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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달선 인덕대학 학장 "전문대 수업연한 자율화 급선무"
‘작지만 강한대학’···학생들 자부심 느끼게 만들 것

인덕대학은 1971년 산업디자이너를 양성하는 우리나라 최초 2년제 전문교육기관으로 출발해 80년대 후반 공학계열 육성정책에 맞춰 현재 예능·공학·인문사회 3개 계열 23개 학과를 둔 종합 전문대학으로 성장했다.

윤달선 학장은 이 같은 성장세를 더욱 끌어올리고자 지난 2월 29일 인덕대학 학장으로 오게 됐다. 한양대 부총장을 지내면서 지금의 한양대가 있기까지 많은 기여를 한 인물이라 안팎에서 기대가 크다.

부임한지 두 달 보름이 지난 지금, 윤 학장은 ‘CEO형 학장’으로서 서번트 리더십을 통해 인덕대학을 명문대 반열에 올리겠다고 밝혔다.




■ 인덕대학으로 오게 된 이유는. 평소 인덕대학과 인연이 있었나.

“전혀 없었다. 한양대 부총장으로 있다가 인덕대학에 오니 어떤 사람들은 내가 인덕대학과 특별한 관계가 있는 사람인 줄 알더라. 학장을 공모하기에 지원을 했는데 지원하면서도 되리라고는 생각도 안했다. 다만, 교회에서 아침마다 ‘하나님이 가라는 곳으로 가겠다’고 기도했는데 하나님께서 정해주신 것 아닌가 싶다. 사실 한양대에서도 내가 해야 할 일이 많았다. 연락 받고도 고민하다가 결정했다. 가겠다고 하니 김종량 한양대 총장께서 ‘다시 생각해볼 수 없느냐’고 말리시더라. 어떤 분은 ‘내년 2월이 정년인데 왜 굳이 고생을 사서 하느냐’고도 말했다. 하지만 인덕대학에 내가 반드시 해야 할 일이 있다고 생각해 오게 됐다.”


■ 취임한 지 두 달이 넘었는데, 인덕대학에 와보니 어떤가.

“한 마디로 가족 같은 분위기다. 일을 해나가는데 전혀 생소하지 않고, 두 달 동안 ‘인덕맨’으로 정착하는데 교수님들이 많은 도움을 주셨다. 오자마자 교수 5명 직원 2명으로 TF를 구성해 발전 계획을 구상했다. 발전계획을 수행하는 방법으로는 ‘서번트 리더십’을 발휘할 생각이다. 이런 마음가짐을 가지니 저절로 일이 풀리더라. 은봉관도 그동안 시공사가 바뀌는 등 우여곡절이 많았는데 일이 잘 풀렸다. 인덕대학에 온 지 한 달도 안 되어서 IBK기업은행이 발전기금 7억5000만원을 내놓기도 했다. 작은 대학의 어디를 보고 은행에서 이런 거액을 내놓겠나. 여기에다가 구성원들도 잘 협조해줘서 일할 맛이 난다. 이런 일들은 하나님이 잘하라고 은혜를 베푸신 것이라 생각한다.”


■ 학생을 고객으로 봐야 한다는 견해, ‘CEO형 총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인덕대학에 와서 교수님들에게 ‘우리 존재 이유는 첫째도 둘째도, 그리고 셋째도 학생’이라고 말했다. 전문대 학생들은 사실 종합대학 콤플렉스가 있다. 하지만 공부하는 모습이나 활동하는 모습 보면 참 밝다. 이런 아이들을 실망시키지 않는 게 사명이라고 생각한다. 인덕대학은 학생이 행복한 대학이 될 것이다. 군대 갔다 온 아이들이 예전 노트로 수업 듣지 않도록 교수님들이 노력하게 만들 거다. 학생들을 위해 봉사하도록 직원들도 힘써야 한다. 그래서 교수 연수, 직원 연수 계획도 모두 짜 놨다. 교수는 교수법·교재 개발 워크숍을 열겠다. 직원도 마찬가지로 1인 3역 봉사하도록 이끌 생각이다. 학생과 함께 또 하나 고객은 지역 주민이다. 지하 주차장, 운동장, 강당을 개방하고, 지역 주민 눈높이 맞는 콘텐츠 개발해 지역 주민도 인덕대학에 스스럼없이 찾도록 하겠다.”


■ ‘콤플렉스’라고 하셨는데, 전문대가 4년제 대학에 비해 차별이 심하다고 생각하나.

“전문대는 고등교육 재정 3조5000억 중 7%밖에 지원을 못 받는다. 4년제 대학이 93%를 가져간다는 이야긴데, 이건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여기에다 4년제 대학이 전문대 영역까지 침범하기 시작해 정당한 경쟁을 하지 못하고 있다. 4년제는 연구중심으로, 전문대학은 직업교육 중심으로 가야 옳다. 정부가 전문대를 살리려면 전문대에 대한 지원을 늘리고, 관련 규제들을 풀어야 한다. 우리 학과 중에 만화영상애니메이션과가 있다. 2년 동안 만화 한 과목 가르치기 힘든데, 영상과 애니메이션까지 가르치기엔 더더욱 힘들다고 교수님들이 하소연한다. 전문대학은 현재 2년 내지는 3년 과정이다. 이걸 1년에서 5년으로 수업연한을 자율화해야 한다. 1년 과정은 준전문, 2년은 전문학사, 3년 준학사, 4년은 학사, 5년은 건축 분야 등으로 폭을 넓혀야 한다. 이명박 대통령이 우선 수업연한자율화부터 풀어줘야 한다.”


■ 그렇다면 이런 차별을 어디서부터, 어떻게 개선해야 하나.

“우선 전문대학의 사기부터 올려야 한다. 인덕대학 슬로건을 ‘더 프라이드 오브 인덕’이라고 한 것도 이런 이유다. 잠재력은 높은데 개발이 안 된 채 잠자고 있다. 인덕대학 교수 중에는 4년제에서도 중상위 랭크에 속할 정도로 유능한 교수들이 많다. 예를 들어 김종부 메카트로닉스학과 교수가 쓴 책은 중국북경지질대학교에서 교재로 쓰이고 있을 정도다. 이런 분들은 대접 받아야 한다. 비단 교수 뿐 아니라 아이들, 직원들도 모두 경쟁력이 숨어있다. 하지만 전문대라는 이유 하나 때문에 평가절하 됐다. 지난달 전문대학 학장 연수에서 김정길 전문대협의회장이 이런 불평등을 고쳐야 한다면서 4년제 대학교와 마찬가지로 ‘대학’대신 ‘대학교’를, ‘학장’ 대신 ‘총장’을 사용토록 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전문대학을 뜻하는 영문 명칭도 ‘College’ 대신 ‘College University’로 하자고 하시더라. 전문대의 위상부터 강화해야 한다는 이야기였다. 차별은 이런 것부터 고쳐야 한다고 생각한다.”


■
인덕대학의 최우선 과제는 무엇인가.

“우선 ‘제2의 창학’을 위한 미래비전을 수립하는 것이다. 인덕대학은 10년 전 전문대학 쪽에서 최상위권에 속했다. 디자인 관련 학과 등 유명한 과들이 많았고, 스타 교수들도 많았다. 하지만 최근에 좀 주춤했던 게 사실이다. 그래서 모두 ‘다시 도약하자’고 다짐했다. 엄청난 도전이지만 해야 할 일이다. 대학 구성원들의 성과 목표를 제시하는 일도 필요하다. 구성원들은 특성화 분야에 대한 통찰력을 지니고 학과 운영 계획을 수립하고, 성과를 분석해야 한다. 구성원들에게 수행목표를 가지도록 독려할 계획이다. 아울러 대학행정정보시스템(대학ERP)을 구축해 행정 능력의 효율성 제고도 인덕대학의 시급한 일 중 하나다.”


■ 앞으로 할 일이 많으실 것 같다. 인덕대학의 향후 비전에 대해 말해 달라.

“기술교육 중심의 대학에 대한 정체성을 확보하고, 명문 인덕으로서의 자부심을 회복하는 게 바로 비전이다. 그러려면 우선, 성과를 내야 한다. 잠재력 있는 구성원들과 함께 학문연구중심의 커리큘럼을 산업사회가 요구하는 현장 중심의 커리큘럼으로 변화하도록 유도할 예정이다. 그리고 성과를 바탕으로 산업계에 필요한 인재를 육성하겠다. 그러면 인덕의 브랜드 가치가 올라갈 것이다. ‘작지만 강한 대학’이라는 모토를 지니고 4년제 대학보다 자부심을 느끼도록 인덕을 명문으로 끌어올리겠다. 이런 비전을 이루기 위해서 교직원이 하나가 되어 협력하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 어려움 있으면 서로 대화하고, 힘들다고 부정적인 태도를 보이지 않고 긍정적으로 일해야 한다. 백짓장도 맞들면 낫다는 이야기가 있지 않나. 무엇보다 구성원의 협조와 화합이 중요하다. 학장으로서, 구성원들의 이런 생각들을 충분히 받들어 학교를 키워 나가겠다.”


윤달선 학장은...한양대 수학과, 한양대 대학원 수학과 석사, 단국대 수학과 박사를 거쳐 미국 UCLA대학 교환교수, 대한수학회 이사, 한양대 자연과학대학장, 한양대 부총장을 역임했다. 좌우명은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이다.

<대담 홍남석 본사 대표이사/ 사진 한명섭 기자/ 정리 김기중 기자>

김기중 기자 (gizoong@unn.net) | 입력 : 08-05-19 오전 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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