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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백헌 칼럼
송백헌의 어원산책
충남대학교 명예교수
[송백헌 칼럼] 충남대학교 명예교수
어원산책- 주먹구구
어떤 일을 계획하거나 계산 등을 할 때 어림짐작으로 적당히 처리하는 방식을 '주먹구구' 또는 '주먹구구식'이라고 한다.

지금은 전자계산기나 컴퓨터가 대량으로 보급되어서 어떤 일을 계획하거나, 집을 설계하거나, 수를 계산할 때 아무리 복잡한 것이라도 짧은 시간에 정확히 처리해 낼 수 있지만, 1960년대만 하더라도 주판이 아니면 일일이 수작업으로 설계하거나 계산을 해야만 했다. 당시에는 초등학교 2학년이 되면 구구단을 외우게 했는데, 당시 이 구구단을 못 외운 사람은 주먹으로 구구셈을 따졌다. 즉 주먹구구는 말 그대로 주먹을 쥐었다 폈다 하며 구구셈을 따지는 방식이다.

당시 주먹구구를 하던 방식을 예로 들어보자. 가령 7×9를 주먹구구로 따져 본다면, 우선 양쪽 손가락을 각각 7과 9를 셀 때의 모양으로 접는다. 그러면 한쪽 손은 접은 손가락의 3에 편 손가락이 2이고, 다른 손은 접은 손가락이 1에 편 손가락이 4가 될 것이다.

이때 편 손가락은 10단위에 해당하고, 접은 손가락은 1단위에 해당한다. 그리고 편 손가락(10단위에 해당)은 서로 더하고, 접은 손가락(1단위에 해당)은 곱한다. 그러면 편 손가락은 각각 2개와 4개이므로 양 손가락의 수를 더해서 6, 즉 60으로 계산한다. 그리고 접은 손가락은 3개와 1개이므로 서로 곱하면 3이 된다.

이렇게 해서 나온 60과 3을 최종적으로 더하면 63이 되어 맞는 답이 나오는 것이다. 다른 숫자를 가지고 따져 보아도 정확한 답이 나올 것이다. 주먹구구를 할 때에 5단 이하는 해당되지 않으며, 따라서 5단 이하는 암산을 할 수 있어야 한다.(박일환, 우리말 유래사전)

이와 같이 주먹을 쥐었다 폈다 하며 구구셈을 하는 방식은 매우 번거로울 뿐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 신뢰감을 주지 못한다. 이처럼 처음에는 계산을 하는 데 있어 치밀함이 부족하다는 점에서 유래된 주먹구구는 그 뒤 어떤 일을 계획할 때 정확성이 부족하여 신뢰감을 얻지 못하는 경우 등에도 주먹구구식으로 얼버무린다고 한다.
송백헌 칼럼 | 입력 : 08-03-24 오전 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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