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니터 앞에 다가서자 카메라가 얼굴을 잡아 사진을 찍는다. 유화·연필화·점묘화·파스텔화 중 ‘유화’ 버튼을 누르자 사진은 화려한 붓놀림을 거쳐 유화로 바뀌고, 30초 후 엽서 크기의 출력물이 나온다. 중앙대 비사실적 콘텐트연구단이 선보인 ‘회화적 렌더링 시스템’이다.
고호와 쇠라의 붓터치를 모방해 설계했다는 ‘심미엔진’을 장착, 이전의 기계적인 느낌을 주는 결과물에 비해 한 단계 발전한 ‘인간적인’ 회화를 그려낸다.
많은 인력을 요구하는 애니메이션 제작에 활용할 수 있고, 소형 카메라를 장착한 휴대폰 등에도 응용할 수 있다는 게 중앙대 개발팀의 설명이다.
호서대 산학협력단에서 내놓은 ‘콩비지쿠키 제조방법’도 인기를 끌었다. 두부나 두유제조 후 부산물로 나오는 콩비지를 동결건조한 콩비지 가루가 주재료다.
콩비지 가루에 크림으로 만든 유지와 부재료인 계란과 감미제를 넣어 만드는 일반적인 제과방법에서 한 발 나아가 100% 건조비지분말을 이용, 제품화 가능성도 높다고.
호서대는 “정식품, 매일유업, 삼육식품, 풀무원 등이 상품적인 가치를 보완하고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학의 원천기술을 기업에 이전, 상용화를 활성화하고자 실시한 ‘2007 산학협력 테크노페어 대학 미공개 신기술 투자박람회’에서 공개된 기술들이다.
42개 대학서 신규특허기술 300여건 공개
지난 24~25일 양일 간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린 행사에는 전국 42개 대학이 아직 공개하지 않은 2007 신규출원 특허기술 3000여건을 한꺼번에 공개, 원천기술에 목말라하는 기업의 눈길을 끌었다.
3000여건의 기술 중 각 대학에서 선별한 ‘대표기술 100건’은 특히 기업의 관심을 끌었다. 1관 BT·생명과학신기술관, 2관 생활·환경신기술관, 3관 IT·전기전자정보통신관, 4관 기계·신소재기술관 등 4개 기술설명회장에서는 실용화 가능성이 높은 100건의 기술을 시연하고 빔프로젝트로 설명하면서 사람들의 눈과 귀를 집중시켰다.
‘당뇨병성 신증의 진단 및 치료제 개발을 위한 대사신물 바이오마커’ ‘소동물용 흡입 마취기’ 등 생명과학기술은 물론 ‘수상 골프 연습장’ ‘충전용 발전기를 내장한 히터’ 등 독특한 아이디어가 엿보이는 기술, ‘프로세스 정보를 이용한 지능적 웹 서비스 발견방법’ ‘블루투스 통신을 이용한 쿠폰관리 시스템’ 등 첨단기술, ‘저온다결정 성장방법’ ‘탄소주형체를 이용한 속빈 금속 구 나노 구조체 제조방법’ 등 신소재 기술 등이 분야별로 기업을 맞았다.
이번 박람회는 원천기술을 상용화해 다른 기업보다 새로운 시장에 뛰어드려는 기업들에게도, 원천기술의 이전률이 10%를 밑도는 대학 입장에서도 반가운 행사였다.
한희금 제주대 지식재산관리팀장은 “가장 큰 문제는 대학과 기업 간의 ‘갭’이 아니겠나”면서 “이런 기회를 자주 만들어 기업과 대학 간의 보폭이 줄어들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행사장에서 만난 한 기업인은 “수익성이 있는 기술을 먼저 확보하는 일도 쉬운 일이 아니다”라면서 “대학이 먼저 나서서 신기술을 내놓아 반갑고, 저리의 금융 상품 등도 있어 해볼만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원천기술을 상용화하고 수익을 올리는 일은 사실 매우 힘든 일”이라면서 “정부의 지원이 좀 더 늘어나야 하지 않겠나”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