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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입 자율화' 헷갈린다
자율화 적용시기, 범위 등 대학들 의견 엇갈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밝힌 ‘대학입시 자율화’의 적용 시기와 범위 등을 둘러싸고 대학간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수능 등급제와 논술 가이드라인 폐지 여부, 대학별 고사 실시 등을 놓고 대학들의 입장이 엇갈리면서, 새 정부의 대학 자율화 구체안이 나오는 2월까지 대학 목소리를 자제하자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본고사 부활 우려를 낳고 있는 ‘논술가이드라인’ 폐지에 대해 대학들은 자율화 기조에서 가이드라인 폐지는 당연한 수순이 아니냐는 반응을 보이면서도 수험생들의 혼란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도입 시기를 결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주요대학은 “60~70년대식 본고사 부활은 하지 않는다”면서 본고사 논란 확산을 경계하고 있지만, 수도권과 지방대학들은 “몇몇 대학의 상위권 학생 싹쓸이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박유성 고려대 입학처장은 “논술가이드라인은 대학 자율화에 맞춰 제한 요건을 풀어주는 게 옳다”고 말했다. 황규호 이화여대 입학처장은 “2009학년도 논술도 현재의 유형과 유사한 방식을 유지할 예정으로 당장에 가이드라인을 흔들 계획은 없다”며 “200여개 대학이 똑같을 수는 없지만, 본고사로 가는 건 적절치 못하다”고 밝혔다.

조태흠 부산대 입학관리본부장은 “입시를 10개월여 앞두고 가이드라인을 뒤집는 것은 수험생들에게 큰 혼란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으며, 이경복 호서대 입학관리처장도 “논술가이드 라인 폐지는 올해 고1 학생이 대학에 가는 3년 후부터 적용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수능 등급제 폐지 여부를 놓고도 황형태 단국대 입학관리처장은 “본고사 등 대학별 고사가 허용되면, 개별 대학이 원하는 학생을 뽑을 수 있기 때문에 등급제를 유지하는 것은 별 의미가 없다고 본다”고 피력했다.

이청규 영남대 입학처장은 “현행 등급제가 변별력이 없는 만큼 2009학년도부터 바꾸는 것이 학생들 혼란을 잠재울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박조남 강원대 입학관리과장은 “등급제 폐지보다는 원점수와 백분위 활용 등의 방법을 병행해 적용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조태훈 조선대 입학관리본부장은 “결국은 학생부를 경시하고 수능을 중시한다는 것이기 때문에, 대입 자율화가 된다면 학생부 반영비율은 현재보다 매우 낮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대학 입장에서 자율화를 마다할 이유는 없다”면서도 “고교 교육과의 연계성 를 고려하면, 대교협으로의 대입 관련 기능 이양은 대학 입장만을 편향되게 다룰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우려되는 부분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청규 영남대 입학처장은 “입시가 자율화되면 대학간 경쟁이 치열해 질것이며, 수도권과 지방대학간 갈등은 더 심각해질 것으로 본다”면서 “대교협이 그동안 교육부와 수도권 대학 눈치를 많이 봤는데, 지방대학을 배려하는 방안도 마련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경복 호서대 입학관리처장은 “교육부가 학생부 반영비율을 높이면서 그나마 공교육이 정상화되는 면이 있었다”며 “장기적으로 자율화하는 것은 맞지만, 시기는 점차적으로 개선해 나가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 지방대 입학 담당자는 “국가 차원에서 출제한 수능에서도 오류가 나오는데, 개별 대학 차원에서 시험 출제에 쏟을 역량이 있느냐가 고민”이라며 “관리측면에서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형욱 한국외대 입학처장은 “2009학년도부터 당장 입시제도를 바꾸는 것은 큰 혼란이 예상되는 만큼 2010년 이후에 자율화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며 “공교육 정상화 측면을 고려해 대학들과의 협의에서 최대한 합리적 방안을 도출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신 처장은 특히 입시 자율이 주어진 뒤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주요 대학들의 일방적인 행보는 자제될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한용수·신하영·부미현·김봉구 기자

조양희 기자 (yanghee@unn.net) | 입력 : 08-01-14 오후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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