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학신문 홈 > 뉴스 > 문화

목록
프린트 스크랩
송백헌 칼럼
송백헌의 어원산책
충남대학교 명예교수
[송백헌 칼럼] 충남대학교 명예교수
좌익(左翼)
‘좌익’이란 글자대로 직역을 하면 왼쪽 날개를 뜻하지만 원래는 급진적이고 과격한 언행을 하는 정치세력을 지칭하는 말이다. 이 말이 우리나라에서 본격적으로 유행하기 시작한 것은 조국해방 이후 사상적으로 좌우가 대립되면서부터였다고 보아야 옳다.

당시 우리나라는 자본주의 체제를 옹호하는 보수집단과 이를 반대하고 사회주의 내지 공산주의 체제를 옹호하는 집단이 극도로 대립했는데 당시에 보수진영을 ‘우익’이라 한 반면에 진보적인 진영을 ‘좌익’이라 지칭하면서 좌익하면 급진적이면서 일사불란한 집단행동은 물론 심지어 테러 행위 등을 서슴지 않고 행하는 정치세력으로 인식했던 것이다.

이들을 달리 레프트(left) 또는 ‘빨갱이’라고도 불렀는데 ‘레프트’는 ‘좌익’의 ‘좌’를 영어로 표기한 것이요, ‘빨갱이’는 공산주의를 신봉하는 국가들의 깃발이 빨간색이기 때문에 그들의 사상을 붉은 색으로 표현했는데 그 뒤 차츰 공산주의나 공산주의 신봉자를 가리키는 말로 통용되었던 것이다.

그러나 이 좌익이라는 용어는 우리나라에서 자생한 용어가 아니다. 근원은 프랑스에서 부르주아 혁명이 일어난 18세기 당시 급진적이고 과격한 공화주의의 자코뱅당과 이에 대립한 상업 부르주아의 온건한 공화파의 정치단체 지롱드당의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두 정당은 국민회의에서 의장을 기준으로 왼편 의석에는 자코뱅당, 오른편에는 지롱드당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이때부터 급진적이며 혁명을 바라는 성향을 지닌 정치집단을 좌익, 좌파라 하고 보수적이면서 안정 유지 또는 국수적, 민족주의적인 성향을 지닌 온건한 집단을 우익, 우파라 하였다.

이 후 좌익은 진보세력, 우익은 보수세력의 대명사로 자리 잡았다. 진보는 과거의 안정-고착을 깨부수는 의미가 강하다는 점에서 주로 좌익의 성향과 일치하기 때문에 사회주의 또는 공산주의와 동일시하게 되었던 것이다.

하지만 좌익이란 반드시 공산주의자나 사회주의자를 가리키는 것은 아니어서 옛 소련의 붕괴과정 가운데 사회주의체제 고수 세력들이 고르바초프의 개혁·개방 정책에 반대해 쿠데타를 일으킨 사건을 언론은 우익 쿠데타라고 했다.

이것으로 보아 좌익과 우익의 구분은 공산주의나 자유민주주의로 구분하는 것이 아니고 체제를 고수하려는 세력이냐, 아니면 새로운 체제를 지향하는 급진적인 세력이냐에 따라 구분되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 같다.
송백헌 칼럼 | 입력 : 08-06-09 오전 9:04
ⓒ 한국대학신문(http://unn.net)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목록
프린트 스크랩
이 름 내 용 비밀번호

1

최신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