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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교협 사무총장에 MB맨 앉히나?
4일 이사회, ‘현직 교직원 지원 가능’ 정관 개정 결의
“선거 도운 특정교수 앉히기 위한 수순 아니냐” 의혹

한국대학교육협의회(회장 손병두 서강대 총장)가 4일 임시 이사회를 열어 김영식 사무총장의 사표를 수리하고, 현직 교직원은 사무총장이 될 수 없도록 한 정관을 개정하기로 결의했다. 대교협이 돌연 사무총장 지원자격을 완화한 것을 두고 교육계 안팎에서 나돌던 소문처럼 이명박 대통령의 선거를 도운 특정 교수를 사무총장에 앉히기 위한 수순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대교협은 이날 오전 서울 프레지던트 호텔에서 이사 23명 중 18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138차 이사회를 열고, 지난달 26일 제출된 김 사무총장의 사표를 수리하고 후임 사무총장 선출을 위한 정관 개정 방안을 논의했다.

손 회장은 이사회가 끝난 뒤 기자회견에서 “김 사무총장의 사표를 의원면직 사유로 승인하기로 했다”며 “그 동안의 관행을 깨고 새로운 조직으로 태어나기 위해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자’는 취지에서 (사표를) 수리했다”고 말했다.

손 회장은 이어 “대교협이 시대 변화에 맞게 정말 자율적인 협의체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과거 관행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며 “신임 사무총장 선출에 보다 많은 인재가 지원할 수 있도록 문호를 개방한다는 취지에서 정관 개정안을 총회에 상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사회는 사무총장 지원 자격 가운데 ‘현직 교직원이 아닌 자’라는 제한 규정을 삭제해 현직 교수도 사무총장이 될 수 있는 길을 텄다. ‘대학 행정이나 교직 경험이 있는 자’라는 부분도 ‘이에 상응하는 능력이 인정되는 자’로 확대했다.

과거처럼 공개모집 방식으로 사무총장 후보자를 모집하되 대교협 이사 3인 이상의 추천서를 받아야만 사무총장에 지원할 수 있었던 기존 방식을 바꿔 이사 추천 없이도 본인이 원하면 이력서, 자기소개서, 업무수행 계획서만으로 총장직에 응모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금까지 대교협 이사진에만 공개했던 공모절차를 인터넷 등 외부에도 공개한다. 현재 4년인 사무총장 임기는 임원과 동일하게 2년으로 바뀌되 연임 횟수에는 제한을 두지 않기로 했다. 연임의 경우 공개모집 절차를 거치지 않고 이사회 의결을 거쳐 승인하기로 했다.

‘현직 교직원 사무총장 지원 허용’은 과거 두 차례나 제기됐으나 대학 평가 등 개별 대학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업무 특성상 중립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이유로 부결된 바 있다. 이에 대해 손 회장은 “중립성 문제라면 대교협 회장도 특정 대학 총장이 맡으면 안 되지 않느냐”라며 “과거 사무총장 중심으로 돌아가던 대교협의 운영 시스템을 이사회 중심으로 바꿀 예정이기 때문에 문제되지 않는다”고 답했다.

대교협은 이번 주 중 198개 회원 대학에 서면으로 정관 개정안에 대한 찬반 의견을 물어 가결되는 대로 곧바로 사무총장 공모 절차에 들어갈 예정이다. 재적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정관을 개정할 수 있다.

그러나 사무총장 지원자격을 현직 교원으로까지 확대하는 방안은 최근 외부에서 나돌던 ‘사무총장 내정설’을 뒷받침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어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전임 김 사무총장이 임기를 2년이나 남기고 돌연 사표를 제출하자 대교협 안팎에서는 이 대통령 선거를 도운 대학 교수를 사무총장에 앉히기 위해 청와대와 교육과학기술부가 김 사무총장의 사퇴를 압박했다는 의혹이 일었다. 손 회장은 “그런 소문과 전혀 관련이 없고 외압을 받은 사실도 없었다는 것을 분명하게 말씀드린다”며 외압설을 전면 부인했다.

최근 대교협 사무총장에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는 백순근 서울대 교수 역시 이날 전화 통화에서 “관심을 표명한 적도 없고, 내 이름이 거론된다는 것도 처음 듣는 사실”이라며 내정설을 부인했다. 백 교수는 이 대통령이 후보 시절 정책자문을 맡았고, 지난달 출범한 대통령 미래기획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백 교수는 그러나 “공개모집 공고가 나면 그때 가서 어떤 업무와 역할이 필요한지 살펴본 뒤 지원 여부를 생각해 보겠다”고 말해 사무총장 공모 지원 가능성은 열어뒀다. 백 교수는 “교육개발원과 교육과정평가원에서도 근무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입학 관련 업무 비중이 어느 정도 되고, 얼마만큼 바꿀 수 있는 권한이 있는지 등을 관심있게 보지 않겠느냐”며 “아직은 의사를 표명할 단계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대교협은 대학 자율화에 수반되는 책무성과 윤리성을 위해 대학 입학전형 기본계획을 조정하는 대학입학전형위원회와, 대학의 책무성을 판단하는 대학윤리위원회를 신설하기로 했다. 이사회는 이와 함께 사무총장과 임명과 관련해 교과부 승인을 받아야 하는 현행 규정을 보고로 바꾸는 방안을 교과부에 건의키로 결정했다.

권형진 기자 (jinny@unn.net) | 입력 : 08-06-04 오후 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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