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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영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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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영 칼럼] 포스텍 전기전자공학과 교수
[기고]'노벨상의 산실' 캠브리지대학
'칼레지 시스템' 등 독특한 제도 정착
석사과정 생략·외부간섭 일체 없어
캠브리지 대학은 2년 후에 8백주년을 맞는 역사 깊은 대학이며, 노벨수상자를 81명이나 배출했다. 그러나 이 중에는 캠브리지 대학에 수개월 체류했던 학자들의 이름도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엄밀하게 말하면 81명까지는 안된다고 볼 수 있다. 물리학 29명, 의학 22명, 화학 19명, 경제학 7명, 문학과 평화상이 각 2명으로 캠브리지는 과학 분야에 있어서 세계적인 대학임을 알 수 있다.

필자는 지난 9개월간 캠브리지 대학에서 연구년을 보내면서 그 대학의 특징을 살펴보았다. 첫째, 캠브리지는 옥스포드와 함께 영국에서도 ‘칼레지 시스템’이라는 독특한 제도를 가지고 있다. 31개의 칼레지에서 학생들은 기숙사 생활을 하는데 이것은 단순한 기숙사가 아니고 도서관, 강당, 컴퓨터와 수많은 교수로부터 개인지도를 받는 교육시스템이다. 유니버시티에서는 강의와 시험을 치르고 학위를 수여한다.

운동경기도 칼레지대항전이므로 학생들은 유니버시티보다는 소속된 칼레지에 친근하게 되어 있다. 개인지도시간에는 교수와 자유롭게 토론을 할 수 있으므로 주입식교육에만 치중하는 우리나라와는 크게 다르며 학생들의 창의성을 길러주는 힘이 되고 있다.

둘째, 캠브리지에 입학하는 학생들은 영국에서 가장 우수한 학생들이며 학사과정은 3년이고, 일부학과의 경우 4년을 공부하면 석사학위를 받으며, 박사과정에서는 학점이수 없이 바로 논문연구를 하게 되어 있다. 타 대학을 졸업한 학생들에게는 보통 1년간의 ‘M. Phil(Master of Philosophy)’과정을 마치고 박사과정에 진학하게 되어 있다. 따라서 대학입학 후 이르면 6, 7년에 박사학위를 받게 된다. 이 제도의 장점은 우리의 석사과정 2년이 없기 때문에 교수들의 부담이 적어진다는 데 있다.

1년은 3학기 제도인데 학기당 8주밖에 안되므로 연간 24주만 대학에서 공부한다. 따라서 교수들의 연구시간이 많아진다. 또한 박사과정 학생들은 외부에서 장학금을 가지고 입학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이것 역시 교수들의 부담을 덜어준다.

셋째, 교수들의 봉급은 미국에 비해서 적지만 교내외에서 사회적 대우를 높이 받는다. 19세기 중반까지 칼레지 교수들은 결혼을 하지 않고 학생들과 함께 칼레지에서 생활했다. 지금도 독신교수들은 칼레지에서 거주하며 모든 교수들이 소속된 칼레지 식당에서 무료로 식사할 수 있다. 교수들의 식탁은 학생들 식탁보다 약간 높아서 ‘하이 테이블’이라고 부른다.

넷째, 대학의 운영은 완전자치제이다. 즉, 재단이사회도 없고 정부에서도 대학운영에 전혀 간섭하지 않는다. MA학위를 가진 교직원 2,000여명으로 구성된 대학평의회(Senate)가 최고의결기관인데 여기서 선출된 16명과 총장(Vice-Chancellor)으로 구성된 상임위원회(Council)에서 모든 결정이 이루어진다. ‘Chancellor’는 명예직으로서 졸업식 때에만 대학에 오며 따라서 사무실도 없다. 현 ‘Chancellor’는 여왕의 남편인 필립공이다.

다섯째, 학생 1만 8,000명에 교직원이 무려 8,570명이며, 그 중 직접 교육에 종사하는 교수는 1,542명이다. 이와 같이 캠브리지는 다른 대학이 가지지 못한 독특한 제도와 전통을 가지고 있으므로 세계적인 대학이 됐다고 할 수 있다. 학생 모집조차 마음대로 할 수 없고 정부와 재단으로부터 온갖 간섭을 받는 우리나라 대학들과는 너무나 큰 차이를 느낄 수 있다.
장수영 칼럼 | 입력 : 07-12-24 오후 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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