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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대학생이 말하는 남·북한 대학생활
홍익대 김기성씨(산업디자인2)
지난 99년 어머니와 친척들과 함께 탈북한 김기성씨(31). 그는 지난해 홍익대에 진학, 현재 산업디자인학과 2학년에 재학중이다.

평안남도 ‘평성예술대학’을 졸업한 그는 북한에서 10년동안 조선화(동양화)를 그렸다. 화가가 꿈이었던 그는 자동차 디자인과 인테리어 디자인을 공부하며 전문 디자이너로서의 새로운 꿈을 키워 가고 있다.

학과에서 ‘왕형님’, ‘왕오빠’로 불리우는 그가 처음 남한에서 대학 진학을 결심했을 때는 과연 대학생활에 적응할 수 있을까 걱정이 많았지만 학과 동기나 선·후배들이 잘 대해줘 무리 없이 학교에 다니고 있다고.

“대학생활이 재미있다”고 스스럼없이 밝힌 그는 북한에서 접해보지 못한 ‘영어’와 ‘컴퓨터’ 가 어려워 수업이 끝나면 영어·컴퓨터 공부와 전공 과제물 준비에 전적으로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북한의 대학은 ‘대학문화’라고 규정할 만한 것이 없어요. 남한 대학처럼 ‘축제문화’도 없고 놀이문화라고 해야 별다른 것이 없어요. 여기처럼 대학생들이 놀만한 공간이 있는 것도 아니고 학교와 집만 왔다 갔다 하는 학생들이 대부분입니다. 수업이 끝나면 책임자 집에 가서 술을 사다 먹는 정도죠. 남·녀 구분이 있어 여학생들은 여기서 배제됩니다. 학내에서 연애를 하면 ‘비판’을 받는 분위기 때문에 드러내놓고 사귀지는 않죠”

북한의 대학생은 고교 졸업 후 바로 대학에 진학하는 ‘직통생’과 군 복무후 입학한 ‘제대군인’으로 나눌 수 있는데 여학생의 경우 ‘직통생’이 대부분인 반면 남학생은 90%가 ‘제대군인’. 군 복무기간이 13년인 북한에서 제대후 대학에 입학하면 서른이 넘기 때문에 캠퍼스 커플은 흔치 않다고 전한다.

“남한 대학에 들어와 ‘오리엔테이션’에 가서 큰 충격을 받았어요. 학생들이 자체적으로 행사를 진행하는 것을 보고 ‘이게 자유구나’ 하는 걸 느낄 수 있었죠. 처음에는 남·녀학생들이 격의 없이 술을 마시며 어울리는 걸 보고 크게 놀랐어요. 북한에서는 남·녀가 구분돼 있어 같이 어울리지 않죠. 물론 거기서도 앞서가는 친구들은 있지만요”

북한 학생들은 1년이면 3개월은 농촌지원 활동을 하며 대학교육의 40% 정도가 정치사상 과목으로 구성돼 있어 관련 전공 공부를 많이 못하는데 반해 남한 학생들은 자신의 전공이외에 다양한 교양과목을 수강할 수 있어 좋다고 말한다.

학과 소모임중 환경디자인에 관심이 있는 학생들의 모임인 ‘덤벙주초’에서 활동하고 있는 그는 탈북대학생·졸업생과 남한 대학생들이 서로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자 지난해 결성한 ‘백두한라회’ 회원으로도 활약하고 있다.

백두한라회의 정기모임과 봉사활동 등을 통해 남·북한 대학생들이 모여 통일문제를 이야기 하다보면 곧 통일이 될 것 같은 희망에 부푼다는 그는 탈북자를 이방인 취급하지 말아달라고 부탁한다.

“탈북자들은 다른 체제에 살던 사람들입니다. 환경이 1백80도 다른 사회에서 왔기 때문에 살다보면 여러 가지 일이 생길 수 있죠. 여기서도 이민 갔다가 다시 돌아오는 경우가 있잖아요. 적응을 못한다고 단정하기 보다는 하나의 과도기로 봐줬으면 합니다”

영어 실력이 쌓이면 시간을 내서 아르바이트를 해 보고 싶다는 그는 대학생들의 북한 알기 운동에 대해서도 당부를 잊지 않았다.

“북한을 바로 알고 인식해야 합니다. 북한의 겉모습만 보고 판단하지 말고 실상을 바로 알아야 합니다. 남한 대학생들이 그동안 사회 민주화를 위해 싸웠듯이 ‘북한 민주화’를 외면해서는 안 됩니다”

조양희 기자 (yanghee@unn.net) | 입력 : 02-05-07 오전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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