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간)대학 홈피 ‘구닥다리’
전공 소개·졸업생 현황 등 10년 전 자료 그대로
서강대 98학번으로 이공계 출신인 고경윤씨는 얼마 전 모교 인터넷 홈페이지를 방문했다가 화들짝 놀라고 말았다.
과(科)의 최신 동향을 알고 싶고 요즘 후배들의 일상도 궁금해 모교 홈페이지를 찾았는데, 자신이 1998년도에 입학할 때 안내 책자에 있던 전공 소개 글이 10년이 지난 지금도 거의 그대로 홈페이지에 실려 있었기 때문이다. 고씨는 "다른 전공도 마찬가지겠지만 특히 자연과학과 공학의 경우에는 학문 발전이 급격히 이뤄진다"며 "10년 전 정보를 그대로 게재한 것은 학교측의 무성의를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개탄했다.
학교 홍보 및 정보 전달의 주요 창구인 각 대학 홈페이지가 겉치장만 화려할 뿐 정작 재학생과 졸업생, 고3 수험생들이 필요로하는 전공 소개와 진로 현황 등은 부실하기 짝이 없어 상당수가 '구닥다리 홈피'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본보 취재 결과 해마다 적지 않은 예산을 투입해 홈페이지 개선 작업을 벌이는 서울 소재 유명 대학들조차 1990년대 자료를 그대로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서강대 홈페이지 화공생명공학과 전공소개란의 졸업생 진로현황표에는 1993년도까지의 졸업생 현황만 소개돼 있었다. 이 학과 졸업생 120명 중 44명이 본교를 포함한 대학원에 진학했고 55명은 화학공학 관련 전공 직종에 취업했으며 ROTC 장교로 8명이 임관했다는 내용이다. 2008년도 재학생들에게 무려 15년 전 선배 졸업생들의 취업 현황을 참고하라는 어처구니없는 안내였다. 수학과 홈페이지의 경우도 2002년 2월까지의 졸업생 현황만 올라와 있었다.
고려대 홈페이지도 마찬가지다. 일어일문학과의 경우 '1999년도 1학기부터 학부제를 실시함에 따라 신입생들은 한국·동양어문학부로 1학년을 보낸 뒤 2학년 1학기부터 학과를 결정하게 된다'고 소개돼 있다. 그러나 한국·동양어문학부는 이미 수년 전 국제어문학부로 바뀐 상태다. 독어독문학과는 어처구니없게도 '2000년을 맞이하는 현 시점에서'라는 문구를 사용하고 있다.
연세대는 천문우주학과의 경우 "과학기술부 지정 우주망원경 연구단 발족과 최근 KVN 프로젝트의 주연구기관으로 선정됨에 따라…"라고 해당 학과를 소개하고 있지만 우주망원경 연구단은 1997년 발족됐으며, KVN 프로젝트도 2001년 선정된 바 있어 오래 전 일을 최근 사례처럼 나열하고 있다.
고려대 관계자는 "단과대 홈페이지의 경우 해당 부서나 학과에서 관리하기 때문에 얼마나 자주 업데이트하고 있는지 모른다"며 "학교 당국에서 일일이 체크하기 어려운 노릇"이라고 말해 무신경을 드러냈다. (국민일보)
한국대학신문 | 입력 : 08-04-14 오전 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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