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간)‘교육자율화’ 들끓는 여론에 부담
각 교육청 ‘자체 규제’...민선 교육감 출마 앞두고 여론 의식
국민적 우려를 낳았던 ‘0교시 수업’과 ‘우열반 편성’이 당장 현실화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교육 자율화’ 질주에 당혹한 교육청들이 ‘자체 규제’라는 브레이크를 걸고 나섰기 때문이다. 50년 만에 교육부로부터 권한을 갑작스레 이양받은 부담과 들끓는 부정적 여론을 의식한 결과로 분석된다.
17일 전국 16개 시·도부교육감회의의 분위기는 초반부터 ‘0교시 허용’과 ‘우열반 편성’에 부정적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충남 김홍진 부교육감은 “0교시 수업과 관련해 일부 찬성 의견이 있었으나 완강한 편은 아니었다”며 “학생들의 건강권 침해 문제가 있기 때문에 다같이 의견을 모았고 최종적으로 소수파도 동의했다”고 말했다. 충북 김효겸 부교육감은 “우열반은 수업효과는 있지만 성적순으로 나누는 데 문제가 많고 반대의견도 적지 않아 함부로 접근할 수 없다는 입장에 전체적으로 동의했다”고 밝혔다.
자율화 방침 이후 열린 첫 전체회의에서 시·도교육청들이 이처럼 조심스러운 의견을 내놓은 배경에도 관심이 쏠린다.
한 부교육감은 “교육현장의 학교가 무리하게 추진하지 않게 하기 위해 기본방향을 설정했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교육계는 ‘의외’라는 반응이다. 김정명신 ‘함께하는 교육시민모임’ 공동대표는 “이번 정책이 학교현장에 가져올 파급효과에 대해 교육청들이 인지한 것 같아 천만다행”이라면서도 “이미 넘어온 권한을 처음부터 무리하게 적용하지 않으려 조심스러워 하는 부분도 있지 않았겠느냐”는 해석을 내놨다.
여기에는 각 지자체들이 7월 교육감 직선을 앞두고 있는 점도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공정택 서울시교육감을 포함해 현직 교육감이 민선 교육감 후보로 출마하는 상황에서 여론을 등지는 모험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게다가 초·중등 업무를 각 교육청이 모두 이양받는 상황에서 교육청이 잘못된 결정에 대한 책임도 고스란히 져야 하는 부담도 무시할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같은 교육청들의 ‘자체 규제’가 얼마나 지속될지는 예측 불허다.
한만중 전교조 정책실장은 “정부는 교육자율화 3단계를 통해 궁극적으로 학교 정보공시를 통한 학력결과 공개, 학교선택권 보장 등을 통해 각 학교를 경쟁시키려는 목적”이라며 “당장은 교육청들이 여론의 역풍을 의식해 ‘구속력 없는 규제’를 하겠다고 나섰지만 결국 교육자율화를 통해 학생들만 경쟁에 내몰리는 체제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경향신문)
한국대학신문 | 입력 : 08-04-18 오전 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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