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과학기술부 출범을 보면서 가장 먼저 떠오르는 말은 ‘미시’다. ‘미스’인지 ‘미시즈’인지 분간이 안 갈 정도로 아가씨 같은 기혼녀를 뜻하는 ‘미시(Missy)’가 아니라 경영학에서 이야기하는 전문용어 ‘미시(MECE)’다.
MECE란 ‘Mutually Exclusive, Collectively Exhaustive’의 약자다. 말 그대로 ‘서로 간에는 배타적이고, 전체적으로는 빠진 것이 없다’라는 뜻이다.
즉, 중복되는 부분이 없어야 하고 전체적으로는 누락된 부분이 없이 종합적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실용과 효율성을 표방하며 국가의 미래를 좌우하는 중요한 두 개 부처가 통합됐지만, 문제는 두 개의 서로 다른 조직이 조직개편으로 한 순간에 융합될 수도 없고 상이한 조직문화가 기능적으로 쉽게 접목될 수도 없다는 데 있다.
교육과학기술부의 출범이 교육과 과학기술의 상승적 발전으로 이어진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이다. 하지만 출발부터 부처 통합과 직제개편에 따른 이견 역시 적지 않음에 주목해야 한다.
크게 보면 기존 교육부는 인재정책을 중심으로 개편되면서 과학기술인력양성업무를 흡수했다.
기존 과기부는 과학기술혁신본부에서 수행하던 R&D 예산조정 및 배분기능이 기획재정부로, 산업관련 R&D사업과 26개 출연연구소 중 13개가 지식경제부로 이관된 것을 제외하면 거의 기존 제제가 교육과학기술부 제2차관 아래 재배치된 형태다.
다만 대학지원 업무가 과학기술을 총괄하는 제2차관에게 배속된 것은 큰 변화라고 할 수 있다.
인재정책 중심으로 제1차관이 인력양성기능을 총괄하는 것은 올바른 방향으로 보이지만, 대학지원과 분리된 인재정책이 얼마나 실효성을 거둘 수 있을 지는 시간을 두고 지켜볼 일이다.
대학정책과 대학지원이 분리된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교육현안에 밀려 국가성장동력의 청사진을 제시해야 할 과학기술정책이 뒷전으로 밀릴 수 있다는 우려도 심심찮게 제기되고 있다. 기존 교육부는 ‘대상’ 중심 조직으로 운용되어왔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새로운 교육과학기술부는 ‘기능’ 중심 조직으로 재편되었다. ‘기능’ 중심의 조직이 좋은지 ‘대상’ 중심의 조직이 좋은지를 따지자는 게 아니다. 어떤 관점의 조직구성인지보다 결과적으로 어떤 조직이 효율적 성과를 낼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
실용주의가 힘을 발휘하려면 검은 고양이건 흰 고양이건 쥐만 잡으면 되는 것이다. 교육이 백년지대계이듯 과학기술도 마찬가지이다. 이 두 분야가 인재양성과 미래성장동력의 기반이 되는 핵심분야라는 문제의식을 분명히 하는 게 중요하다.
또한 왜 두 부처를 통합했는지 그 의미를 분명히 하는 것이 필요하다. ‘통합을 위한 통합’이 아니라 ‘시너지와 효율성을 위한 통합’이라는 점은 구체적인 정책수행을 통해 분명히 보여줘야 할 것이다.
부처통합이 제대로 이루어지려면 ‘산술적인 합’이 아니라 ‘유기적인 통합’이 되어야 한다. 제1차관과 제2차관이 관장하는 각각의 영역 간 업무조정과 연계가 활성화 될 때만이 교육과학기술부는 당초 부처통합이 의도했던 기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까지는 부처 내에서의 부서 간 장벽도 극복하기가 힘들었던 것이 사실이다. 앞으로 교육 차관 영역과 과기 차관 영역 간의 장벽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지는 교육과학기술부가 당면한 최대의 숙제이다.
복잡한 조직을 통합하다 보면 기존의 기능 중 누락되거나 축소되는 부분이 나타날 수밖에 없다. 이제는 그야말로 공평무사한 자세로 조직단위별 과업기술(Job description)을 다시 한 번 명백히 해야 할 때다.
시작도 해보지 않고 비판하거나 대안을 제시하는 것은 옳지 않다. 무엇보다 MECE적 관점에서 교육과학정책에서 중복과 누락이 없는지를 꼼꼼하게 따져보는 것이 급선무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