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18대 총선을 치루면서 ‘폴리페서’가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그동안 선거철만 되면, 그리고 정권이 바뀔 때마다 이 문제가 사회적인 이슈로 등장했지만 이번 경우는 어느 때보다도 자성의 목소리도 높았다.
아예 논쟁의 불씨를 없애기 위해 18대 국회에서 폴리페서를 규제하려는 입법 움직임도 있어 그나마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국회의원 3선, 재선에 성공한 눈치 빠른 폴리페서들 중에는 이미 대학에 사직서를 내거나 낼 준비를 하고 있다.
이미 정치에 발을 들어놓고 있는 폴리페서들도 무언의 압력을 받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그런데 정치에 입문도 하지 못하고 폴리페스 논쟁의 불씨를 지폈던 김연수 서울대 체육학과 교수는 대학 내에서 징계가 한참 논의되고 있는 와중에 자성은커녕 다시 지역구 한나라당 당원협의회 위원장직을 맡아 폴리페서 논란을 재점화시켰다.
이유야 어떻든 교수신분으로 정치에 발을 담그고 있으면서 학생들의 교육에 지장을 초래하는 것은 전형적인 폴리페서의 행태다. 우리사회에서 이런 폴리페서는 이제 없어져야 한다.
폴리페서는 말 그대로 교수직과 정치인을 공유하는 ‘정치교수’를 의미하지만 모든 폴리페서가 우리 사회의 지탄의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다.
전문 인력 풀에 한계가 있는 우리나라 정당은 물론, 대선주자들이 대학교수를 정책 자문역이나 보좌역 등으로 다양하게 활용하는 것은 교수들의 전문적인 식견을 현실에 반영한다는 의미에서 오히려 바람직하다.
전문 인력 풀이 풍부한 구미 선진국에서도 이미 보편화됐다. 사회 각 분야를 깊이있게 연구하는 교수들이 연구만으로 부족해 직접 정치에 뛰어 들거나, 정부 해당부처에 들어가 이러한 현실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은 긍정적으로 평가받아 마땅하다.
문제가 되는 것은 교수직을 지니면서 장기간 현역 정치인 또는 공직자로 양다리를 걸치는 경우다.
그리고 교수직을 가지고 있으면서 학생을 위한 교육보다는 입신출세를 위해 선거철이나 정권이 바뀔 때마다 이당 저당 정치권을 들락날락하는 기회주의적 폴리페서들이 지탄의 대상이다.
아울러 개중의 대학들이 학생들의 교육문제는 안중에도 없고, 정관계에 줄을 되기 위해 폴리페서를 문제 삼지 않거나 오히려 예우하는 경우가 더욱 한심스러운 작태다.
우리 대학사회에서 폴리페서가 많이 늘어난다는 것은 박사급 고급인력의 일자리를 줄이는 결과를 초래해 사회적으로도 문제가 될 수 있다.
그리고 장기간 교수직을 휴직상태로 유지하면서 그 자리에 시간강사를 쓰는 것은 고급인력의 고용불안뿐만 아니라 대학교육의 질도 저하시킨다.
학생들의 학습권을 침해하는 것은 물론이다. 학생들은 교수를 보고 진학을 하고, 특히 석, 박사과정의 경우는 교수를 쫓아 대학원에 진학한다. 하지만 그 교수가 폴리페서가 된다면 학생들의 장래 진로에도 크게 영향을 미치게 된다.
교수가 정치인이 되거나 고위공직자로 임명돼 대학과 학생을 뒤로 하고, 장기간 휴직상태에 있다가 그 역할이 끝나면 학생교육이나 연구 등에 아무런 실적도 없이 쉽게 바로 대학으로 돌아갈 수 있는 풍토는 교육적으로나 사회적으로 바람직하지 않다.
또한 각종 선거에 입후보하거나 단기간의 공직에 임명되는 경우는 대학운영과 학생의 교육에 지장이 초래되지 않도록 반드시 일정기간 휴직을 한다.
당선이 되어 정치인으로 입문을 하거나 공직에 장기간 임명되는 경우는 일정기간은 휴직을 허용하더라도 그 기간이 길어지면 사직으로 바꾸는 풍토를 만들어야 폴리페서에 대한 논란이 사라질 것이다.
이제 18대 총선을 치루면서 폴리페서 문제에 대한 공감대도 많이 형성되었고, 국회에서 입법 조치도 단행될 것으로 기대된다.
각 대학들 나름대로 학칙 등을 통해 폴리페서의 폐단을 최소화하려는 움직임도 보인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폴리페서라고 불리우는 교수들이 국가, 대학, 후학 그리고 교육수요자인 학생들을 위해 양식있는 길을 택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