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박 정권의 출범을 앞두고 새 정부의 밑그림을 그리는 대통령직 인수위원장을 맡은 이경숙 숙명여대 총장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첫 여성인수위원장이며, 4차례나 총장을 연임한 대표적인 CEO형 총장이라는 점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명박 당선자가 후보 시절부터 중책을 권해왔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어떤 사람이길래?"라는 호기심도 적지 않다.
1994년 첫 총장 취임이후 14년간 그를 지켜봐온 숙명여대 구성원들은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지닌 리더"라고 이 총장을 표현하는 데 이견을 달지 않는다. 말과 행동이 여성스럽고 부드러우면서도 구성원들에게 학교의 비전을 분명히 제시하고 강한 추진력으로 조직을 이끌어나가는 리더십이 탁월하다는 것이다.
숙명여대가 매 학기 1회씩 마련하는 총장과 학생간담회는 그러한 분위기를 단적으로 엿볼 수 있는 기회다. 간담회는 총장을 비롯한 처장단이 학기별 대학 운영 현황을 보고하고 학생들의 질문사항에 일일이 답하는 자리. 여기서 답변을 가장 많이 하는 이가 바로 이 총장이다. 학교의 세세한 부분까지 꽤 뚫는데다 상대를 설득시키는 능력 또한 만만치 않다.
유종숙 숙명여대 홍보실장은 "이 총장님은 구성원들을 항상 섬긴다는 자세로 다가간다. 교수·직원 또는 학생들과 대화할 때는 항상 겸손함을 잃지 않고 반대 의견도 적극 경청한다"며 "본인이 얘기한 것은 솔선수범함으로써 구성원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어낸다"고 말했다.
이명박 당선자가 선거 운동 당시 선대위원장을 권했지만 마다하고 방학 동안 수행하는 인수위원장직은 수락, 다음 총장 선출까지 임기를 차질 없이 마무리하겠다고 밝힌 부분도 자신의 책무를 다하겠다는 그의 소신에 기인한다.
이 총장의 미래를 내다보는 안목도 높게 평가받는 부분이다. 우리 사회의 변화를 예측하고 미리 준비함으로써 구성원들로부터 전적인 신뢰를 얻고 있다는 것이다.
취임 당시 '제2창학'을 선포하면서 발전기금 1000억원 모금에 나선 것이나 21세기의 화두가 된 리더십을 대학 특성화로 발전시킨 것 등이 대표적이다. 2007년 시작한 S리더십 양성 모금활동은 이 총장이 앞장서면서 벌써 25억원 모금이라는 성과를 거뒀다.
학생들이 총장을 바라보는 시각도 다르지 않다. '춤추는 총장'으로 알려진 바와 같이 친숙하고 부드러운 모습을 통해 다가서면서도 가시적인 학교 발전 성과를 내보임으로써 든든한 리더로서 자리매김 하고 있다는 평가다.
김세희 신임 총학생회장(중어중문 04)은 "총장님께서 연설하는 모습을 보면 엄청난 카리스마를 느낄 수 있다"며 "04학번으로 4년간 학교가 발전하는 것을 보면서 자리만 차지하는 총장이 아니라 직접 나서서 뭔가 해내는 분인 것 같다"라고 평가했다.
실제 이 총장은 학교와 학생을 위한 곳 외에는 단 돈 1원도 쓰지 않는 스타일로 정평이 나있다. 때문에 직원들의 경우 총장에게 업무보고 시 철저하게 준비하는 분위기다. 숙명여대의 행정혁신 프로그램은 대학가의 벤치마킹 대상이 된 지 오래다.
이번 인수위원장 선임으로 이경숙 총장의 인기는 치솟고 있다. 하지만 선임 과정에서 국보위 전력이 알려지고 이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이 없었던 점에 구성원들이 적지 않은 실망감을 가진 것도 사실이다. 때문에 지금과 같은 전폭적인 지지를 계속 이어가기 위해서는 인수위원장직을 성공적으로 수행해야 한다는 점이 이 총장에게 주어진 과제다.
숙명여대 박천일 교수(언론정보학부)는 "이 총장님은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와 국가 발전방향과 비전에 대해 충분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인수위원장으로서도 역량을 충분히 발휘, 새 정부 정책의 청사진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