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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한국대학들, 마케팅 나서야” 토니 가렛 고대 교수
“국제화의 핵심은 국제적인 노출이다”

“한국의 대학도 교육환경이나 교수에 대한 대우 면에서는 다른 외국 대학에 뒤처지지 않지만 잘 알려지지 않아 아쉽습니다.”

고려대 경영대학원에서 마케팅을 가르치는 토니 가렛(뉴질랜드) 교수는 한국 대학들의 글로벌 마케팅 부족을 지적했다. ‘국제화’를 외치며 좋은 조건을 갖추었지만 정작 외국인 교수들은 한국의 대학을 잘 모른다는 것.

가렛 교수는 이에 대해 ‘대학’이 ‘한국’이라는 브랜드에 가려져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 현대 등 좋은 브랜드가 외국인들이 볼 때는 어느 나라 브랜드인지 잘 모르는 것처럼 우수한 대학이라도 ‘한국의 대학’이어서 잘 모른다는 이야기였다. 그는 이것을 ‘대학의 딜레마’라고 표현했다.

“외국 교수들이 아시아 중 가장 가고 싶어하는 나라는 홍콩과 싱가포르예요. 그리고 다음으로 중국의 상하이나 베이징, 그리고 일본 정도지요. 교수시장의 관점에서 볼 때 한국은 이제 막 경쟁 시장에 들어왔다고 할까요? 한국의 대학들도 이제 ‘마케팅’을 해야 합니다.”

가렛 교수는 이 같은 문제를 극복하려면 대학이 국제적으로 ‘노출’을 의도적으로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록 사실은 아니었지만 황우석 전 교수의 줄기세포 연구 성과가 발표됐을 때 전 세계가 한국을 주목했잖아요. 교수 입장에서는 그런 연구 성과가 나오면 ‘한국은 굉장히 앞서 나가는구나. 나도 한국에서 연구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보기에는 절대 한국 사람이 될 수 없는 외모지만 1년 동안 한국에 많이 동화됐다”며 농담을 건네는 그는 올해 마흔 살의 젊은 교수다.

1996년부터 뉴질랜드 오타고 대학에서 6년 동안 파트타임 교수로 일하다가 프랑스와 네덜란드에서 연구직을 거쳐 일본 도쿄대 상대에서 6개월 정도 학생을 가르쳤고, 지난해 2월 한국에 왔다.

고등학교 시절 태국에서 교환학생으로 공부하면서 아시아에 대한 관심이 생겨 ‘나중에 아시아에서 교수생활을 해 보겠다’고 결심했다.

고려대를 선택한 계기는 한국의 ‘리딩(leading) 대학’이라는 점, 그리고 세계 경영대학협회 인증(AACSB)과 유럽 경영발전재단의 EQUIS 인증을 받은 대학이라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

나중에 다른 학교로 옮기더라도 좋은 조건을 갖춘 대학에서 일했던 경험은 큰 장점이 되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우수한 교수진도 선택의 중요한 요건이었다.

“고려대 홈페이지에 실린 교수진의 경력을 살펴보며 고려대에서 일하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번 방학에 뉴질랜드에 잠시 돌아가 내가 올바른 선택을 했는지 평가해 봤는데 역시 좋은 교수들과 연구를 같이 할 수 있었던 게 가장 큰 소득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한국에서 보낸 1년은 어땠냐고 묻자 “소 파 소 굿(so far so good)”이라고 대답했다. 한국의 생활에 만족하며 특히 한국 사람들이 좋아서 잘 지낸다는 것.

6개월 전 고려대 내 교수 아파트에서 살다가 한국을 좀 더 느끼기 위해 현재 보문동에 아파트를 얻어 살고 있는데, 한국인 친구들도 많이 사귀었고 관광도 다니면서 서울 생활을 즐기고 있다.

무엇보다 그는 한국 학생들이 외국 학생에 비해 부끄러움을 잘 타고, 질문도 많이 하지 않는 편이지만 수업을 잘 따라오고 있으며, 대학원 강좌 중 40%를 차지하는 영어 수업도 훌륭하게 해내고 있어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평가했다.

“돈보다는 좋은 사람들을 만나고 좋은 친구와 함께 행복한 인생을 사는 게 앞으로의 목표”라고 밝힌 그는 인터뷰를 마치며 고려대 제자에게 선물로 받았던 와인을 꺼내 보이고는, 다른 나라와 달리 한국 사람에게는 따뜻한 ‘정(情)’이 있어 좋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학생들을 가르치는 보람을 많이 느꼈다”면서 한국은 매력적인 나라라고 거듭 강조했다.

김기중 기자 (gizoong@unn.net) | 입력 : 08-01-21 오전 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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