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효종 서울대 교수(정치학)는 25일 명지대에서 열린 제 2회 명지포럼의 발제를 맡아 “좌파진보정권은 지난 10년간 심각한 이념적 논쟁과 세대간 갈등을 촉발시켰다. 이 정권은 사회통합을 얘기하면서도 실제로는 사회갈등을 ‘정치적 자산’으로 활용했다”고 주장했다.
박 교수는 ‘좌파진보정권 10년의 평가와 전망’이라는 주제의 발표를 통해 김대중·노무현 정권을 ‘잃어버린 10년’으로 규정했다. 그는 “좌파진보정권이 헌정사에서 유의미한 역할을 한 것은 사실이지만, 정치세력은 ‘미래 가치’를 가졌느냐로 그 성패를 판단해야 한다. 국민의 정부·참여정부는 ‘선진화’라는 미래 가치를 실현하는 데 실패한 세력”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보수우파와 좌파진보의 구분을 목적과 수단의 관계에서 찾았다. 보수우파는 건국과 산업화 등 목적에서는 성과를 거뒀지만 유신·쿠데타 등 수단에서 절차적·정치적 정당성 논란에 휩싸였다는 것. 반면 좌파진보는 선거를 통한 수평적 정권교체로 수단에서는 문제가 없었지만, 그 목적의 성취에 있어선 국민적 합의를 이끌어내는 데 실패했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특히 좌파진보정권은 이전의 보수우파가 성취한 결과물인 건국과 산업화를 모순과 부정의 역사로 파악, 사회통합이 아닌 단절과 갈등으로 대응하는 과오를 저질렀다”면서 “김대중 정권이 출범시킨 ‘제 2건국위원회’가 대표적 사례다. 이러한 정권의 행동들이 보혁갈등을 확대시키고, 구심력이 아닌 원심력이 지배하는 사회를 낳았다”고 비판했다.
참여정부 하에서의 지지부진한 사회통합도 지적했다. 그는 “노 정권은 양극화 개념을 도입하고 ‘차상위 계층’을 새로이 만들어내면서 끊임없이 가진 자와 못가진 자들로 분류, 단절시켜 갈등을 증폭시켰다”면서 “사회적 약자·소수자를 통합시키는 노력을 했다기보다는 이들을 분리, 스스로의 정치적 자산으로 활용했다는 의혹을 지울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 정권의 부동산정책·지방균형발전정책 등은 ‘좋은 의도’라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는 식의 포퓰리즘과 아마추어리즘의 결합”이라고 지적하고 “성대한 합의와 눈에 보이지 않는 초라한 불이행이 그 결과물이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박 교수는 “보수우파가 건국·산업화의 주체를, 좌파진보는 민주화의 주체를 맡았던 역사를 온전히 인정할 필요가 있다”면서 ‘부정과 갈등’이 아닌 ‘인정과 통합’의 방향으로 전환하자”고 말했다. 이어 “새로운 시대정신은 ‘선진화’로 수렴된다. 이를 위해 편향된 좌파진보의 담론과 어젠다를 뛰어넘어 자율과 수월성, 자립화를 강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날 ‘IMF 외환위기 이후 10년, 성찰과 전망’이란 대주제로 열린 명지포럼 사회과학 세션에서는 ▲윤종빈 명지대 교수(정치학) ‘국가경쟁력과 한국민주주의 제도화’ ▲조동근 명지대 교수(경제학) ‘기업의 소유지배구조와 성과 간의 관계’ ▲윤창현 서울시립대 교수(경영학) ‘외환위기를 넘어 선진화로’ 등이 발표됐다.
정보통신공학(IT)·바이오생명공학(BT)·로봇공학(RT)·사회과학·중동분쟁·전기에너지 분야 등 6개 세션으로 이뤄진 명지포럼은 오는 31일까지 명지대 서울·용인캠퍼스에서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