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학교 자체적으로 연구비를 집행하는 제도를 뜯어고쳐 행정투명화를 이뤄야 한다."
김원식 충남대 교수회 회장은 정책연구비 비리로 구속 기소된 양현수 총장 사태를 거울삼아 이번 기회에 강력한 제도개혁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충남대는 55년동안 이어져온 행정시스템이 있어 큰 혼란 없이 잘 운영되고 있다"면서도 "다만 교수, 직원들이 이번 일로 입은 상처가 크고, 대외 이미지가 많이 실추된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 일을 계기로 위기를 재도약의 기회로 삼는 노력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지난 1월 1일 출범한 충남대 교수회는 명실공히 충남대 전임교원 전체를 아우르는 단체다. 학칙기구로 출범했기 때문에 충남대 교수들의 공식적 대표기구이기도 하다.
교수회는 학내 연구비 제도를 투명화시키고, 총장 사태를 추수리는데 있어 어느 구성원 집단보다 어깨가 무겁다.
김원식 회장은 "내적으로는 제도개선과 행정의 투명화를 위해 교수회가 힘써야 하고 대외적으로는 실추된 이미지 쇄신과 대학간 통합, 재정확충을 위해서 뛰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도청 이전 예정지인 충남 홍성에 충남대의 교두보를 확보하는 일과 대학통합, 구조조정이 중요하다"며 "서해안시대와 법인화에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충남대가 살려면 대학간 통합을 추진하고, 도청 이전 예정지를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유사학과, 비법정 연구소를 통폐합하는 구조조정을 추진하도록 대학본부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그러나 양 총장 사태 직후, 교수회가 추진하려던 직선제 개선을 위한 공청회에 대해서는 "사실상 개최가 어렵다"고 밝혔다.
"직선제 찬반측 의견을 가진 인사 4명을 선정해 공청회 발표를 부탁드렸더니 대부분 어렵다고 했다. 아무래도 차기 총장에 나서기 위해 뛰고 있는 인사들과의 관계 때문인 것 같다. 양 총장 사건이 터진 직후, 교내에 확산되던 직선제 폐해에 대한 목소리가 줄어든 탓도 있다. 검찰수사가 양 총장 개인비리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학내 여론도 양총장 개인 문제에서 원인을 찾으려 하고 있다."
'직선제 폐해'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가라앉고 양총장 개인 문제가 이번 사태의 주요인으로 지목되면서, 직선제 개선 논의를 공론화시키는 것도 어렵게 됐다는 얘기다. 그는 "구성원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개선논의를 억지로 끌고 가긴 어렵다"면서 "대신 양 총장의 신분이 정리되면, 총장임용후보자추천위원회(총추위)에서 총장선출제도의 개선을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양 총장의 사표가 수리되거나 해임징계가 결정되면, 총추위를 통해 '외부영입'부터 '직선제 개선'까지 폭넓은 논의를 시작하겠다는 얘기다. 김 회장은 총추위가 구성되면 위원장으로 참여하게 된다.
"2005년 개정된 교육공무원법에 따르면 국립대 총장의 외부영입이 가능하지만, 충남대는 지난 2004년 총장 선거 당시 만든 '충남대 총장임용후보자 선출규정'을 먼저 바꿔야 한다. 현재 이에 대한 내부논의가 진행중이고, 양 총장의 신분이 정리되면 바로 개정에 들어가 전체 교수회의서 통과될 것이다. 그 뒤 총추위를 구성하고, 총장선출제도 개선에 대한 전체 교수들의 의견을 물어 총추위에서 논의할 예정이다."
양 총장의 신분이 정리되면, 충남대는 50일 이내에 선거를 치러야 한다. 선거과정에서 새로운 갈등이 발생하지 않는 한 이르면 오는 10월중에는 차기총장 선거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