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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학생문제 개선은 되고 있지만‥"

대학들이 장애 학생 문제 개선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지난 20일 ‘장애인의 날’을 맞아 대학들은 장애학생과의 거리 좁히기에도 나섰다. 그러나 아직 개선이 요구되는 부분도 적지 않은 게 현실. 관계자들은 장애 학생 문제 개선에 대학과 정부가 보다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장애 학생 문제 개선에 나서는 대학들

▶대학들이 장애인의 날을 맞아 장애학생들과의 거리좁히기에 나섰다. 지난 16일 이현청 상명대 총장(사진 맨 왼쪽)이 시각장애학생과 함께 캠퍼스를 걸어보고 있다.

“장애가 학습 방해 요소로 작용한다는 말은 우리 학교에서는 변명에 불과하다. 도우미 학생들이 필기·강의실 이동 등 수업과 관련된 부분에서 헌신적인 도움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숭실대 사회복지학과 4학년에 재학하고 있는 이창순씨는 학내 장애 학생 문제를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전신장애 학생인 이씨는 신입생 시절인 2005년 장애인 최초로 공중파 방송프로그램 진행을 맡기도 했다. 이씨는 3년 넘게 대학 생활을 하면서 장애 학생 문제가 하나 둘 개선되고 있다는 사실에 만족감을 표했다. 최근 개소한 장애학생지원센터에 대해 “입학 당시부터 장애 학생이 쉴 만한 공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어 학교 관계자께 말씀드렸다. 방 하나만 줘도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센터까지 만들어 줘서 고맙다”고 밝혔다.

숭실대처럼 대학들이 장애 학생 문제 개선에도 적극 노력하고 있다. 대학이 장애 학생을 외면한다는 것은 ‘옛말’. 이는 1995년 ‘특수교육 대상자를 위한 대학 입학 특별전형’이 실시된 이후로 대학에 진학하는 장애 학생들이 증가하자 대학들로서도 장애 학생 문제를 더 이상 외면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대학들은 장애학생지원센터·장애인 전용주차장 등 장애 학생들을 위한 별도의 시설을 개설, 운영하거나 수업도우미 배치 등 학습 및 생활 편의를 돕기 위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 장애 학생들과의 정기 간담회를 통해 장애 학생들의 건의사항 수렴에도 적극 노력하고 있다.

연세대는 27명의 장애 학생들을 위한 장애학생지원센터(이하 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센터는 지체장애 학생들을 위한 새움터와 시청각장애인을 위한 아름터로 구성돼 있다. 새움터에는 침대·세미나실·전동휠체어가 구비돼 있으며 아름터에는 독서확대기·점자프린터기 등이 갖춰져 있다. 또한 센터는 현재 장애인 주차구역 지키기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9명(특별전형 인원만 해당)의 장애 학생이 재학 중인 경희대는 콜서비스와 바로처리실을 두고 있다. 콜서비스는 중앙도서관에 직접 방문하기 어려운 장애 학생을  위한 것으로 담당직원이 장애 학생을 직접 방문, 도서를 대출 또는 반납해 주는 서비스다. 바로처리실은 장애 학생의 애로사항이나 요구사항을 원스톱으로 처리해 주고 있다.

이번 ‘장애인의 날’을 맞아 장애 학생 문제에 본격적으로 관심을 가진 대학들도 있다. 고려대는 지난 16일 개교 이래 처음으로 교내 장애 학생들과의 간담회 자리를 마련했다. 고려대는 이번 간담회에서 장애 학생들에게 △장애 학생 멘토링 제도 △장애 학생 도우미 뱅크 △장애 학생 지원 관련 동아리 발굴 등을 약속했다.

상명대 역시 지난 16일 ‘총장-장애 학생 만남의 시간’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는 장애 학생들의 고충·도우미 제도·장애인 쉼터 등에 대한 폭넓은 의견이 교환됐다. 이현청 총장은 "장애 학생들과의 만남을 통해 그동안 그들이 느껴 온 어려움을 다시 한 번 알게 됐다"면서 "앞으로도 정기적인 만남을 가져 장애 학생들이 불편함이 없도록 교내환경을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개선 요구 사항도 ‘여전’

휠체어를 타고 이동하는 연세대 장애 학생들은 종합관 같은 곳에 오면 마음이 무거워진다. 유동인구가 많아 이동하는 일이 만만치 않기 때문. 더군다나 엘리베이터도 하나뿐이라 사람들이 몰리는 시간에는 이동하기가 매우 힘들다. 한 장애 학생은 "장애 학생들을 배려한 자동문이 있는 경우도 일반 학생들이 먼저 이용하기 일쑤"라면서 "아예 장애 학생들을 위한 시설이 없는 곳도 있어 (그런 건물에서 진행되는)전공 선택을 못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대학들이 장애 학생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아직 미흡한 부분도 적지 않다는 게 관계자들의 말이다.

연세대 장애인권동아리 게르니카의 공령리(사회복지·3) 회장은 “시설적인 부분은 많이 개선됐다. 하지만 수업 때 소프트웨어적인 측면이 많이 문제된다”면서 “예를 들어 시청각장애 학생의 경우 도우미 학생이 대필을 해 주고 있지만 같은 전공 학생이 도우미를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강의내용을 제대로 이해해 정리해 주지 못한다”고 말했다.

장애학생지원센터에 전담직원이 없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공령리 회장은  “센터의 경우 전담 직원이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 실제 업무는 대학원생들이 하는데 조교는 학기마다 바뀌고 전문적이지 않다”고 밝혔다.

또한 시민단체에서는 장애 학생에 대한 정부의 미온적인 태도를 꼬집고 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조경미씨는 “교과부의 평가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각 대학들은 장애 학생들의 실제적 요구를 귀담아듣기보다는 평가에만 급급해 법령을 지키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장애 학생 문제를 대학이 전적으로 책임지기는 무리라는 게 대학관계자들의 입장. 비용부담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한 대학 관계자는 “장애 학생을 위한 교육에는 많은 비용이 든다”며 “국가에서 재정적인 부분에 있어 실질적인 도움을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성민·나재민·민현희 기자 news@unn.net>

정성민 기자 (bestjsm@unn.net) | 입력 : 08-04-21 오전 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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