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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석대 총장 "‘글로컬리즘 웰텍’ 만든다"
[총장인터뷰]라종일 우석대 신임총장
내달 2일 정식 취임하는 라종일 우석대 신임총장은 대학 특성화에 바탕한 긴밀한 산학협력으로 지방대 위기를 극복할 것이라 밝혔다.

라 총장은 “그간 진행된 구조조정으로 신입생 확보와 재정운영 등에서 경쟁력을 갖췄다”면서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신산학협력 중심대학’이 목표”라고 말했다. 여기에 다양한 국제화 전략을 더해 ‘글로컬리즘 대학’으로 거듭난다는 복안이다.

우석대는 2006년 ▲졸업생 취업률 4위 ▲산학협력활동(과학기술분야 교원 1인당 특허 등록 건수) 5위 ▲외국인 유학생 유치 6위 ▲신입생 등록률 100%의 각종 성과를 기록했다. 이미 강도 높은 구조조정으로 몸집을 줄이고, 교수업적 평가제도 개선·목표중심 관리체제 운영 등으로 내실을 기한 때문이다.

웰빙보건·한방의약·문화관광·복지안전·체육건강 5개 특성화 분야를 심화시켜 대학과 지역사회의 ‘윈윈전략’을 추구하는 점이 눈에 띈다.

라 총장은 “그간 경쟁력 있는 학과로 개편해온 만큼, 이제 지역산업과 경제에 직접 기여하는 ‘맞춤형 산학협력 선도 대학’으로 거듭나야 할 수순”이라고 설명했다.

지역사회와의 협력뿐 아니라 글로벌 네트워크를 확장하는 국제화 전략도 병행할 계획이다. 실제로 라 총장은 지난 3월 말 업무 시작 직후 미국을 방문해 코넬대, 캘리포니아대와 교류협력을 논의했다. 주일대사·주영대사를 역임한 ‘국제통’인 라 총장의 경력은 우석대의 국제화에 상당한 강점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3불정책 등 일련의 논란에 관해서는 ‘대학의 자율성’ 원칙을 강조했다. 라 총장은 “3불정책의 기본 취지는 이해하지만 대학의 구체적 현실에 일률적으로 적용할 순 없을 것”이라며 “사학에 대한 정부 개입을 줄이고, 원칙을 신축성 있게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라종일 우석대 총장과의 일문일답.

- 취임을 축하드린다. 요즘 지방대가 어려운데, 어떻게 운영해나갈 생각인지.

“대학교육이 위기다. 외국 대학들과 직접 경쟁해야 하기 때문이다. 미국에 유학하는 한국 학생이 곧 10만명을 넘어설 것이란 얘기를 들었다. 국내 학생들이 국내 대학에 진학하는 게 당연했던 시대는 이미 지났다. 그만큼 국내 대학에게도 세계적 수준이 요구되는 추세다.

지방대는 더 어려운 게 사실이다. 특히 전북지역은 경제적으로 낙후한 데다 입학자원 감소로 물적인 토대가 빈약한 형편이다. 다행히 우석대는 그간 구조조정을 잘 진행해, 재정 상황이나 입학생 확보 문제가 어느정도 해결됐다.

‘위기’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위기를 위기로 인식하지 않는 것이 진정한 위기이다. 위기를 정확히 인식하고 적절하게 대처하면 오히려 전화위복이 될 수 있다. 이런 점을 잘 인지해, 우석대가 독특하고 개성있는 ‘글로컬리즘’ 대학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 우석대가 추진 중인 특성화 분야가 있다면.

“우석대는 웰빙보건·한방의약·문화관광·복지안전·체육건강 5개 분야 특성화에 힘을 쏟고 있다. 특히 한의학을 국제화 하는 데 주력할 생각이다. 사람의 건강은 분석적·합리적 해석만으로 해결이 안 되는 부분이 많아, 서양의학에서도 한의학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동양적’인 과학이 많은데, 현실적으로 유일하게 살아남은 동양과학 학문이 한의학이다. 충분한 경쟁력을 지닌 학문이므로 앞으로 집중지원할 계획이다. 중점사업인 한의학 분야 발전을 통해, 우석대가 세계와 인류사회에 기여하는 좋은 기제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이인원 본지 회장(오른쪽)과 대담하고 있는 라 총장.

- 지방대는 지역사회와 함께 할 때 발전할 수 있다.

“옳은 얘기다. 우석대는 그간 지역사회의 각종 행사를 주관하는 등 나름의 기여를 해왔다고 자부하고 있다. 하지만 향후 보다 심층적인 지역사회와의 ‘윈윈 관계’ 구축에 나서야 할 것이다. 지역사회에 대한 기여를 통해 우석대만의 개성을 쌓아나가는 자세가 요구된다.

무엇보다도 전북지역에 대한 경제적·산업적 기여가 선행돼야 한다. 지역산업에 실제 도움이 되는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자는 것이다. 다양한 산학협력 과정으로 학생들의 커리어를 쌓고 학교 전체의 위상 강화를 도모해, ‘지역사회와 함께 발전하는 대학’으로 자리잡아나갈 필요가 있다.

- 대학의 효율적 경영을 위한 ‘CEO형 총장’ 영입 추세에 대한 의견은.

“대학도 다른 조직과 마찬가지로 경영·관리가 모두 중요하다. CEO 경험을 가졌거나 자질을 갖춘 분이 총장직을 맡는 것이 맞다.

하지만 기업은 이윤 창출이 우선이지만, 대학은 먼 장래를 내다보고 ‘투자’를 해야 한다는 차이점이 있다. 기업과 동일하게 대학을 운영할 수는 없다는 얘기다. 대학 교육에 헌신하고, 모범을 보여 장기적으로 학교에 기여하기 위해서는 ‘학자’의 마인드가 필요하다.

CEO의 자질을 지닌 학자가 대학의 리더가 되거나, 우수한 경영 보좌진이 뒷받침된 학자가 총장 역할을 수행하는 게 이상적이라고 생각한다.”

- 대학·정부·국가정보계통을 두루 거쳤다. 그간의 경험이 우석대 변화에 어떻게 기여할지.

“대학이 교수사회·대학사회에만 몸담으며 정식코스를 밟은 사람들의 전유물은 아니지 않은가. 학자와 관리가 완전히 다른 영역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좋은 학자는 좋은 관리, 좋은 관리는 좋은 학자가 될 수 있다.

그간 관계(官界)에 오래 머물렀지만, 대학을 떠나면서 1년에 하나씩은 출판·학회 발표 등 학술활동을 하겠다고 다짐하고 실천해왔다. 또 주일·주영대사를 맡으며 장기간의 해외 근무를 해 국제적 인맥을 쌓았다. 이런 점들이 종합적으로 대학 운영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 버지니아 공대 참사로 인해 실용주의 교육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가 높은데.

“지나친 경쟁 위주의 실용주의 교육은 옳지 않다. 특히 교육자 생활을 해오면서 회의감이 들었던 게 시험제도다. 일률적인 시험으로 사람을 판단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다양한 재능을 가진 사람을 일정한 틀 속에 끼워맞춰 평가하는 경향이 문제다.

버지니아 공대 참사는 근본적으로 사회적 소외가 불러온 비극이지만, 총기를 소지할 수 있도록 용인한 제도가 결정적 요인이다. ‘총기가 있어야만 자기를 방어할 수 있다’는 논리가 통용되는 사회란 대체 어떤 사회인가.”

- 대학 총장으로서 3불정책에 대한 의견은.

“서유럽 전통을 살펴보면 정치권력이 쉽게 개입 못하는 곳이 학교와 교회다. 교육부의 정책이나 행정 조치가 대학 운영에 있어 주요 고려사항이 되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다.

대학이 제각각의 특성이 있고, 처한 입장이나 사정이 다른데 동일한 원칙을 적용할 수는 없다. 3불정책이 고수하는 기본 취지는 옳으나, 신축성 있는 적용이 필요하다고 본다. 대학 또한 사회의 일부이므로 전적으로 자율에 맡길 수는 없지만, 자율성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 정부의 사학 지원이 없는 반면, 간섭은 지나치다는 지적이 많다.

“사학의 행정업무를 맡은 경험이 있는데, 정부 관여가 지나치거나 부정적으로 흐르는 면을 많이 목격했다. 정부가 합리적으로 관여하기보다 개인적 선심을 행사하거나, 대학에 대한 통제 권력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있었다.

정부 개입과 사학의 성장 수준은 반비례해야 한다. 60년대·70년대만 해도 사립대가 제대로 모양을 갖추지 못해 정부의 지원이 필요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제 사학들이 어느정도 기반을 잡고 운영도 정상화 됐으므로, 정부 개입은 되도록 줄여나가는 게 맞다.”

- 국제 경험이 많은데, 동북아 변화에 대한 견해를 듣고 싶다.

“중국과 한국의 부상이 가장 눈에 띈다. 10여년 전만 해도 동북아에서 근대화와 경제발전을 제대로 이룩한 나라는 일본 하나였다. 그러나 이제는 다르다. 한국은 1인당 국민소득 2만불에 육박했고, 중국도 근대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 일본의 입지가 상대적으로 좁아졌다.

2차 대전 이후 20세기 후반의 ‘미국 혁명’도 빼놓을 수 없다. 미국 혁명의 효과는 무엇보다도 파시즘과 군국주의의 패퇴를 들 수 있다. 50년 동안 동북아에서 일어난 급격한 변화를 보라. 현재 한국에서는 그간 미국이 끼친 부정적 영향에 포커스를 맞추는 경향이 있는데, 사실 미국적 가치란 상당히 보편적인 가치다.

일상 생활에서 봉건주의를 비롯한 동북아 각국의 인습·구시대적 잔재가 미국의 영향으로 많이 사라졌다는 것도 인정해야 한다. 봉건적인 터부를 깨는 과정에서, 유럽 지향적 가치가 동북아 중심으로 이동했다고 생각한다.”

- 총장으로서 이루고자 하는 목표가 있다면.

“우석대에 필요한 것은 사회적 편견에 의해 형성되고 내면화된 우열의식을 깨뜨리는 일이다. 한국사회에서는 ‘사회적 판단’이 한 번 떨어지면 그 멍에를 평생 짊어지고 다녀야 한다. 대표적 사례가 학벌인데, 명문대와 지방대의 구분은 사실 사회의 필요에 따라 자의적으로 만들어진 것일 뿐이다.

40여년을 대학에서 생활하면서 느낀 점은 사람의 자질에 우열이 없다는 것이다. 사람의 능력은 워낙 다양해서 어느 한 잣대만을 적용해 판단하기 어렵다. 우석대생들이 우열관계의 고정관념을 깨뜨리고, 자신만의 능력을 계발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가장 큰 목표다.”

라종일 우석대 총장 약력

- 서울대(1963) 및 동대학원(1965) 정치학과 졸업, 영국 케임브리지대 정치학 박사(1972)

- 경희대 대학원장(1988~1993)

- 한국밀레니엄연구원장(1999~2003)

- 주영대사(2001~2003)

- 대통령 국가안보보좌관(2003)

- 국가안전보장회의 상임위원장(2003~2004)

- 주일대사(2004~2007)

- 현 우석대 총장

<대담=본지 이인원 회장, 사진=한명섭 기자, 정리=김봉구 기자>

김봉구 기자 (hr_bong@unn.net) | 입력 : 07-04-25 오전 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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