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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기획]이명박-정동영 '3불' 정면대립
대선 후보 4인, 교육공약 들여다보기

오는 12월 19일 대통령 선거에 나올 각 정당 후보자가 가려졌다. 권영길·문국현·심대평·이명박·이인제·정동영이 그들이다. 그러나 이 가운데 누가 12월 19일까지 남아있을지는 아직 아무도 모른다. 범여권의 ‘후보단일화’라는 변수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지난 16일 원내교섭단체 가운데 민주당이 마지막으로 대선 후보를 확정함에 따라 각 당 대선 주자들의 교육정책을 정리했다. 서면 질의에 이미 발표한 내용을 보충했다. 가칭 ‘창조한국당’ 창당을 준비하고 있는 문국현 예비후보와 마지막으로 선출된 이인제 후보의 경우 조만간 교육공약 발표를 앞두고 있어 그때 다시 소개할 예정이다. <편집자주>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 "대입 2012년까지 완전 자율화"

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는 지난 9일 일찌감치 특성화 고교 확대와 대학 입시 자율화가 뼈대로 하는 교육정책 공약을 발표했다. 이 후보의 교육정책은 고교 평준화 제도와 현 대학입시 제도의 핵심인 ‘3불 정책’을 뿌리부터 흔드는 것이어서 대선 과정에서 적잖은 논란이 예상된다.

이 후보는 “경쟁력을 갖춘 고품질 공교육으로 가난의 대물림을 확실히 끊을 수 있는 사회를 만들겠다”며 “연간 30조원에 이르는 사교육비를 절반으로 줄이는 5대 프로젝트를 실천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 후보는 ‘5대 실천 프로젝트’의 핵심으로 대학 입시의 완전 자율화를 목적으로 한 ‘3단계 대입 자율화’를 제시했다. 1단계로 대학이 학과의 특성에 따라 학생부와 수능 반영비율을 자율화한 뒤 평균 7개인 수능 과목을 4~6개로 축소하는 2단계를 거쳐, 2012년까지 대학 입시를 대학에 맡기는 완전 자율화를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기여입학제를 제외한 본고사와 고교등급제 금지 등 ‘2불 정책’은 자연스럽게 효력이 없어진다. 사실상 ‘2불 폐지’인 셈이다. 이 후보는 기여입학제에 대해서는 “좀더 논의를 해야할 것 같다”며 기부금은 학생 장학금으로 전액 쓰는 것이 좋겠다는 견해가 있어 더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성화 고교 300곳을 만들겠다는 것도 주요 공약 가운데 하나이다. 이 후보는 “교과과정, 학생·교사 선발, 교육비 책정 등에서 정부의 간섭을 받지 않는 자율형 사립고를 100곳을 더 만들겠다”며 “낙후된 대도시 지역이나 중소도시, 농촌 등 교육 소외 계층에겐 학생 80% 정도가 기숙사에 들어갈 수 있는 기숙형 공립고교 150곳을 지어 부담을 덜어주겠다”고 밝혔다.

영어 공교육 강화정책도 공약했다. 고교를 졸업하면 누구나 영어로 말할 수 있게 하겠다는 게 목표다. 이 후보는 “30조원에 이르는 연간 사교육비 가운데 영어 사교육비가 절반을 차지한다”며 △매년 3천명의, 영어로 수업하는 영어교사 양성 △각 교과 영어수업 확대 등의 방안을 내놨다. 그는 “열심히 일하는 선생님에게 다양한 인센티브를 줄 수 있는 교원평가 시스템을 마련하겠다”며 교원평가제를 도입하겠다는 뜻을 표시했다. 한나라당은 이를 추진하는 데 드는 비용이 연간 4000억원 가량 될 것으로 내다봤다.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 "일반고교도 '특목고' 수준으로"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는 아직 교육공약을 발표하지는 않았지만 큰 틀은 참여정부의 교육정책 방향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3불 정책’은 현행대로 유지되어야 하며 대학의 학생 선발 자율성은 ‘초중고 교육의 자율성’을 침해할 수 없다는, 현 정부의 방향과 같은 생각을 갖고 있다. 사학법 재개정에 대해서도 개방형 이사 선임에 있어 사학의 영향력을 크게 한 부분은 바뀌어야 한다고 밝혔다.

정 후보는 “특목고와 자사고와 같은 교육환경을 일반계고에 확대시키고, 특목고는 입시가 아닌 설립취지에 맞게 제자리로 돌려놓겠다”며 “일반계고교에서 일정 수준의 영어를 구사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를 수 있도록 무상 외국어 공교육을 대폭 확대하겠다”고 덧붙였다.

정 후보의 정책 대안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사회적 교육 대협약’을 맺자는 구상이다. 대통령이 주재하는 사회대협약 기구인 ‘국가미래전략 교육회의’를 설치해 미래교육, 재정 확보 및 배분 방안, 대학의 특성화, 공교육 정상화 등에 관한 국민적 약속을 하고 이에 따라 추진하자는 것이다.

대학 재정의 경우 재정지출의 낭비와 누수만 예방하고, 연간 25조원에 이르는 국방비를 장기적으로 2분의 1에서 3분의 2 수준으로 감축하면 세금을 더 걷지 않고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 정 후보의 생각이다. 정 후보는 “‘국가미래전략 교육회의’가 사회적 합의로 이 재원을 대학과 초중고, 유아교육의 다양한 프로그램에 배분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후보는 “분야별 세계 5위권 대학을 20개 분야에 걸쳐 육성하겠다”며 “차세대 성장 동력이 될 분야에 경쟁력 있는 대학에는 연간 1000억원까지도 지원할 수 있고, 명실상부한 대학원 중심 대학으로 전환하는 대학들을 집중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교육중심대학과 직업 및 평생교육중심대학을 특화하는 것도 중요한 대학 경쟁력 강화 방안이다.

정 후보는 그러나 “교수노조 설립은 대학 사회가 결정할 일”, “국립대 법인화는 대학 내 구성원의 합의가 필요하다”며 직접적 언급을 피했다. 다만, 국립대 법인화에 대해서는 “법인화 의지가 강한 공대, 의대, 약대, 경영대 등을 독립해 법인화하고, 비대한 국립대를 기초학문 분야의 대학원 중심 대학으로 개편하는 것을 고려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 "대학 개방 입학제로 평준화 보완"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가 예비후보 시절인 지난 9월 밝힌 교육정책 방향은 ‘사교육비 해소·공교육 강화·차별 없는 무상교육 실현’이다. 권 후보는 “대학입학 자격고시 도입과 대학평준화를 통해 사교육비 문제를 해소하고, 공교육 강화를 통해 전 국민의 교육평등을 실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학평준화에 대해 권 후보는 “평준화를 획일화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본래 의미의 평준화인 개방입학제를 실시해야 한다”며 “여기에 대학간 학점 및 학생 교류, 공동학위까지 추가로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권 후보는 “대학의 고유한 영역인 학문과 교육의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하면서 대학의 사회적 위상 및 역할에 걸맞게 충분한 재정지원을 해 ‘지원하되, 간섭하지 않는다’라는 정신이 실현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권 후보는 “우리 대학의 낮은 경쟁력에는 세 가지 이유가 있다”며 △대학서열체제에서 일부 대학들이 독과점을 형성하여 학문경쟁 자체가 존재할 수 없는데다 △정부의 있으나마나한 재정지원과 그마저도 서울대로 집중되어 있는 점 △대학교수의 절반 이상을 비정규직 교수가 차지하고 있는 점을 들었다.

권 후보는 “대학 서열체제를 해소해 학문경쟁 및 협력 관계를 제고하고, 재정지원을 늘리면서 고르게 지원하여 대학여건을 개선하고, 비정규직 교수의 정규직화 등 교수 처우를 개선하여 대학교육의 질을 제고하여야 한다고 본다”고 밝혔다.

권 후보는 “교수 1인당 학생수 등 기본척도에서 OECD 평균 수준을 밑돌고 있으며 정부부담 고등교육 재정지원이 OECD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는 상황에서 경쟁력 운운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고등교육 재정을 GDP 대비 1.5% 수준으로 확충해 대학에 충분한 재정이 지원되도록 하되 사립대는 재단전입금의 비율을 높인다거나 적립금의 적정한 활용 등 노력이 동시에 진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 후보는 ‘3불 정책 유지’ ‘사립학교법 재개정’ 등에서 참여정부와 뜻을 같이 했지만 “표면적으로는 자율을 주는 것처럼 하면서 국가통제를 강화했고, 대학주체들의 자율성보다는 대학본부의 자율성만 실현되는 방햐으로 교육정책이 시행되었다”고 비판했다.


■국민중심당 심대평 후보 "정부 규제 없애고 '자율·책임' 지향"

심대평 후보는 지난 10일 국민중심당 대선 후보로 선출되면서 교육 분야 1차 공약을 내놓았다. 교육재정 확보, 교원 처우와 같은 정년 연장 등에 관한 2차 교육 분야 공약은 11월쯤 보다 구체화해 발표할 예정이다.

심 후보는 참여정부 교육정책에 대해 “사립학교법 재개정, 교원정책, 3불 정책 등에서 많은 갈등을 초래하고 이념적인 논쟁까지 가세해 그 어느 것도 실효성을 거두지 못했다”며 “과도한 정부 개입을 근본적으로 변화시켜 자율과 책임이라는 원리에 기초한 교육정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심 후보는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와 마찬가지로 “3불 가운데 본고사와 고교등급제 금지는 폐지해야 하며 기여입학제는 부작용을 우려하는 국민정서가 있기 때문에 검토과제로 연구해갈 문제”라는 입장을 밝혔다.

심 후보는 “수능이 공교육을 붕괴시키고 대학을 서열화하며 획일화된 교육의 주된 요인이라는 진단에서 나온 것”이라며 “대학수학능력시험을 폐지하고 학생선발권을 대학에 돌려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참여정부 내내 쟁점이 됐던 사학법의 경우 “사학의 특수성과 자주성을 고려하는 방향으로 재개정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심 후보는 또 “교수노조 설립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장기적으로 국·공립대 법인화의 방향으로 나가야 할 것이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심 후보는 대학경쟁력 강화의 하나로 ‘교육시장 개방’을 주창했다. 심 후보는 “금융시장 개방을 통해 우리 은행들이 외국 은행의 경쟁력 노하우를 배우면서 습득해 가는 것처럼 교육시장 개방을 통해 대학 간 경쟁을 강화할 수 있는 계기를 대학 스스로 적극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심 후보는 “전국의 전문대학과 기술대학을 4년제 폴리텍으로 통합하고 기술, 예술, 경제, 경영 등으로 특화 육성해야 한다”며 “기술과 예술 중심의 폴리텍을 지역별, 분야별로 특화시켜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고 덧붙였다.

심 후보는 “사교육비 문제는 잘못된 공교육의 내용에 있다”며 “외부강사제도의 도입을 통해 유능한 교사들을 공교육 안으로 끌어오고, 그렇게 함으로써 공교육과 사교육을 통합해 나가는 것이 실현 불가능하지는 않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 민주당의 이인제 후보와 창조한국당(가칭)의 문국현 예비후보 측은 교육정책 관련 공약이 10월 19일 현재(본지 마감시한)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혀와 지면에 싣지 못한 점 독자여러분의 양해를 바랍니다.


권형진 기자 jinny@unn.net

권형진 기자 (jinny@unn.net) | 입력 : 07-10-22 오후 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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