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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두뇌의 양성소, 대학연구소 <4>
4부. 해외 선진연구소가 주는 교훈
우리 대학연구소는 대부분이 연구비, 연구인력, 연구시설 면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부기관을 비롯해 각종 산업체로부터 받는 연구비도 턱없이 적고 우수 연구인력을 해외 혹은 타 대학으로 빼앗기고 시설 설비는 열악하기 이를 데 없다. 고가의 최신 장비를 구입하는 것 부터가 대학이나 연구소는 하나의 모험인 셈이다. 그러나 연구자들의 열정만은 높이 살만 하다. 그리고 그러한 연구자에 대한 지원의 필요성은 정부는 물론 산업계에서도 인지하는 바이다. 대학연구소의 발전적인 전략을 모색해야하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해외의 우수한 대학연구소의 환경과 특성화 현황을 살펴보는 기회를 갖는 것은 바로 우리 대학연구진들과 대학연구력을 향상을 통한 국가경쟁력 제고가 시급한 현실에 부딪쳐 있는 우리 스스로를 돌아보기 위한 것이다.

※글 싣는 순서

1. 대학연구소의 현주소

2. 대학연구소의 역할과 성과I

3. 대학연구소의 역할과 성과II

4. 해외 선진연구소가 주는 교훈

5. 대학연구소의 비전과 전략

◆국가는 전략적 집중 지원, 연구소는 국가 경쟁력 확보 = 선진국들은 기초과학 분야가 국가의 미래에 있어 매우 중요하다는 인식 아래 국가 차원에서 기초과학 육성에 주도적으로 나섰다. 영국은 옥스퍼드 대학 카벤디쉬 연구소(Cavendish Laboratory)처럼 기초연구 분야에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대학에 대학부설연구소를 세우고 연구 인력을 여기에 집중시키면서 후속 학문 세대 양성에 심혈을 기울였다. 미국도 UC버클리 로렌스버클리연구소(Lawrence Berkeley National Laboratory) 등과 같이 노벨상을 수상한 과학자의 연구 분야를 집중 육성하기 위해 노벨수상자 재직 대학에 직접 연구소를 설치하고 해당 분야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유지하도록 전폭적으로 지원했다.

대학부설연구소는 아직 낯설지만 반드시 도전해야할 학문분야에 대한 선행연구를 진행했고 이를 통해 국가 과학기술 발전을 근간으로 하는 국가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수 있었고 국가 전략인 기초과학 육성정책에 힘입어 괄목한 성과들을 이루어 냈다.

선진국들은 1990년대 후반에 이르면서 새로운 융합연구 분야 즉 물리, 화학, 생물학 등이 융합된 분자생물학 분야, 물리, 화학, 생물, 재료공학 등이 융합된 신소재 과학 분야를 비롯해 의료, 물리, 기계공학, 재료공학 등이 융합된 의과학, 의공학 분야 등에 대한 연구에 힘을 쏟게 된다. 융합 학문분야를 미래 과학기술의 핵심으로 점쳤던 것이다. 특정 융합연구 분야들의 발전을 위해 다양한 학문분야의 전문지식을 교육할 수 있는 학제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어낸 것도 이 때문이다. 그 결과 최근에는 다양한 학문분야의 전문지식을 단순히 습득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신선한 아이디어를 내놓는 창의성과 문제 해결 연구능력을 갖춘 우수한 인력양성을 담당할 교육과 연구의 기능을 갖춘 대학부설연구소가 국가경쟁력을 든든하게 뒷받침하고 있다.

◆안정적인 예산 확보가 연구력 향상의 근간 = 예산은 주로 정부기관에서 지원을 받고 소속 학교를 통해서는 직간접적 지원을 받는다. 기본 운영비는 정부로부터 50~60% 가량 받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연구 과제를 통한 연구비(R&D)를 포함하면 거의 80~90%의 예산을 정부로부터 얻고 있다.

▲ (그래프)해외 우수 대학연구소(좌)과 우리 대학 연구소(우)의 예산 비중 비교

*자료출처:과학기술정책연구원

기업과 관련된 예산의 비중은 많지 않은 편이지만 연구소의 특성에 따라 기업과의 공동 연구 및 지원 사업, 기술 이전 등으로 기업으로부터도 재원을 확보하고 있다. 이외에도 각종 교육 프로그램개발, 기부금 등으로 다양하게 재정 자원을 확보하고 있다. 미국은 특히 에너지부, 국방부, 국립과학재단, 국립보건원 등 많은 재정을 확보하고 있는 기관들로부터, 일본은 교육부(문부성)나 지방자치단체 등으로부터 재정을 확보한다.

대부분의 예산을 정부연구개발 사업으로부터 확보하고 있고 10~15% 가량의 기본 운영비만 대학으로부터 지원받는 우리 대학연구소들이 정부연구개발과제를 수주하지 못하면 연구 활동이 불가한 상황과는 대조적이다.

◆독립적 권한 보유, 행정 기술 지원 부서 별도= 해외 연구소는 원활한 연구수행과 내실있는 교육 프로그램 운영을 위해 연구소 내에 행정요원과 기술요원으로 이루어진 지원부서들을 따로 두고 있으며 연구시설과 교육공간을 갖춘 독립적인 건물을 대부분 보유하고 있다.

대학부설연구소에서 특히 연구 소장은 일반적으로 소속 대학과는 독립적인 권한을 가지고 있고 자문 위원단을 두고 있는 경우가 많다. 연구소의 규모가 큰 경우에는 부소장을 두기도 하며 새로운 연구소장을 뽑을 때는 공모를 통하여 국제적인 명성을 가진 인물을 영입하는 추세다.

해외 우수 대학부설연구소들의 경우 연구인력은 대략 200~300 여명으로 그 중 정규인력은 교수와 정규직 연구원, 행정기술요원 등을 포함 40%, 포스트 닥과 석박사 학생등이 전체 인력에 60%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연구분야는 전문화된 연구그룹으로 구성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들은 전문화된 연구그룹간의 협력을 강화해 한 연구그룹으로는 수행할 수 없는 새로운 연구분야를 개척하고 이로 인해 정부로부터 대형복합연구과제를 수주해 연구재원과 첨단연구시설을 확보하는 데 유리하다.

대형 연구시설 등의 운영을 가능하게 하고 특성화된 전문 연구소로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여기에 연구역량을 강화하고 개발 성과를 활용한다는 차원에서 타 연구기관과의 전략적 제휴가 원활히 이뤄지고 있으며 이를 통해 학생과 연구원 간의 교류는 물론 연구시설의 공동사용 등에 적극적이다. 또한 전문 교육을 위해 연구소 전임교수, 연구원을 비롯해 타 학과 교수, 타 기관 연구자들이 모두 참여하는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해외 대학부설연구소 7대 성공요인 = 그렇다면 해외 대학부설연구소들의 성공요인은 과연 무엇인가. 100조 와트의 순간 출력을 가지는 레이저를 개발한 바 있는 광주과학기술원 고등광기술연구소 이종민 교수는 7가지로 요약했다.

이 교수는 "우선 기본적으로 정부가 기본인건비와 연구소 운영비 50~60%를 안정적으로 지원하고 있으며 전임교수, 정규직 연구원과 같은 정규직 연구인력을 충분히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결과적으로 장기적 발전이 담보된다는 의미다. 그는 "정부의 연구개발과제에 대한 수주가 많고 규모도 크며 연구소 규모에 맞는 적절한 연구시설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는 사실도 우리가 부러워하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뿐만 아니라 학과와 연계된 교육 프로그램 운영, 독립된 운영체계, 연구와 교육공간을 위한 별도의 연구소 건물, 연구소 목적에 부합하는 교수, 학생, 연구원, 지원인력, 외부인력 포함한 적정규모의 인력구성 등도 중요한 성공요인으로 지목했다.

■우수사례1. 미국 UC버클리 로렌스버클리연구소

미국 UC버클리 로렌스버클리연구소(Lawrence Berkeley National Laboratory)는 기초과학 전반을 다룬다. 나노공학, 신에너지시스템공학, 환경공학, 생명공학, 고에너지공학, 컴퓨터공학 등 다른 연방 연구소, 대학부서연구소, 산업체 연구개발센터 등의 중심체로서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이로 인해 다양한 연구개발과 학문적 기회를 잡고 있을 뿐만 아니라 각 연구기관과의 파트너십도 공고하다.

운영은 캘리포니아대학이 맡고 있지만 국립연구소의 형태를 띤다. 이 때문에 연간 로렌스버클리연구소에 책정되는 기본 예산은 매년 5억달러 이상이다. 연구진의 규모는 4,000명. UC버클리는 물론 다른 캘리포니아대학에 소속된 교수와 연구자 250여명이 공동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800여명의 석박사과정 학생과 포스트닥들이 3,000여명의 방문 연구자들과 함께 이곳에서 연구에 힘을 쏟는다.

이 연구소의 우수성은 다른 어느 연구소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성과로 입증된다. 설립 이래 11명의 노벨상 수상자, 12회 이상의 과학메달 수상 실적, 수많은 국립과학아카데미 회원 배출 등을 통해 미국 최고의 연구소로 인정받고 있는 이유다.

1931년 노벨상 수상자인 어니스트 올랜도 로렌스(Ernest Orlando Lawrence)가 설립한 이 연구소는 현재는 노벨상 수상자인 스티븐 추(Steven Chu)가 소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설립자인 로렌스 박사는 복합적인 연구접근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고 덕분에 연구소는 '빅 사이언스(big science)'의 발원지가 됐다.

특히 각 연구분야는 5개의 연구 그룹으로 이루어져 있고 각 그룹은 책임연구원, 연구원, 교수, 포스트닥, 석박사 학생 등 10~20명의 인원이 이끌어나가고 있다. 4개의 대형 연구 시설은 전임 연구진들이 각각의 시설에 대해 연구 그룹을 형성해 운영하고 있다.

가속기와 대형 레이저 시설 등의 대형 연구 시설을 구축하고 있는 이 연구소는 대형 시설을 중심으로 많은 수의 공동연구가 이루어짐에 따라 많은 수의 방문 연구자들이 연구에 참여하고 있다.

■우수사례2. 일본 도교대 고체물리연구소

일본 도쿄대의 고체물리연구소(the Institute for Solid State Physics:ISSP)의 모든 연구시설은 공동연구에 참여하는 모든 국내 연구자들에게 개방돼 있다. 이 대학연구소 자문회의는 도쿄대 소속 연구원과 외부 연구원들이 거의 동 수로 구성될 뿐만 아니라 각종 공동연구, 워크샵, 기금할당 등에 대해 내부 연구원이나 외부 연구원들이 동일한 자격으로 제안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한다. 이는 이 대학연구소가 1957년 국가 과학기술위원회, 교육부, 과학문화재단 등의 권고로 인해 설치된 국립연구소의 개념을 가지고 출발했기 때문이다. 국가의 과학기술발전을 위해 연구력과 연구의지를 집중시킬 연구소가 필요했던 탓이다. 현재 이 연구소는 1980년대 선진 실험기술을 발전시킨 데 이어 지난 1996년 이래 재료공학연구실 그리고 지난 2003년 부터는 중성자연구실로서의 세계적 명성을 쌓고 있다.

도쿄대 고체물리연구소가 최근 통계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물리학, 화학, 지구과학, 응용물리학 등에서 석사 115명, 박사 48명을 배출했고 매년 논문과 보고서는 350편에서 500편을 내놓았다. 연구기금은 역시 지난 2005년 기준으로 교육부, 과학기술부, 문화체육부 등을 통해 기본 예산으로 연구실 연구인력에 13억7,441만엔, 연구실 자체에 19억 8,239만엔이 투입됐고 산업체로부터는 1,809만엔, 정부산하기관과 사기관으로부터는 8,062만엔, 교육부, 과학기술부, 문화체육부 등으로부터는 5억 2,810만엔을 별도 연구비로 수주받는 성과를 보였다.

이 연구소는 지난 2006년 현재 56명의 교수와 41명의 전임 연구원 그리고 55명의 기술직과 21명의 행정직에 의해 운영되고 있다. 총 42개 분야의 물리, 화학, 지구과학, 응용물리, 재료 전반에 대한 연구그룹이 설치돼 있으며 각 연구그룹은 교수와 전임 연구원들을 중심으로 5~10명 가량의 도쿄대 석박사 과정생이 연구에 참여하고 있다. 일본의 대학 특성상 각 그룹은 교수 주도적으로 운영되고 있고 대형 연구시설을 위한 별도의 그룹들이 따로 있다.

윤지은 국장 기자 (alice@unn.net) | 입력 : 07-06-18 오후 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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