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학신문 홈 > 뉴스 > 교육정책

목록
프린트 스크랩
[대선기획]차기 대통령에 바란다
"대학 재정 확충 자율권 확대가 최우선 과제"
특성화 사업 집중 지원 ... '나눠먹기'식 개선해야
'3불 정책' 공론화 통해 사회적 합의 찾아야

제
지난 5월 수도권대학 총장 간담회에 참석한 총장들이 심각한 표정으로 김신일 교육부총리의 말을 듣고 있다. 김 부총리는 이날 사립대 자산운용 관련 규제완화 등을 밝혔지만 총장들은 “지켜보자”며 말을 아꼈다. ‘자율성 확대’는 빠져있었기 때문이다. 오는 12월 19일 대통령 선거에서는 대학에 ‘자율성 확대’와 ‘재정 확충’, 두 가지를 모두 선물할 사람이 나올까? 총장들이 12월 19일을 주목하는 이유 중 하나이다. <한국대학신문 자료사진>

17대 대통령 선거를 두달여 앞둔 지금, ‘교육 대통령’에 대한 기대가 어느 때보다 높다. 국·사립대 총장과 보직교수, 교수·직원단체 등에게 차기 대통령은 어떤 교육정책을 펼쳐야 하는지를 물었다. ‘재정 확충’과 ‘대학 운영의 자율성 강화’는 차기 정권에서도 떠안고 가야할 숙제였다. ‘균형발전’과 ‘양극화 해소’ 역시 여전히 유효하다. 하지만 ‘3불 정책’(본고사·고교등급제·기여입학제 금지)에 대해서는 소속 단체와 입장에 따라 의견이 갈려 차기 정권에서도 ‘뜨거운 감자’가 될 전망이다.



◆이제야말로 ‘교육 100년 대계’ 수립할 때= “미래의 국가경쟁력은 국제적 경쟁력을 지닌 인적자원의 개발에 달려 있다.” 참여정부 들어 교육부총리 후보에까지 올랐던 김인세 부산대 총장을 비롯해 대다수는 ‘교육문제’를 차기 대통령이 풀어야 할 최우선 국정과제로 뽑았다.

박우순 동서대 교무처장(교무처장협의회장)은 “현실적 관심을 끄는 것은 경제문제인 것처럼 보이지만 역시 중요한 것은 교육전반에 관한 문제”라며 “새로운 제도의 도입보다는 기존 제도를 시대 상황에 따라 적절히 수정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최영철 (사)한국사립대교수회연합회 이사장(단국대 교수)은 “학제개편, 입시제도 등 100년 대계의 정책 수립이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대학노조 한정이 정책국장은 “어느 정부에서건 95년 5·31교육개혁방안에서 출발한 신자유주의 교육정책을 전면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지역균형발전’과 ‘양극화 해소’ 역시 공통적으로 주문한 과제이다. 류진춘 전국국공립대교수회연합회 상임회장(경북대 교수)은 “수도권·지방의 격차 문제와 사회 계층간 양극화 해소는 선진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최우선적인 순위를 부여해야 할 과제”라고 밝혔다. 박거용 교수노조 학문정책위원장(상명대 교수)은 “교육 등 모든 분야의 양극화 해소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손병두 서강대 총장(한국사립대총장협의회장)은 재계 출신답게 “선진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성장 위주의 경제 정책이 필수적으로 요청된다”며 ‘경제 발전’을 1순위로 꼽았다.

최미리 가천의대 기획처장(기획처장협의회장)은 “경제문제도 탁상공론이 아닌 국민이 공감할 수 있고, 국민에게 득이 갈 수 있는 경제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권기홍 단국대 총장은 ‘한반도 평화 구축’을 최우선 국정과제로 꼽았다.

◆최대 과제는 역시 ‘대학 자율화’와 ‘재정 확충’= 그렇다면 차기 대통령이 풀어야 할 가장 큰 교육과제는 무엇일까? ‘대학 자율화’와 ‘재정 확충’이 압도적이었다. 손병두 총장은 “학생 선발권을 포함해 대학 운영 전반에 대해 자율권을 주어야 하며 정부의 재정 지원을 획기적으로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우순 교수는 “대학을 현실적으로 규제하는 모든 정책을 풀어야 한다”며 “기본적인 법률이나 사회적 합의를 거부하는 대학은 그에 따라 처리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박 교수는 대학 구조개혁 역시 ”기본 가이드라인만 제시하고 나머지는 대학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여지를 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대학 자율화’는 국립대라고 다르지 않아 류진춘 교수는 “지금보다 획기적으로 자율권을 부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류 교수는 나아가 “대학에만 통폐합과 구조조정을 강요할 게 아니라 교육부도 기구를 과감히 축소하거나 그 기능을 분산하는 방안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국제화’와 ‘특성화’도 빼놓을 수 없다. 정경원 한국외대 교무처장은 “대학 스스로 국제 사회에서 경쟁력을 가지도록 유도하고, 세계 대학과의 교류 및 공동연구를 진작시켜야 한다”며 “산·학, 관·학 협동체제 확대로 대학의 특성화를 추구하는 정책을 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기홍·김인세 총장은 ‘공교육 정상화와 사교육 억제’를 주문하면서 대학에 대해서는 각각 ‘경쟁제체 유도’와 ‘구조개혁 가속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박거용 교수와 한정이 국장은 ‘대학 서열 타파’와 ‘대학 입시 철폐’를 교육과제로 내걸었다.

◆경쟁력 강화도 ‘돈’이 있어야…= 대학 경쟁력 강화를 위한 과제 역시 ‘재정 확충’을 떠나 이야기할 수 없다. 진보 성향의 단체인 교수노조와 대학노조도 “경쟁력이란 하루아침에 생기는 게 아닌 만큼 재정을 확충해 경쟁할 여건부터 만들어줘야 한다”고 말할 정도이다.

한정이 국장은 그러나 “경쟁력 강화도 시스템이 필요하다”며 “대학 민주화가 선행되지 않으면 경쟁력 강화는 구호에 지나지 않는다”라고 당부했다. 류진춘 교수는 “예산 집행을 포함한 대학 운영 전반의 효율성 제고, 방만한 운영을 개선하기 위한 대학 자체적인 구조조정 노력 등이 필수적으로 전제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방식에 있어서는 약간의 이견도 있다. 한정이 국장은 “정원은 줄이라고 하면서 사립대에 대한 일반지원은 축소하다 보니 등록금 인상 등으로 결국 그 부담은 학생한테 간다”며 “재정지원이 2004년부터 목적성 사업 위주로 바뀌면서 기본적인 시설 확보도 안 되는 상황이다. 균등배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우순 교수는 “대학 지원에 있어서 무엇보다 정치적 논리를 배제해야 한다”며 “균형발전이라는 명분을 지나치게 강조하면 대학 모두가 다 죽는 꼴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인세 총장은 “대학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절대적으로 요구되는 것이 대학별 특성화”라며 “특성화 선정을 통한 집중적인 지원이 이뤄져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선택과 집중’의 원리가 작동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정경원 교수는 “각 대학에 연구비를 지원할 때 타당하고 투명하게 배정해 ‘나눠먹기’식을 배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3불 재검토’ VS '유지’ 팽팽= 본고사와 고교등급제, 기여입학제를 금지하는 이른바 ‘3불 정책’은 차기 정권에서도 여전히 논란거리가 될 전망이다. ‘사안별 재검토’ 요구가 많긴 하지만 숫자를 떠나 ‘유지’ 주장 역시 만만찮다.

박우순 교수는 “3불 정책은 시대적 상황 변화에 합당하지 않은 정책”이라며 “근원적으로 재검토해 교육계의 의견을 들어야 하며, 국가경쟁력을 높이고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방향으로 개혁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최영철 이사장은 “교수선발이 자율적인 것처럼 학생선발도 대학 자율에 맡겨야 한다”며 “고교등급제는 현실을 인정하고 점차 폐지하고, 기여입학제는 개선·보완해 실시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한정이 국장은 “대학 자율화를 ‘3불’과 연계시키는 것은 말도 안 된다”며 “대학 자율화를 빙자해서 ‘좋은’ 자원 뽑을 생각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 국장은 “본고사 못 치러서 대학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며 “대학이 본연의 임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해 생긴 일”이라고 지적했다.

박거용 교수는 “대학 자율화는 반대하지 않지만 국가나 정부가 할 수 있는 역할이 있다”며 “정부나 국가의 역할을 제외해 놓고 대학 자율화이지, 국가나 정부를 넘어선 자율화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3불 정책’을 하나하나 뜯어보면 사정이 더 복잡하다. ‘본고사 금지’는 ‘폐지’ 쪽으로 기울지만 나머지 둘은 ‘재검토’ 진영 안에서조차 의견이 하나로 모이지 않는다. “3불 정책은 유지되어야 한다”는 게 소신인 권기홍 총장도 “기여입학제는 대학 재정운영의 투명성이 확보된 이후 점진적으로 도입”이라고 말할 정도이다.

한국교총 한재갑 대변인은 “본고사는 대학·학과별 특성에 따라 도입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기여입학제는 교육문제를 넘어선 문제이고 국민들의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하고 있어 좀더 진지한 논의를 하면서 점진적인 검토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류진춘 교수 역시 “본고사는 대학의 자율성을 보장하는 대원칙 아래 재검토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지만 고교등급제와 기여입학제는 부작용을 우려해 부정적인 인식을 보였다. “사안별로 재검토해야 한다”는 이광자 서울여대 총장도 기여입학제에 대해서만은 “아직은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김인세 총장은 “‘3불 정책’은 대학의 입장에서 생각해야 할 측면과 국가·사회적 입장에서 검토해야 할 측면이 있고 각기 성격이 다르기 때문에 사안별로 신중하게 검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대학의 자율성과 사회양극화 해소 등을 적절히 조화시키는 방향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형진 기자 (jinny@unn.net) | 입력 : 07-10-22 오후 6:40
ⓒ 한국대학신문(http://unn.net)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목록
프린트 스크랩
이 름 내 용 비밀번호

1

최신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