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 자율화하겠다는 거야, 말자는 거야?"
대교협, “교육부 대입자율화 개정안 거부”…자율 역행 요소 많아
정부가 대학입시 업무 이양을 위해 입법예고한 관련 법령 개정안이 자율화 취지에 어긋나는 독소조항을 담고 있어 대학들이 반대하고 나섰다. 실질적인 자율화 기대에는 못 미쳐 “예전처럼 하려면 뭣 하러 자율화 하느냐”는 볼멘소리까지 나온다.
전국 4년제 대학 총장 협의체인 한국대학교육협의회(회장 손병두 서강대 총장)는 지난달 30일 손병두 서강대 총장이 회장으로 취임한 이후 첫 이사회를 열어 교육과학기술부가 대입 업무 이양을 위해 입법예고한 관련 법령 개정안에 이의신청을 제기하기로 결정했다.
대입 업무를 이양 받는 대교협이 대입 자율화와 관련된 입법예고안에 이의를 제기하고 나선 것은 우선 자율화 취지에 어긋나는 독소조항들이 여전히 많다는 지적 때문이다. 대표적인 조항이 대교협법에 신설된 ‘제18조3(대학입학전형시행계획 심의 등)’과 ‘제18조4(대학별 고사에 대한 심의 등)’이다.
이사회에 참석한 대학 총장들은 교과부가 기존에 행사해온 대학별 전형 심의 및 시정요구 권한과 대학별 고사 심의 권한을 폐지하지 않은 채 단지 주체만 교과부에서 대교협으로 바꾼 것은 실질적인 자율화에 역행한다는 데에 의견을 모았다.
대교협 관계자는 “기존에 교과부가 하던 역할을 대교협이 해줬으면 좋겠다는 의미인데 논리가 안 맞다. 똑같이 하려면 무엇 때문에 자율화를 하느냐”며 “자율화 취지에 맞게 대학에 맡겨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사회는 또 대학입학전형시행계획 발표 시기를 대교협법과 전문대협의회법에 규정한 것도 법체계 상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고등교육법 시행령에 규정해도 될 것을 굳이 법률에 둘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더욱이 2010학년도 입시의 경우 오는 8월 말까지 기본계획을 수립·공표하려면 6월 말까지는 기본계획을 수립해 의견수렴과 이사회 의결 등을 거쳐야 하지만 18대 국회 일정상 통과 시기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대교협은 또 입시업무를 이양하는 데 따른 후속 지원책이 전무하다는 것도 공식적으로 제기하기로 했다. 대교협 관계자는 “대입 자율화로 인한 지방대학의 위기의식이 상당하고 대학마다 입장도 제각각인데, 이를 조정하는 창구와 공교육까지 아우르는 전문 연구인력도 필요하다”며 “입시 업무만 달랑 넘겨줄 게 아니라 이에 필요한 예산도 함께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교협은 대학 입학처장들의 의견을 수렴해 다시 한 번 이사회 논의를 거친 후 교과부에 정식으로 이의신청을 제출하기로 했다. 교과부는 오는 6일까지 입법예고안에 대한 의견을 수렴한 후 6월 임시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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