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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학협력단 '독립운영' 돼야
8~10日 산학협력단장·연구처장협의회 추계세미나

[제주=김봉구 기자] “산학협력단이 대학을 ‘아카데믹 캐피탈리즘’으로 이끄는 원동력이 되려면 독자적 운영이 필수적이다. 조직체계 개편으로 군살은 덜어내고 필수 전문인력은 붙드는 ‘운영의 묘’가 필요하다. 연구력 제고와 적극적 기술사업화로 재정을 확보해 연구에 재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를 정립해야 한다. 정부에게는 관리체계의 투명성을 높이고, 기존 대응자금·매칭펀드 등 대학 부담을 줄이는 정책을 입안해줄 것을 바란다.”

전국대학교 산학협력단장·연구처장협의회(회장 박진배)가 ‘대학의 연구력 강화’를 주제로 지난 8일부터 10일까지 제주도 해비치호텔에서 추계세미나를 열었다. 이 자리에 참석한 산학협력단장들은 조직체계 개편과 재정확충을 통한 산학협력단의 독립이 필요하다는 데 입을 모았다. 산학협력단이 당면한 애로점들을 해결, 진정한 산학연계활동을 펼치려면 대내외적인 운영의 자율성 확보가 우선이라는 설명이다.

◆컨설팅·조직 개편으로 독자운영 모색해야

‘산학협력단의 발전방향 및 독립적 운영방안’을 주제로 강연에 나선 이관영 고려대 산학협력단장·연구처장은 산학협력·연구활동을 체계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대학 내 체제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술이전 등 산학협력 성과로 재원을 확보, 독자적 운영을 해야 하는 산학협력단의 설립 취지와 맞지 않게 연구처와 묶여있다는 지적이다.

이 단장은 “대부분 대학이 산학협력 성과로 운영비용을 자체 충당하지 못한다. 때문에 연구처 재정으로 이를 해결하는 일종의 편법으로 연구처와 산학협력단이 함께 묶여있는 것”이라며 “담당 부서가 중복되고 정책결정의 속도가 느려지는 단점이 있다. 고려대는 기존 조직체계를 ▲산학기획부 ▲연구관리부 ▲기술사업부의 3개 부서로 통합개편했는데, 대학마다 운영·지원체제에 대한 고민을 수렴해 특성화된 모델을 만들어가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무엇보다 산학협력단의 자립화가 시급함을 강조했다. 이 단장은 “연구비의 간접비로 충당하는 식이 아닌 자체 재정확충이 선결조건”이라며 “수요 중심 연구성과 창출과 적극적 기술사업화 노력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산학협력단 소속으로 채용한 변리사가 매주 교수를 방문해 연구 시작단계에서부터 사업화 방안을 컨설팅한 게 실적 상승으로 나타났다. 기술 상용화에 있어서도 지방 테크노파크까지 찾아다니는 발품을 아끼지 않는다”고 귀띔했다.

이어 이 단장은 “사실 제대로 된 사업화에 나서려면 국제특허 등록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 그간 국제특허 출원·유지비용 부담 탓에 국내특허 쪽으로만 치중된 경향이 있었는데, 이를 극복해야 러닝 개런티 확보 등 획기적으로 재정이 개선될 수 있다”면서 “변리사, 기술거래사 등 컨설팅 전문인력을 산학협력단 소속으로 정규직화해 연구 하나에도 사업화를 검토하는 근본적 자세 변화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각적 재정확충 위한 기술지주회사 설립

변영만 교육인적자원부 산학연계팀장은 ‘기술이전 활성화(기술지주회사 설립)’를 주제로 발표했다. 산학협력단 기술이전 활성화와 다각적 재정 확충을 위한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는 기술지주회사의 설립요건을 검토하고, 현실적 문제점들을 논의하는 자리가 됐다.

기술지주회사 설립에 관한 법률 및 시행령(안)에 따르면, 산학협력단은 단독 또는 공동으로 설립인가를 신청할 수 있다. 산학협력단이 자본금의 50% 이상을 ‘기술출자’ 하며, 참여 민간기관은 50% 미만을 출자하도록 돼있다. 단 산학협력단의 보유기술이 부족할 경우 기술출자가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을 감안, 25%까지는 현금·현물출자로 대체할 수 있다. 민간 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해 ‘의결권 없는 주식’은 제한없이 출자할 수 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기술지주회사의 성패를 가늠하는 요인은 우수기술 보유와 민간투자 유치 확보가 될 전망. 기술지주회사 설립 관련 제도가 이러한 관점에서 부족하다는 문제 제기에 대해 변 팀장은 “지주회사가 관리하는 자회사 단계에서는 별다른 제한 요건이 없다는 점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 기술출자의 부담 문제는 ‘의결권 없는 주식’의 경우 규제를 두지 않음으로써 수익창출 구조를 보완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변 팀장은 “기존 학교기업이 학생 현장실습 등 교육 관련 비중이 컸다면, 기술지주회사는 대학기술 적극활용과 수익창출을 통한 재정확충에 역점을 둔 것”이라며 “산학협력단이 기술지주회사를 통해 다양한 수익사업에 나설 수 있도록 법인세 감면, 증여세 면제 등 세제지원을 추진하고 있다. 우수 자회사 설립의 효율적 모델 개발을 비롯해 대학 간접비를 줄여나가고, 지적재산권 등 연구관련 제반규정을 정비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연구비관리 인증제로 투명성·객관성 확보

지난 2003년부터 논의를 시작해 시범평가·확대평가를 거친 ‘연구비관리 인증제’가 내년 3월부터 본격 도입된다. 연구비관리 인증제란 대학이 연구비를 관리·집행하는 자체 시스템을 마련, 일정기준을 충족시킬 경우 연구비 외부정산 의무를 면제받을 수 있는 제도. 교육부와 한국학술진흥재단이 운영하는 ‘연구비 중앙관리제도’가 사후정산 개념인 데 비해 연구비관리 인증제는 연구비 유용을 사전에 예방한다는 취지에서 기획됐다.

김병태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연구제도팀장은 연구비관리 인증제를 ‘상향표준화’ 효과로 요약했다. 기존 연구비 중앙관리제도는 모든 대학에 강제적으로 페널티를 적용해 최소한의 요건을 충족시키는 데 역점을 뒀다는 것. 이에 반해 대학이 신청하는 연구비관리 인증제는 까다로운 요건을 충족시키는 대신, 상응하는 인센티브를 부여해 자체 관리시스템의 체질 개선을 수반한다. ‘네거티브’ 방식에서 ‘포지티브’ 방식으로 전환한다는 의미가 있다.

연구비관리 인증제는 내부통제시스템·연구관리인프라·연구비집행절차(각 100점) 3개 분야의 27개 세부지표를 토대로 상·중·하로 ‘절대평가’한다. ▲분야별 각각 85점 이상을 획득하고 ▲총점 255점 이상을 받으며 ▲27개 세부지표별 평가결과중 ‘하’ 배점이 없어야 인증을 받을 수 있다. 180여명의 전문가 풀(pool)에서 선발된 9명의 인증평가단이 패널평가·현장실사를 맡고 인증위원회가 심의하며, 과학기술혁신본부가 최종적으로 인증서를 수여한다.

김 팀장은 “사후적으로 연구비를 정산하는 현 시스템은 연구자나 관리부서에서도 불편함이 많은 것으로 안다”면서 “이를 사전 검증체계로 변화시킬 필요가 있어 연구관리 인증제를 도입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은 연구비 집행을 하는 산학협력단이 감사기능까지 겸하는 기형적 구조를 갖고 있다. 따라서 별도의 감사기능을 내부에 갖춰 효율성·투명성을 제고해야 산학협력단의 독립운영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응자금·매칭펀드 폐지로 대학부담 완화

‘연구지원 제도 및 기초연구 지원방향’이란 주제로 발표를 맡은 나인광 과학기술부 연구조정총괄 담당관실 서기관은 대응자금과 매칭펀드 등을 정부 차원에서 폐지해나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즉각적으로 성패를 가늠하기 어려운 대학 연구의 특성을 고려, 대학의 부담을 최소화하는 것이 연구경쟁력 강화에 실질적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과기부는 정부의 연구지원비에 맞춰 일정비율을 대학에서도 내는 대응자금 제도를 올해부터 폐지했다. 그러나 당사자인 대학이 아직까지 큰 실익을 느낄 수 없음에 따라, 교육부·산자부·정통부 등 부서간 협력을 모색해 간접비 확대 방향으로 나가겠다는 설명이다. 직접비를 줄여 간접비를 늘리는 ‘제로섬’ 방식이 아닌, 연구에 반드시 필요한 직접비는 고정비용으로 확보하고 인센티브 개념으로 간접비를 확장하는 인식을 확산시키자는 논리다.

나 서기관은 “대학이 수행하는 기초 연구분야는 단기적 이익을 기대하기 어려워 사실상 매칭펀드를 할 수 없는 구조”라며 “한꺼번에 모든 사업에 대한 매칭펀드 형태를 없애기는 어려울 뿐 아니라, 교육부·산자부 등의 반발도 거세다. 인력양성 개념의 일부 연구분야부터 매칭펀드·대응자금을 폐지해 차차 넓혀가는 게 맞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지금까지 대학 연구의 소유권이 귀속 주체가 명확하지 않았던 점도 개선해야 한다. 이 역시 대학이 기업에 일정기간 연구성과에 대한 실시권을 내주고 소유권은 갖는 방식으로 해결해나갈 계획”이라며 “연구자 개인에게 돌아가는 보상이 너무 적은 게 문제다. 연구의욕을 높일 수 있는 다양한 인센티브 제도를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봉구 기자 (hr_bong@unn.net) | 입력 : 07-11-09 오후 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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