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남표식 교수개혁' 방법은...
"교육·연구·봉사 황금비율 찾아야..획일적 평가 안 된다"
정년보장(테뉴어) 신청 교수의 40%를 탈락시킨 서남표 카이스트 총장의 결단을 두고 대학 교수사회에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서남표 식은 ‘미국식’일 뿐이며 이공계 중심의 카이스트의 사례가 여러 전공을 거느린 종합대학에 적용하는 데 무리가 따른다는 주장이다.
사정이야 어찌됐든 각 대학들은 교수 연구력 향상을 위해 억대에 이르는 성과급 지급과 승진심사 반영 등의 ‘당근’을 내걸고 연구 독려에 힘을 쏟고 있다.
일각에서는 다른 대학들도 카이스트를 본보기 삼아 경쟁체제를 강화하는 것이 시대적 요구임을 강조하고 있다. 그렇지 못한 대학들은 연구를 등한시한 채 무사안일한 태도를 고수하는 것처럼 비춰져 빗발친 화살의 과녁이 되고 있다.
교수 역할은 교육, 연구, 봉사로 크게 나뉜다. 교수들은 교수평가와 관련해 ‘연구 지상주의’는 자칫 대학 본연의 역할인 교육과 봉사 영역을 소외시킬 수 있다고 주장한다.
최근 세계 3대 과학저널(네이처, 사이언스, 셀) 논문 게재자에 억대 성과급을 내건 경원대의 윤원중 연구처장은 “이번 성과급 지급 방안은 연구장려 차원이다. 우리 대학은 강의를 열심히 하는 교수, 봉사에 적극적인 교수에게도 다양한 포상제도를 마련하고 있다”며 “마라톤 기록을 깨는 선수에게 상금을 주는 것이 마라톤만을 위한 것이 아니듯 연구력이 우수한 교수에게 성과급을 주는 것은 대학 경쟁력을 위한 하나의 ‘독려’ 정책이다”고 밝혔다.
교수노조 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한성 연세대 교수는 “기본적으로 대학교수는 혼자 집에서 연구하는 학자가 아니라 티쳐(teacher), 가르치는 사람이다”며 “교수역량의 중요한 평가기준은 단연 ‘교육’에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지나친 연구력 중시 풍조로 인해 논문 편수 채우기 등 부작용이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교육, 연구, 봉사의 적절한 조화, 즉 이들 간 황금비율을 찾아내 각자 교수가 분야별로 최선을 다하는 것이 문제의 핵심이라는 주장도 많았다.
최생림 한양대 교수는 “카이스트처럼 특성화가 확실한 대학과 일반 종합대학이 추구하는 경쟁력은 다르다”며 “우리나라 대학은 미국과 달리 강의 부분이 상당히 중요하며 더불어 학생들과의 인간관계도 소홀히 할 수 없는 부분이다”고 말했다.
연구 성과가 탁월한 이른바 석좌, 석학교수들도 '연구와 교육의 조화‘에 대해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최근 경희대 석학교수로 임명된 장진 교수(물리학)는 “테뉴어 심사 강화는 교수들의 연구력 향상을 위해 필요한 것”이라며 “하지만 연구에 중심을 두는 카이스트와 일반 대학의 평가기준은 달라야 한다”고 말했다.
사이언스에 논문을 발표, 화제가 됐던 이영무 한양대 교수(응용화학생명공학부)도 “교육과 연구가 분리되는 건 아니다”며 “양자 간 신축적인 운영을 통해 교수 각자가 가진 강점을 발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이 대학 오재응 교수(기계공학과)는 “교육중심, 연구중심 등 대학 사정에 따라 평가기준도 달라져야 한다”며 “연구가 중요한 부분이지만 모든 대학들이 카이스트나 포스텍을 따라간다면 교육은 말살될 것이다. 대학의 설립목적은 연구보다 교육이다”고 주장했다. 오 교수는 “일반적으로 대학교수들은 4년이 되면 조교수, 9년이 지나면 정교수가 된다. 그런 의미에서 10년 단위로 자신이 교육, 봉사, 연구의 비율을 정할 수 있도록 제도지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갓 들어온 교수들은 연구보다 교육에 집중하게 하고 10년 이상이 되는 교수들은 연구에 무게를 두는 쪽으로 옮겨가야 한다. 20년이 넘는 교수들은 스스로가 교육, 연구, 봉사의 비율을 각자의 역량에 따라 정하도록 하자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대학별 그리고 전공별, 근속연수별 등 다양한 변수를 고려해 교육, 연구, 봉사의 황금비율을 찾아내고 교수 각자가 추구하는 방향에서 최선의 결과를 내는 것이 대학 경쟁력에 중요한 요소라는 게 많은 대학 교수들의 주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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