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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학 교수를 法大로'…로스쿨 유치전 점입가경
하루아침에 법학 강의 "로스쿨 유치 출혈경쟁" vs. "인적자원 활용도 로스쿨 운영의 일부" 맞서
로스쿨(법학전문대학원) 유치 신청을 앞두고 각 대학이 교수 확보 등 인가기준 충족에 주력하고 있는 가운데 법학을 전공하지 않은 교수를 법대 교수로 잇따라 임명하면서 여러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21일 대학가에 따르면 한양대는 최근 인사위원회를 열어 경영대 교수 3명과 사회학과 교수 1명 등 교수 4명을 법대 교수로 발령냈다.

이들 교수는 이번 학기에 경영대와 사회학과에서 하고 있는 강의를 마친 뒤 내년부터는 법대에서 로스쿨 관련 과목을 강의할 예정이다.

경영대에서 '국제마케팅' 과목을 맡았던 교수는 법대에서 '영미경제법'을, '고급회계' 담당교수는 '영미금융조세법'을 맡을 것으로 알려졌으며, 사회학과에서 '여성사회학'을 강의해 온 교수는 법대에서 '인권법' 관련 강의를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대학이 이처럼 전공과 무관한 교수들을 법대에 배치한 이유는 교육부가 제시한 '로스쿨 인가신청 기준'을 충족시키려는 경쟁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된다.

교육부는 로스쿨 인가기준을 발표하면서 인가 신청 공고일(10월30일) 기준으로 전임교원 중 여성교수 비율 10%, 영어강의 20강좌 이상 개설 등을 제시했고 각 대학은 이 기준을 맞추려고 법학을 전공하지 않은 교수를 법대에 배치하고 있는 것이다.

한양대뿐 아니라 다른 주요 대학도 로스쿨 인가기준을 맞추기 위해 외부 교수를 확보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이화여대 관계자는 "영어강좌가 20개를 넘어야 해 영어로 강의할 수 있는 교수를 찾고 있다"며 "국제대학원 교수에게 로스쿨 강의 일부를 맡기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세대 관계자도 "전문성을 요하는 과목을 새로 개설하면서 법대 교수가 아닌 다른 과 교수도 겸임교수로 영입해 도움을 받을 계획"이라고 밝혔으며 서울대도 법의학 교수나 농산업법 교수 등을 로스쿨에서 강의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그러나 로스쿨 인가기준을 맞추기 위해 타 학과 교수를 법대로 영입하는 과정에서 교수를 빼앗기게 된 학과의 경우 잇따라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특히 교수 3명이 한꺼번에 법대로 옮겨 가는 한양대 경영대는 난감한 상황에 빠졌다.

경영대 관계자는 "갑자기 교수들이 빠져 나가면서 강의가 비게 됐지만 로스쿨 유치를 위해 모셔 가겠다니 어쩔 수 없지 않냐"며 "내년부터는 빈 자리에 강사를 세우는 등 대책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학생들도 학교 게시판 등을 통해 불만을 제기했다.

아이디가 '와우'인 한 학생은 "아무리 로스쿨이 가장 중요한 현안이라고 해도 경영대에 부임한지 한 학기밖에 안된 교수님이 법대로 갈 수 있느냐"며 "당장 다음 학기 수업이 어떻게 될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안 그래도 교수가 모자라는 경영대에서까지 빼가냐", "대학마다 로스쿨 인가 경쟁이 과다출혈 양상을 보이고 있는데 누구를 위한 로스쿨인지 모르겠다"는 등 항의성 글이 쇄도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한양대는 "로스쿨 유치는 대학 전체의 역량으로 이뤄지는 것으로, 학교 인적자원의 충분한 활용 여부도 로스쿨 운영에서 중요한 문제"라며 "강의공백 등 문제는 학교 차원에서 충분한 조치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 입력 : 07-11-21 오후 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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