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길=교수이건 직원이건 그동안 대학사회의 인력 채용의 방식은 너무 획일화 돼 있었다. 자극이 없는 대학의 인사 분위기가 대학사회 경쟁력 제고에 방해요인이 됐다는 것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결국 이 문제는 대학평가의 문제와 맞물린다. 수많은 전공분야, 학문 영역에 대한 평가에서 나타나는 문제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가 관건이다. 임용의 방식을 다양화하고 그에 따른 처우의 차등적 운영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지만, 당장 내년부터 이 제도를 획일적으로 도입한다는 것은 문제다.
△노종희= 재임용제 역사는 깊다. 보통의 교수들은 크게 생각 안 한다. 업적 등 기준에 도달하면 문제가 없기 때문이다. 이 제도는 제도 자체에 문제가 있기보다는 일부 분규 대학에서 악용하기 때문에 논란이 되고 있다.
△이수오= 교수재임용제와 계약제는 대학의 경쟁력을 높이는 중요한 요소임에는 틀림없다. 다만 보완적인 제도 개선이 선행 또는 병행될 때라야만 그 실효를 거둘 수 있으리라고 본다. 교수 노조의 설립은 시기상조라고 본다.
△김윤자= 연봉제·계약제를 한 직종자체를 상대로 시행하겠다는 나서는 경우는 교수직이 유일하다. 교수의 신분을 가리켜 철밥통 운운하는 것은 대학 현실을 모르고 하는 말들이다. 교수 신분의 불안정은 일관된 연구를, 자유로운 연구를 할 수 있는 여건을 우리사회가 마련하지 못하겠다고 하는 이야기다. 지금 대학의 가장 큰 문제는 실력없는 교수가 실력있는 교수를 퇴출시키는 것이다. 덕성여대 경우 재임용 탈락교수가 전문학회로부터 최우수학술논문상을 받은 사례가 그 점을 웅변하고 있다.
△김윤길= 현실적으로 계약임용제를 성공적으로 운영하려면 일시적으로 인건비 투자가 확대돼야 한다. 계약제에 동의하는 교수들은 자신의 경쟁력에 자신있는 사람들이다. 이들에 대한 성공사례들이 대학 전체에서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졌을 때 제도의 확대가 가능한데, 지금처럼 인건비 총액이 증가하지 않은 상태에서 그 안에서 능력에 따라 차등지급 되면 교수사회 내 위화감을 조성하게 될 뿐이다. 불건전한 경쟁과, 서로간의 감시, 불평불만의 누적이라는 결과를 빚을 수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교수들의 민주적, 자발적 조직을 인정해야 하고, 이들이 이 문제를 제안하고 조정해야 할 것이다.
△노종희= 교직원노조의 선례가 있지만, 교수가 노조를 만드는 것에 대해 사회적으로 어떻게 평가받을 지 모르겠다. 교수란 직업이 여러 가지 복잡한 것을 요구받는 직업인데 말이다.
△김윤자=각 대학 교수회는 임의조직이어서 일관된 사업을 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교섭권을 갖는 단체를 만들려는 것이다. 교수노조가 출범되면 일관성 있는 조직력을 바탕으로 바람직한 교육개혁안, 연구발전안을 마련하고, 지속적으로 교권확립과 대학개혁 사업을 벌여 나갈 것이다. 교수노조의 필요성에 대한 문제의식은 상당히 확대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한 단위
노조에 가입하기는 어려운 정치적 사회적 문제가 큰 걸림돌로 남아 있다. 헌법이 보장한 노동기본권을 하위법인 국가공무원법과 교육공무원법이 가로막고 있지만 정면 돌파해 나갈 것이다.
-. 등록금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대학으로서는 대학평가에 의한 정부의 재정지원에 기댈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현행 대학평가의 개선점은.
△이수오= 우리는 아직도 양적 환상에 빠져있는 것이 아닌가 여겨진다. 새롭게 전개되는 질의 시대에 걸맞게 질적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면서도 양적 비교와 평가의 범주에서 못 벗어나고 있다. 그 동안의 외형적 도토리 키재기가 우리나라 대학들을 오늘과 같은 위기에 빠져들게 하지 않았던가 하는 우려를 금할 수 없다. 미국의 MIT와 예일대가 학부와 대학원을 통틀어도 학생수가 왜 1만명 수준인가를 생각해봐야 한다. 더욱이 명문 프린스턴대는 학생이 6천5백명이며, 유명한 공과대학 칼텍은 2천명 수준의 학생이다.
△김윤길= 대학평가 자체는 대학 사회에 필요하다. 대학의 질적 경쟁력 제고라는 측면에서 일정정도 자극제가 된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이미 서열화 돼 있는 대학사회의 현실을 감안하지 않고 평가를 실시, 그 결과를 대학에 대한 재정지원의 준거로 사용하는 것은 큰 문제다. 현재 대학평가에서 좋은 결과를 나타내고 있는 중·상위권 대학들은 평가가 제도화되기 이전부터 많은 혜택을 받아왔다. 기존에 우수한 대학을 계속 지원하는 게 아니라 뒤쳐지고 집중적으로 지원해야 할 필요가 있는 곳을 발굴해야 한다. '선택과 집중'할 필요성 있는데 그렇지 못한 분야, 균형적인 발전을 이루지 못한 부분에 지원해야 할 것이다.
△김윤자= 어떤 평가냐가 문제이다. 평가는 필요하고, 자극제가 될 수 있는 평가여야 하는데, 지금은 서열화하도록 자극하는 평가를 하고 있고, 수량화 위주의 평가를 하고 있는 점에서 문제가 된다. 대학 서열화를 부추기고, 지방대를 더욱 어렵게 만드는 평가를 하고 있다. 대학마다 등록금 의존률이 70∼80%에 달하다보니 없는 교육예산을 타내려면 평가를 받아야 하고, 평가지표에서 요구하는 수량, 기준을 맞춰줘야 하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다.
△이수오= 이제 대학의 비교와 평가는 규모나 역사가 아닌 교육내용 등 질로서 평가돼야 한다. 대학의 규모나 역사의 길고 짧음이 결코 그 대학의 모든 것이 될 수는 없다고 본다. 보다 중요한 것은 그 대학이 지향하고 추구하는 질적 요소들이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은 교육목표와 방법, 교육과정과 내용, 그리고 지역과 국가에 대한 역할과 기능 등을 분석해보지 않고서는 쉽게 알 수 없는 점들이다. 양은 현재이고 질은 미래에 속하는 것이라고 생각할 때 보다 미래지향적인 평가작업이 이뤄지려면 과거 실적보다 잠재력을 더 높이 사야할 것이다.
△노종희= 대학평가제는 평가 기준이 틀에 박혀 있다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대학 경쟁력 제고라는 순기능을 해왔다. 대학시장 개방과 관련한 사항을 대학평가 영역에 넣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김윤길= 대학평가를 대학인들 스스로가 수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평가기준, 지표, 평가단 구성 등에도 정비가 필요하다. 시행 주체가 일방적으로 끌어갈 것이 아니라 대학인들이 수용할 수 있는 기준과 과정을 거쳐야 할 것이다. 대학평가제도가 도입된지 10여년 이상이 지나면서 평가의 효과가 반감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고, 대학마다 평가보고서 작성 노하우가 생기기도 했다. 실제 현실과 보고서 상의 내용에 차이가 있다. 현재 보고서에 치중한 평가 방식의 한계로 평가가 형식적이라는 비판에도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 지금까지 분야별 해법을 제시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한국대학신문 편집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