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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수학생 선발이 IIT 경쟁력의 핵심”
아쇼크 미스라(Ashok Misra) 뭄바이 인도공대 총장
“토론식 수업으로 상호작용해야 창의력 생긴다”
“연구·산학협동·창업지원이 대학위상 높이는 길”

“인도공과대학은 어려운 입학시험으로 좋은 학생들을 선발합니다.”

MIT, 버클리공대와 함께 세계 최고의 공대로 꼽히는 뭄바이 인도공과대학(IIT) 아쇼크 미스라(Ashok Misra) 총장은 IIT의 성공비결을 묻자, 우수한 학생 선발을 그 첫째 이유로 꼽았다. 어렵기로 소문난 입학시험 JEE(Joint Entrance Examination)를 통해 최정예 학생들을 고르고, 그들의 창의성을 이끌어 낸다는 얘기다. 다만 미스라 총장은 “인도에도 사교육이 팽배해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며 “사교육을 줄이기 위해 독특하고 까다로운 입학시험을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도공대는 인도국민의 염원이 담긴 대학이다. 1951년 사업가이자 정치지도자였던 사카르(Nalini Ranjan Sarkar)를 비롯, 인도의 지도자 22명이 위원회를 만들어 인도공대를 설립했다. 2차 대전 이후 인도 산업발전을 이끌어갈 인재를 키워 식민 치욕을 씻고자하는 염원이담겨있다. 벤치마킹 대상은 미국의 메사추세츠공대(MIT)였다. 그로부터 50여년이 지난 지금은 인도공대 입학시험에서 떨어진 학생이 MIT에 갈 정도로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지난해 영국 더 타임스 평가에서는 세계 3위의 공대로 선정됐다.

인도공대는 총 7개 캠퍼스를 가지고 있다. 미스라 총장은 그중 두 번째로 설립된 뭄바이 캠퍼스의 총장이다. 인도공대는 1951년 카라그푸르에 첫 캠퍼스가 설립되고, 이어 뭄바이(1958년), 마드라스(1959), 칸푸르(1959년), 델리(1961년), 구와하티(1994년), 루르키(2001년)가 차례로 문을 열었다. 현재 인도공대 7개 캠퍼스에 재학중인 학부생은 1만5,000~2만명. 작년 인도공대 입학시험인 JEE에는 30만 명이 응시해 4,900명만 합격했다.

미스라 총장은 인도공대의 경쟁력을 교수역량과 연구력에서 찾았다. 연구가 뒷받침돼야 교육과 산학협력이 힘을 받는다는 말이었다.

◆“대학 잘 되려면 교수 역량 중요”

“대학이 잘 되려면, 교수 역량이나 능력이 중요합니다. 연구가 잘되면 산학협동이 활발해질 수 있기 때문이지요. 인도공대가 대기업들과 협력관계를 맺고 교류를 강화한 것은 연구와 산학협동이 뒷받침됐기에 가능했습니다. 대학 내 창업도 독려하고 있습니다. 재학생이나 교직원은 물론, 졸업한 동문들까지도 쉽게 창업할 수 있도록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습니다. 이들은 아이디어만 있으면 평가를 거쳐 쉽게 창업할 수가 있습니다. 이들이 세계 곳곳으로 뻗어 나가면 자연스럽게 학교의 위상도 높아지게 됩니다.”

실리콘 밸리의 창업자 15%, 미국 IBM 엔지니어의 28%, 미국 항공우주국(NASA) 직원의 32%가 인도공대 출신이다. 넷스케이프를 만든 짐 클라크는 “기업의 성공확률은 고용할 수 있는 인도공대 출신 수와 정비례한다”고 말할 정도다.

인도공대 출신들이 세계적으로 맹위를 떨치는 이유는 무엇일까? 미스라 총장은 인도공대의 수업시간에는 교수와 학생 간, 학생과 학생 간의 ‘상호작용’이 일어난다고 밝혔다. 그리고 이는 학생들의 지적인 도전성에서 비롯된다고 말했다. 교류협정을 체결하기 위해 27일 한국정보통신대(ICU)를 방문한 미스라 총장은 ICU를 둘러본 뒤 한국 대학교육에 대한 직언도 아끼지 않았다.

“인도공대의 수업은 교수와 학생간의 토론으로 진행됩니다. 학생들이 도전적으로 교수에게 질문을 쏟아냅니다. 교수와 학생 간, 학생과 학생 간의 상호작용으로 사고의 폭을 넓히는 것이지요. 지식을 안으로만 쌓아두면 발전이 없습니다. 서로 상호작용하는 가운데, 지식의 깊이가 더해질 수 있습니다. 한국 학생들은 수업시간에 소극적인 태도를 갖는 것 같습니다. 질문을 하는 학생이 드물고, 강의는 주입식으로 이뤄집니다. 이런 수업방식은 학생들의 창의성과 논리력을 떨어뜨리게 됩니다. 학생들이 도전성을 가지고 질문을 하고 거기에 대한 답을 얻어야 합니다. 그러다 보면 학생들이 교수보다 더 우수한 아이디어를 많이 냅니다. 이는 모두 논쟁이나 토론에 익숙해 있어서 그렇습니다.”

◆창의력 교육이 소프트웨어 발전 밑거름

인도공대의 경쟁력은 우수한 교수진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IIT에는 외국인 교수는 없지만, 해외 유학파들이 많다. 특히 미국 유수의 연구소에서 고액 연봉을 받던 생활을 접고, IIT로 온 교수들이 많다.

“인도공대는 교수진이 우수하다고 자부할 만합니다. 미국이나 영국에서 고연봉을 제시해도 교수 인력이 나가지 않습니다. 이미 해외에 나간 교수들은 높은 연봉에도 불구하고 인도로 돌아옵니다. 저는 이것을 인도공대의 창조적인 연구환경과 배운 것을 사회로 환원하고자하는 의무감 때문이라고 봅니다. 실제로 인도공대 교수들 중 25만달러(2억 3,000만원)의 연봉을 받다가 IIT로 온 뒤 25만 루피(약 550만원)만 받는 교수도 있습니다. 여기엔 연구환경이 잘 갖춰져 있는 인도공대에서 경력을 쌓기 위한 이유도 있습니다.”

미스라 총장은 한국의 이공계 기피현상에 대해서도 조언했다.

“먼저 두 나라의 산업 구조가 다르다는 얘기를 하고 싶습니다. 한국도 과거에는 이공계에 대한 인기가 높았던 것으로 압니다. 지금의 인도는 개발도상국이기 때문에 이공계 대학이 인기가 높습니다. 그만큼 산업화 인력을 많이 필요로 하기 때문이지요. 이공계 기피현상의 해결책은 ‘성공 보장’에 달려있습니다. 인도공대의 경우 입학하면 다양한 길이 열립니다. 돈과 명성도 따라옵니다. 그러다 보니 인재모집에서부터 인력배출까지 선순환 구조가 생기게 됩니다.”

인도와 한국은 모두 IT 강국이다. 특히 인도는 소프트웨어에, 한국은 하드웨어 쪽에 강점을 갖고 있다. 미스라 총장은 인도가 소프트웨어에 강점을 갖게 된 것은 ‘논리적이고 창의적인 사고’가 바탕이 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인도가 소프트웨어에서 강점을 갖는 이유는 과거부터 철학과 수학이 강했기 때문입니다. 기초과학인 철학과 수학이 결합돼 ‘돈 안드는’ 소프트웨어 쪽으로 인력이 몰리고 있습니다. 의료나 경영은 자본이 뒷받침돼야 하지만, 소프트웨어는 논리적인 사고와 창의적인 사고만으로도 발전이 가능합니다.” 
미스라 총장은 소프트웨어가 강한 인도와 하드웨어가 강한 한국이 협력하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양국의 장점을 결합하면 최상의 발전모델을 만들 수 있습니다. 특히 모바일과 관련한 R&D와 인력 협력이 가능할 것입니다. 오늘 교류협정을 체결한 ICU와도 공동연구나 임베디드 운영체계 개발, DB구축을 함께 해나간다면 시너지 효과가 발생할 것입니다. 연구 분야의 협력을 시작으로 점차 학생교환으로 교류가 확대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아쇼크 미스라((Ashok Misra) 총장은...

1968년 카르그푸르 인도공대 화공학과를 졸업한 미스라 총장은 1974년 메사추세츠대에서 고분자 화공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1977년부터 델리 인도공대에 재직해 왔다. 1991~1994년까지 인도공대 고분자 화공학연구센터장을 맡았고, 1999년에는 인도공대 교수 중 가장 명망 있는 교수로 꼽히기도 했다. 2000년 5월부터 뭄바이 인도공대 총장으로 재직해오고 있다.

미스라 총장은 학회활동에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인도 국립공학협회 △인도 국립과학협회 △인도 화공학회 △마하라쉬트라 과학협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2005년부터는 인도국립과학협회 부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6개의 특허를 갖고 있는 그는 지금까지 100개가 넘는 해외논문을 저술했다. 

신하영 기자 (press75@unn.net) | 입력 : 07-06-28 오후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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