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불정책 폐지와 입시정책의 시장경쟁 논리 도입에 발벗고 나서는 대학, 대입정책의 ‘속도조절’과 보완·검토를 요구하는 중·고교.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이하 인수위)가 3단계 대입자율화 정책의 세부 방안들을 속속 내놓는 가운데 24일 열린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이하 교총), 한국교육평가학회 공동 교육정책토론회는 3불정책을 비롯한 교육정책 변화에 대한 대학과 중·고교간 입장차를 드러낸 자리였다.
발제자로 나선 이기종 국민대 교수(교육학과)는 “3불(不)을 3허(許)로 바꾸자”고 주장했다. 그는 “경쟁과 대안을 파생시키는 시장 원리를 막는 입시정책이 3불”이라며 “학생선발권을 대학에 시급히 돌려줘 시장 논리를 도입하는 게 맞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3불정책 논란의 원인을 내신 신뢰도(본고사), 지역·학교간 학력격차(고교등급제), 사립대 재정난(기여입학제) 문제로 꼽았다. 대안으로는 ▲과거 국·영·수 위주를 탈피한 본고사 허용 ▲고교간·학교간 학력차를 반영할 수 있는 입학사정관제 시행 ▲교육기회 증대를 보장하는 다양한 형태의 기여입학제 도입 등 ‘3허’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어 “3불의 문제점은 ‘사전규제’에서 비롯됐다. 대학에 자율성을 주는 것은 사후규제를 전제한다. 당연히 잘못된 점이 발견된다면 대학이 책임을 지는 방식으로 가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중·고교 일선에서는 3불정책 폐지에 반대 입장을 드러냈다. 큰 틀에서의 자율화 기조에는 동의하되 대입정책 변화에는 신중한 검토와 의견 수렴이 필요하다는 설명. 인수위가 연이어 내놓고 있는 교육정책은 충분한 보완이 필요하다는 것으로, ‘속도차’가 뚜렷이 드러났다.
황환택 교총 부회장(백제중 교사)은 “급격한 정책 변화만으로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 특히 대입은 우리 교육정책의 정점에 있기 때문에 관련 정책은 ‘혁명적’이어서도 안 되고, 서둘러서도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3불정책 폐지론에 대해 “이미 올해 일부 대학의 논술이 본고사 식으로 돌아갔는데 어떻게 통제할 것인지 궁금하다. 고교등급제도 선배에 따라 학생들의 점수가 결정된다는 점에서 불합리하다. 기여입학제는 사립대 재정난에서 착안한 아이디어인 만큼 ‘돈’으로 입학한다는 것이며 그나마도 몇몇 명문대에 몰릴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대학과 중·고교의 입장은 다르다. 대입자율화 기조 아래 ‘3허’ 주장이 나왔는데, 자율화와 3불 폐지가 된다 해서 사교육비가 줄어들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면서 “대학이 책임진다고 했을 때 피해를 어떻게 구제할 것인지, 국가도 조절하기 힘들었던 부분을 대학이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구체적으로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