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10항쟁 21돌인 10일.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촛불시위에 40만명이 참여해 ‘전면 재협상’, ‘이명박 심판’ 등의 구호를 외치며 쇠고기 사태의 해결을 촉구했다.
전국 1700여개 시민사회단체와 네티즌모임으로 구성된 ‘광우병 국민대책회의’는 오후 7시부터 세종로와 태평로 일대에서 ‘6.10 고시철회·즉각 재협상 및 이명박 정권 심판 100만 촛불대행진’을 열었다.
청소년들이 든 촛불이 점화돼 34회를 맞은 이날 촛불시위에는 6월 항쟁 이후 사상 최대 인파가 몰려 들어, 정부가 시위대의 청와대 진입을 막기 위해 광화문 네거리에 친 대형 컨테이너 박스 앞에서부터 남대문 앞까지 도심대로와 주변 도로 곳곳이 촛불의 행진으로 가득찼다.
앞서 대학가와 서울 시내 곳곳에서는 사전 집회가 열렸으며, 집회를 마친 이들이 오후부터 시청과 광화문 일대로 모여들어 인산인해를 이뤘다.
대학교수들은 오후 5시 한국언론재단에서 쇠고기 수입 협정 철회와 재협상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가진 뒤 촛불집회에 합류했다.
교수 및 연구자들은 이날 1931명이 서명한 ‘민주주의와 국민주권 회복을 위한 전국교수 성명’을 내고 “국민의 뜻을 무시한 정권은 냉엄한 심판을 받게 된다는 것이 역사의 교훈”이라며 “이 대통령은 지금이라도 국민의 뜻에 온전하게 복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정부가 대안으로 내세운 ‘자율규제’에 대해 “실효성이 지속될 수 없는 땜질처방으로 지금 당장 힘들더라도 재협상을 통해 확실하게 고쳐놓아야 한다”고 밝혔다.
교수들은 “이명박 정부는 한반도 대운하 계획을 포기하지 않고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
고 ‘자율화’라는 이름으로 학교 소유주의 독재를 추진하고 영어몰입교육과 0교시교육으로 학생들을 공부기계로 만들려 하고 있다”며 “어느 것 하나 국민의 뜻을 받드는 정책은 찾아볼 수 없다. 이명박 정부의 총체적 실패다”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현 정권이 시민들의 성난 목소리를 모르쇠로 일관할 경우 엄청난 국민적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며 “우리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교수들은 국민들과 함께 중대한 결단을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동맹휴업을 결의한 고려대 학생들은 학내 집회후 촛불집회에 동참했으며, 건국대·경기대·덕성여대·성균관대·숙명여대·한국외대 등 대학 깃발을 든 학생들과 다음 ‘아고라’와 ‘안티 이명박’ 카페 회원들이 참여했다.
고 이한열 열사 21주기 추모식에 참여한 연세대 학생과 박종철기념사업회 회원들, 노동단체, 기독교·불교단체, 넥타이부대, 주부 등 다양한 계층에서 시위에 참여했다.
지난 6일 열린 한승수 총리와 대학생들의 시국 토론회에서 한 총리를 진땀 빼게 했던 고려대 김지윤(사회4)씨는 자유발언에서 “우리가 지난 한 달 동안 거리에서 위대한 민주주의의 역사를 배우는 동안 이명박 대통령은 민주주의를 전혀 배우지 못했다”며 “대학생에게는 등록금 폭탄을, 청소년에게는 미친 교육을, 노동자에게는 비정규직을 안겨주는 이 미친 정부의 핵심 주동자인 이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당장 방 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집회에는 가수 안치환과 양희은, 배우 문소리 등이 참가해 ‘대한민국 헌법 제1조’ , ‘아침이슬’ 등의 노래를 부르며 촛블을 들었다. 문화제를 마친 시민들은 서대문과 종로, 독립문 등지로 나뉘어 가두시위를 벌였다.
국민대책회의는 호소문을 통해 “주권자인 국민이 국민명령권을 발동해 오는 20일까지 쇠고기 협상을 무효화하고 전면 재협상에 나설 것을 이명박 대통령과 정부에 명령한다”고 발표했다.
한편 국민대책회의는 11일 오전 세종로에서 연행된 시위 참가자 24명이 서부경찰서와 양천경찰서, 광진경철서에 분리수용돼 있다고 밝혔다.
사진 : 한명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