생활과 평생교육을 담당하는 종합 교육문화센터가 될 것입니다."
'취업 명문'으로 전국적인 명성을 떨친 건양대가 '지역과 함께하는 대학'으로도 '바른 인성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는 대학'으로도 주가를 올릴 수 있을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