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김황식 대법관)는 17일 김문기 전 이사장이 “임시이사들이 일방적으로 정이사를 선임한 것은 부당하다”며 상지대 학교법인을 상대로 낸 ‘이사선임 무효 확인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대법관 8대 5의 의견으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상지대는 1993년 김문기씨가 학교 공금 횡령, 부정입학 혐의 등으로 구속되며 갈등이 커지자 교육부가 임시이사를 파견했다. 임시이사들은 ‘임시이사 체제를 벗어나도 좋다’는 서울행정법원 판결에 따라 2003년 12월 이사회를 열어 변형윤 이사장 등 9명을 정이사로 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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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법원의 상지대 정이사 선임 무효 판결이 내려진 17일 저녁 이 대학 교수 직원 학생 등 구성원들이 정문에서 항의 촛불집회를 하고 있다.(사진:한명섭 기자) |
대법원은 판결문에서 “교육부가 선임한 임시이사들은 임시적인 위기 관리자에 불과해 정식 이사를 선임할 권한이 없다”며 “임시이사들이 정식 이사를 선임하는 내용의 이사회 결의눈 무효”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그러나 “김 전 이사장 등 구 이사들이 정식이사를 선임할 수 있는 권한이 되살아난다고는 볼 수 없다”며 “학교 정상화 방법은 정상화가 이뤄지는 시점에 유효한 사학법과 민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일반 원칙에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김영란·박시환·이홍훈·전수안 대법관은 “법령상 제한이 없는 한 학교법인 임시이사들은 정식 이사와 동일한 권한을 갖기 때문에 이사회 결의는 적법하다”는 반대 의견을 냈다.
대법원 판결로 현 이사들이 정이사 자격을 상실하게 됨에 따라 상지대는 법적으로 다시 임시이사 체제로 돌아갔다. 개정 사립학교법에 따라 교육부는 다시 임시이사를 파견하거나 바로 정이사를 선임할 수 있다.
절차상으로는 교육부가 곧바로 정이사를 선임해도 된다. 상지대는 임시이사 파견 사유가 해소돼 정이사 체제로 전환해도 좋다는 법원 판결을 받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임시이사를 재선임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
개정 사학법 제25조 3항은 ‘상당한 재산을 출연하거나 학교발전에 기여한 자, 대학평의원회의 의견을 들어 교육부가 정이사를 선임’하도록 하고 있다. 김 전 이사장이 재산 출연 또는 학교발전 기여자로 인정받을 경우 교육부는 전 이사장의 의견을 반영해야 하는데, 학내 구성원들은 김 전 이사장 복귀를 반대하고 있어 합의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정병걸 사립대지원과장은 “단순히 임시이사가 정이사를 선임한 것이 무효라는 말인지 김 전 이사장을 재산 출연자·학교발전 기여자 등으로 언급했는지 여부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판단을 내릴 수 없다”며 “대법원 판결 논지를 받아본 후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 과장은 “극동대 단국대 서원대 한국외대 한성대 등 구 사학법 체제에서 정이사로 전환한 나머지 대학의 경우 구성원 간 합의에 따라 정이사진을 구성했기 때문에 이번 대법원 판결로 미치는 영향을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 대법원 판결은 판결문이 당사자들에게 도달하는 즉시 효력이 발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