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화를 목표로 대폭 확장을 시도했던 대학들의 방학중 국제하계대학(서머스쿨) 프로그램이 내달 초 종강을 맞는다. 대학 입장에선 국제적 인지도 제고와 교류 증진 등 장기적 포석이 깔린 시도로 평가하고 있으나, 일각에선 인프라 확충이 선행됐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국내대학 중 최대규모인 1,500여명이 수강하는 고려대 서머스쿨은 2004년부터 시작한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급성장한 케이스. 고려대는 케임브리지대·싱가폴국립대를 비롯해 브라운대·UC버클리·콜롬비아대·프린스턴대 등 해외석학 40여명을 초빙, 해외 학생 대거 유치에 성공했다.
이두희 고려대 국제교육원장은 "기존 서머스쿨은 주로 국내 교원이 강의하는 교포 자녀의 '뿌리찾기 프로그램' 개념이었다"면서 "아이비리그 대학을 비롯한 유명 해외교원에게 강의를 맡기는 등 완전히 새로운 개념으로 바꾼 것이 급성장의 주요인"이라고 설명했다.
800여명 규모의 서머스쿨을 운영하는 연세대도 UC(University of California)·시카고대·콜롬비아대 등에서 총 40여명을 초빙해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1985년부터 서머스쿨을 운영해왔으나 규모가 확대된 것은 2000년대 들어서다. 올해 처음으로 국내 학생 140여명의 수강을 허용한 것도 '증원'의 배경으로 꼽힌다.
그러나 이러한 대규모 서머스쿨 운영의 이면에는 '인프라 부족'이란 그림자가 가리워져 있다. 서머스쿨을 운영하는 한 대학 관계자는 "외국학생이 660여명인데, 대학에서 제공하는 기숙사 수용인원은 250명 정도"라며 "오픈캠퍼스를 비롯한 학회 주거시설을 포함해도 총 330명 수준으로, 커진 덩치를 뒤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라고 말했다.
실제 고려대의 서머스쿨 수강인원 중 국내학생 320여명을 제외한 1,180여명 중 학교가 제공하는 기숙사에 입소한 인원은 250명 수준에 그친다. 이두희 고려대 국제교육원장은 "서머스쿨 수강학생 중 약 70%를 차지하는 교포나 조기유학생은 국내 주거가 마련돼 있어 부족하지는 않다"면서도 "향후 국제화 지속추진을 위해선 'i-house(국제학사)' 증축이 필요하다"고 토로했다.
김효근 이화여대 국제교류처장은 "소수정예 서비스를 추구하는 이화여대는 서머스쿨 인원이 130명으로, 전원 국제학사에 수용하고 있다"면서 "덩치 불리기에 급급하기보다는 프로그램에 내실을 기하고 체계화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처장은 "지난해 국내 타 대학 서머스쿨에서 강의한 해외교원은 '개인적 관리와 행정서비스 부족'을 지적하기도 했다"면서 "규모 확장도 좋지만, 주거와 행정서비스 등에 만전을 기하고 질과 양을 동시 추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연세대 언더우드국제대학 관계자는 "프로그램의 퀄리티 베이스를 고려하면 서머스쿨 인원 확대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제2국제학사 증축 등 인프라 확충과 함께 ▲일정기준 이상의 해외대학 학생을 상대로 ▲4.0 만점에 3.0 이상의 성적을 요구하는 등 입학요건도 강화, 내실을 기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