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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대학신문 칼럼] 한국대학신문
[시론] 교육개혁 독립기구 만들자
박남기 광주교대 교수/ 본지 전문위원
청와대 교육과학문화수석이 경질되고 교과부 장관 경질도 거의 기정사실이 되고 있는 상황에서 언론을 통해 교육정책에 관한 다양한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주장의 핵심은 교육정책 입안을 위한 시스템을 구축할 것, 문제 진단을 철저히 하고 합의를 도출해갈 것, 다양한 의견 수렴 절차를 거칠 것, 너무 조급하게 밀어붙이지 말 것 등으로 요약된다.

너무나 당연한 것들이 사회적 요구로 부각되는 이유는 이명박 정부가 그 어느 하나도 제대로 충족시키지 못한 결과일 것이다. 누구나 알고 있는 정책 수립과 집행의 기초를 이명박 정부가 놓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그렇다면 왜 이러한 기초를 무시한 것일까?

가장 큰 이유는 자신들의 입맛에 맞지 않는 전 정부의 교육정책을 전면적으로 부정하면서 방향을 선회한 정부가 당연히 갖게 되는 불안감 즉, 자신들이 내세우는 정책 또한 다음 정부에서 그러한 운명에 처하게 될 것이라는 조바심 때문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정권의 수명은 5년에 불과한데 그 기한 안에 정책을 집행하고 뿌리를 내리도록 해야 한다는 조바심은 어느 정권이나 가지고 있다. 다만 이명박 정부는 출범 시부터 그러한 조바심이 클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래서 교육관련 문제를 추출하고 원인을 분석하기 위한 절차를 생략하고, 교육정책을 입안하기 위한 시스템을 구축하지 않은 채 몇 사람이 주도하여 정책을 만들었으며, 만들어진 정책에 대해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과정도 거치지 않았었던 모양이다.

하지만 아무리 법을 고치고, 대못질을 해두어도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하면 결국 정착하지 못하게 될 것임은 이미 체험한 바와 같다. 따라서 급할수록 돌아가야 한다는 평범한 진리를 이명박 정부는 잊지 말아야 한다.

물론 다른 해석도 가능하다. 실용주의 기치를 내걸고 있는 이명박 정부의 관점에서 보면 의견수렴 절차를 거쳐보아야 사람들이 반대만하고 나설 것이 뻔하기 때문에 쓸데없는 데에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았을 수도 있다.

또한 자율과 경쟁을 기조로 하는 시장주의라는 망치를 만능이라고 믿으며 다른 목소리를 듣고 싶어 하지 않는 오만과 독선의 소치이기도 하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교육정책이 요동치는 상황 속에서 국민들의 피로감은 극에 달하고 있다. 그리고 정부 정책에 대한 신뢰도도 땅에 떨어지고 있다. 매년 실시되었던 시도교육청평가가 정권이 바뀌었다는 이유로 현장 방문 평가 직전에 취소됨으로 해서 이를 준비하기 위해 많은 예산과 인력을 투입했던 교육청들의 불만이 커지기도 했다.

이명박 정부가 집권 후반기에 들어설 때 국가 차원의 교육정책에 대해서 대학과 각 교육청, 그리고 유관기관들이 어떻게 반응할 것인가를 미루어 짐작할 수 있을 것 같다.

상황이 이러하다보니 대학 관련 정책을 제시하면 대학은 진정으로 변화하는 것이 아니라 그 정권이 제시하는 당근을 먹기 위해 시늉만 내게 된다. 그러다가 정권이 바뀌면 다시 새로운 정권이 제시하는 당근을 향해 포장만 바꾸기도 한다. 이러한 식의 일방적인 정부 주도형 변화 시도는 대학의 발전이나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고작 수명이 5년밖에 되지 않는 정권이 오랜 역사 속에서 만들어져 왔고, 앞으로도 우리 후세와 함께 이 땅에 살아 숨쉬고 있을 교육의 오늘과 미래를 자신들의 입맛에 따라 좌지우지하려해서는 안 된다.

이 시점에서 사회로부터 가장 호응을 얻을 수 있는 것은 후보시절 독립성을 가진 국가교육과정위원회를 만들겠다고 했던 공약을 발전시켜 중립성, 전문성, 그리고 대표성을 가진 독립적인 국가교육위원회(가칭)를 만들고 이를 위한 법적 제도적 장치를 확립하는 것일 것이다.

물론 동 위원회의 구성권, 권한 등등에 대해서는 사회적 합의 과정을 거칠 필요가 있다. 그리하여 이 위원회가 정권과 무관하게 국민적 합의 과정을 거쳐 교육의 미래를 그려내고 그 미래가 만들어지도록 역량을 발휘하도록 기틀을 만든다면 이명박 정부의 수명과 무관하게 그 업적은 이어지게 될 것이다.
한국대학신문 칼럼 | 입력 : 08-06-23 오전 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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