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 학문 윤리교육 '방치'
윤리문제 도마에 오를때만 들썩...교육은 신경 안써
서울대 3월 개설 '진리탐구와 학문윤리'가 유일
국내 대학들이 학생들의 표절 관련 윤리 교육을 방치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신정아 전 동국대 교수의 학력 위조와 황우석 전 서울대 교수의 논문 조작 등 윤리 문제가 도마에 오를때 부산을 떨던 대학들이 정작 학생들의 윤리 교육에는 소홀한 것으로 나타났다.
4일 대학가에 따르면 국내 대학 중 윤리교과목을 개설한 대학은 서울대가 유일했다. 서울대는 올 1학기부터 '진리탐구와 학문윤리' 강좌를 처음으로 개설했다. 2006년 황우석 전 서울대 교수의 논문 조작 사건 이후 강좌 개설을 추진한 뒤 2년 만이다.
강의에서는 인문대(김명환), 생명과학부(이현숙), 수의대(우희종), 미대(김정희) 교수 등 단과대별 교수진이 각 연구분야에서 발생 가능한 표절 등의 사례와 표절 기준 등 연구윤리 위반에 대한 케이스 스터디와 모의재판 등 토론식 강의로 진행하고 있다.
또 학생들이 제출한 리포트는 국제 표절 기준에 맞춰 해당 연구분야 교수들이 문제가 되는 부분을 직접 첨삭한 뒤 돌려주는 등 학생들 스스로 표절에 대한 기준을 세우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학생들의 호흥은 예상 외로 컸다. 수강신청자가 강좌의 정원인 80명을 넘어섰고, 1학년부터 4학년까지 다양한 단과대 학생들이 수업에 참여하고 있다. 학생들은 표절에 대해 막연하게 "하지 말아야 할 것"으로 인식하고 있지만 구체적으로 표절 기준이 무엇이고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할지 모르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대는 이와 함께 학생들이 보고서나 논문 작성 시 준수해야 하는 '글쓰기 윤리지침'을 만들어 오는 2학기부터 배포할 계획이다. 지금까지는 보고서를 베껴 제출할 경우 해당 수업 교수 재량으로 학점 등의 불이익을 줬지만, 추후 처별 규정도 마련할 방침이다.
'글쓰기 윤리지침'에는 표절의 개념 정의와 표절 기준, 타인 저작물 인용 방법 등 학생들이 리포트나 논문을 쓸 때 윤리적으로 문제가 되는 것이 무엇인지를 자세하게 다룰 예정이다.
양호환 서울대 교무부처장은 "학교 차원에서 학생들에게 윤리 의식을 심어줄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면서 "그러나 당장 처벌 규정을 만들기 보다는 학생들에게 우선 학교의 의지를 알린다는 취지"라고 밝혔다.
서울대는 글쓰기 윤리지침 마련을 위해 수행한 연구조사에서 설문 조사 대상 학생의 상당수가 보고서 제출시 남의 글을 허락없이 베끼거나 온라인 사이트에서 구매한 글을 가져다 쓴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 보고서는 특히 이처럼 표절을 저지를 경우 제재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대부분 대학에서는 학문윤리를 가르치는 별도의 강좌를 찾기 힘들었다. 고려대와 연세대, 이화여대, 서강대, 경희대, 건국대, 아주대 등은 표절 방지를 위한 별도 강좌나 프로그램이 전무했다. 동국대는 신입생 중 지원자만 대상으로한 3주짜리 특강과 일부 글쓰기 강좌에서 표절 관련 교육을 한다는 게 전부다.
특히 경희대는 2007년 2학기 윤리 관련 강좌를 개설하기로 했으나 교과과정 개편 과정에서 강의 개설이 무산됐다. 고려대는 2006년부터 표절을 가리는 프로그램을 자체 개발해 운영하고 있으나 사용은 교수 재량에만 맡겨두고 있다. 이화여대는 리포트 표절 방지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으며 오느 2학기부터 도입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밖에 아주대는 경영대 신입생 입학시 '명예선언문' 선포 행사를, 한국항공대는 학교 홈페이지를 이용한 표절 교육이 전부였고, 한양대는 온라인 '리더십' 관련 강좌 중 한 챕터를 할애한 정도다. 이들 대학들은 강좌 개설이나 구체적인 학문윤리 교육 계획은 없었다. <대학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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