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법과대학학장협의회와 한국법학교수회 등 로스쿨법 비대위는 지난 19일 오후 긴급회의를 열어 오는 23일부터 국회 앞에서 단식에 들어가기로 결정했다. 검찰 출신 일부 한나라당 의원들의 발목 잡기를 더 이상 좌시할 수 없다는 선언인 셈이다.
법대학장들이 직접 단식 투쟁에 나선다. 이날 오전 10시 기자회견을 열고 곧바로 한국법학교수회 석종현 수석부회장(단국대 법대학장)과 정용상 사무총장(부산외대), 조병윤 명지대 법대 학장 등 3명이 단식에 돌입한다. 이후 4월 임시국회가 끝날 때까지 법대학장들이 릴레이 단식을 벌일 계획이다.
법대학장들이 몸을 던져 단식에 나서기로 한 것은, 이대로 가다가는 이번 4월 임시국회에서도 로스쿨 법안 통과가 무산될지 모른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원내 6당 대표가 오는 25일까지 로스쿨법을 교육위에서 처리키로 합의했지만 한나라당 일부 의원들의 ‘딴죽 걸기’와 ‘물 타기’가 계속되고 있다.
법사위원장을 맡고 있는 한나라당 안상수 의원은 지난 18일 같은 당 김기현 의원이 발의한 사법개혁 4개 법안을 전체회의에 기습 상정했다. 김 의원 안은 로스쿨 도입 대신 현행 사법시험 제도를 손보자는 내용을 담았다. 안 위원장은 참석 의원이 의결정족수에 모자라자 추후 승인 형태로 제1법안소위로 넘겼다. 오는 25일 오전 10시에는 김 의원 안에 대한 공청회도 개최한다.
정용상 교수는 “막다른 골목이다. 검찰 출신 일부 의원들이 판을 깨려고 하고 있다. 차일피일 미루다 또 6월로 넘기자는 식이 될 수 있다”면서도 “정부안 그대로는 안 되고 변호사 수 3,000명 이상 배출, 고비용 해결, 예비시험제도 도입 등의 정신을 담아 이번 국회에서 통과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열린우리당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높다. 국민참여재판 도입, 형사소송법 개정안 등 다른 사법개혁 법안은 법사위를 통과하거나 통과를 앞두고 있는데 유독 로스쿨만 사립학교법과 연계돼 발목이 묶여 있기 때문이다.
한상희 참여연대 사법개혁센터 소장(건국대 교수)은 “지금 구도는 한나라당 내 일부 의원이 반대하고 나머지는 방관하고 있는 모양새”라며 “다른 사법개혁 법안처럼 로스쿨도 사학법과 떼놓을 수 있는데 (그렇지 못한 건) 열린우리당의 정치력 문제”라고 비판했다.
한 소장은 “다들 말뿐이지 열린우리당에서 정말 열의를 가지고 추진하는 의원이 몇 명이나 되나. 이번에 로스쿨 법안이 통과되지 않으면 열린우리당도 당연히 그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