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대통령은 일관성 있는 경제정책을 펴 경제 주체가 ‘예측’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그간의 부동산 정책은 역대 정부가 정치적 목적으로 이용, 믿음을 잃어버린 대표적 사례다. 신뢰할 수 있고 예측할 수 있는 정책을 계속 펼쳐 나간다면 투기 열풍은 사그라들 것이다.”
대통령 선거를 하루 앞둔 18일,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가 새 대통령에게 의미있는 메시지를 던졌다. 이날 서강대 이냐시오강당에서 ‘경제정책과 성장’이란 주제로 특강을 진행한 핀 키들랜드(Finn E.Kydland) 미국 캘리포니아대 교수는 ‘동태적 비일관성 병(病)’에 걸리지 말라고 조언했다.
‘동태적 비일관성(Time Inconsistency)’이란 상황 변화에 따른 정책목표의 변화를 가리킨다. 예컨대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강력한 긴축정책을 펴다가도, 어느정도 효과를 보면 이를 완화하는 현상을 들 수 있다. 그러나 이 경우 일관성 없는 정책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짐에 따라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가 커져 이도 저도 실패하게 된다는 것이다.
‘신뢰와 예측이 가능한 일관성’이 키들랜드 교수가 말하는 경제정책의 핵심. 정부 정책행위보다 가계·기업 등 경제주체의 예측과 행동이 중요하다는 게 그의 이론이다.
그는 정책의 일관성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개별 경제주체가 올바른 예측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케인즈학파, 통화주의 등 기존 경제학 이론은 ‘수요’ 측면에 포커스를 맞췄지만, 사실은 경제주체의 자발적 예측·결정에 기인한 ‘공급’ 측면의 영향력이 더 크다”고도 했다.
키들랜드 교수는 “부동산 가격을 잡고서 경기부양에 신경쓰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한국의 경우 부동산 정책 발표 후엔 일관성 없이 건설경기 부양책을 쏟아낸 게 대표적 사례”라며 “그러나 이런 모순에 빠지면 부동산 가격도 못잡고 경기부양에도 실패하는 최악의 상황을 맞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장기불황을 두려워하는 정부 입장에서 정책의 일관성을 지키기 어려운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결국 정책에 대한 국민의 믿음이 그 정책의 실효성을 좌우한다. 다소 손해를 보더라도 ‘장기적 일관성’을 밀고나가는 자세가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