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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들, "대학 내 인간관계 위계적"
“(대학) 선배들이 선배를 만나면 '안녕하세요'가 아니라 '안녕하십니까'로 인사하라고 가르쳐줬다. 다른 곳에 가서도 습관적으로 그렇게 말했다가 '여기가 군대냐'라고 지적받은 적이 있다.”

대학 내에 군대문화·집단문화가 만연하며 이로 인해 우리나라 대학생들의 과반이 대학 내에서 인간관계가 위계적이라고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권인숙 명지대 교수와 나임윤경 연세대 교수 등으로 구성된 프로젝트 연구팀이 지난해 9월부터 지난 5월까지 전국 25개 대학 207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체 학생의 69.1%가 학생들 간 모임에서 강제로 술을 먹어본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전체 학생의 80.4%는 새벽까지 이어지는 술자리를 경험해봤다고 답했다.

또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학생의 35.6%가 언어 폭력과 단체 기합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특히 예체능 계열 응답자의 경우 64%가 단체 기합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연구팀은 이 같은 현상의 원인을 대학문화에 깊이 뿌리내리고 있는 군대문화와 군사주의·집단주의 문화에서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남학생 56%와 여학생 53%가 “대학에서 학생들 사이의 인간관계가 위계적이라고 느낀 적이 있다고 답했다”면서 “나이·학번·성별 등에 따른 위계적이고 서열화된 유사 군대문화를 일상적으로 경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의 객관성을 위해 우리나라와 동일한 징병제 국가이면서 정치경제적·사회문화적으로 거의 유사한 대만 대학생들의 의식조사를 비교했다. 연구팀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대학생의 과반수가 대학 내 인간관계가 위계적이라고 답한 데 반해 대만 대학생들의 경우 9.2%만이 ‘그렇다’고 답했다.

이 같은 차이에 대해 연구팀은 대만은 거의 모든 학생들이 졸업 후 군대에 가지만 우리나라는 대학 재학 중에 군대에 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대만의 경우 군대문화가 대학문화에 이식될 경로가 거의 차단돼 있다”며 “반면 우리나라는 대학 재학→입대→복학이라는 순환을 통해 위계적이고 폭력적인 군대문화가 끊임없이 유입되고 확대 재생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연구팀은 조사 결과를 토대로 지난 5일 인권위원회 배움터에서 “전국 실태 조사 : 대학은 군대다”를 주제로 공청회를 열고 대학 내 군대 및 폭력문화 개선 방안을 모색했다.
정성민 기자 (bestjsm@unn.net) | 입력 : 08-06-05 오후 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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