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나라의 경우 빅뱅 헤어 스타일이 유행하면 다 똑같이 하죠. 혼자 튀는 걸 두려워해서 같이 가는 경향이 있으니까요. 그런데 유럽 대학생들은 자기가 원하는 것을 해요. 유럽은 다 같이 공유하는 문화가 아니에요. 바로 다양성이 인정되기 때문이죠.”
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 4학년에 재학하고 있는 이지상 씨는 지난 6월 26일부터 2주 간 영국·프랑스·스위스·이탈리아 등 유럽 4개국에 대한 탐사 연구를 마치고 돌아왔다. 그리고 지난 11일 열린 ‘탐사보고회’에서 이 씨는 유럽 대학생들을 만나면서 다양성이 인정되는 유럽 문화를 알게 됐다고 말했다.
“지금 테크토닉이란 춤이 유행인데 유럽 대학생들도 테크토닉을 추면서 같은 패션일 줄 알았어요. 하지만 그렇지가 않았죠. 유럽 대학생들은 자기가 입고 싶은 것을 입어요. 유럽이 유행의 선도지라고 하는데 다 유행을 타는 게 아니에요.”
이 씨가 이번에 유럽 4개국 탐사 연구를 다녀올 수 있었던 것은 이화여대가 올해 처음 도입한 ‘Ewha Global Initiative 탐사프로그램(이하 EGI 탐사프로그램)’ 덕분이었다.
EGI 탐사프로그램은 이화여대가 현재 역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글로벌 프로젝트에 따른 것으로 국제 교류 증진과 글로벌 리더 육성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이화여대는 이 씨 외에 모두 32명의 EGI 장학생을 선발해 유럽 4개국 탐사 연구를 다녀오도록 모든 경비를 지원했다.
참가 학생들은 영국 TESCO 기업·영국 런던대·프랑스 소르본느대·이탈리아 로마대·프랑스 파리 OECD·스위스 제네바 UN·프랑스 파리 오르세 미술관 등을 견학하며 △유럽거버넌스의 실제 △유럽 기업의 글로벌 현지화전략 △유럽 문화의 공존과 어울림 △유럽 역사의 보존 △유럽 예술의 소통 △유럽 대학과 지식의 교류 등 6개의 조별 탐사과제를 수행했다.
이 씨가 속한 조에서 수행한 탐사과제는 ‘유럽 대학과 지식의 교류.’ 이를 위해 이 씨와 조원들은 유럽연합 차원에서 진행되는 유럽 대학 간 교환학생 프로그램인 ‘에라스무스 프로그램’을 집중 탐사했다.
“‘스패니쉬 아파트먼트’라는 영화를 보면 주인공 자비에는 프랑스인인데 에라스무스 프로그램을 통해 스페인에서 1년 간 공부를 하게 되죠. 그 과정에서 자비에는 영국·독일·이탈리아·스페인 등 여러 국가 출신 친구들과 한 아파트에서 살게 돼요. 사실 교류가 활발하지 않은 아시아권 대학에서는 상상하기 힘든 모습이죠.”
이 씨가 에라스무스 프로그램을 탐사 주제로 선정한 이유는 유럽 대학생들과 통할 수 있는 접점이 교환학생 문제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 씨는 ‘에라스무스 프로그램’을 주제로 정하면 유럽 대학생들을 만나고 이해하는 데에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했다.
“유럽 대학생들은 취업 등 우리가 갖는 고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궁금했어요. 대학생들을 많이 만나보고 싶었고 유럽 대학생들에게도 교환학생 프로그램이 가장 큰 관심사 가운데 하나라고 해서 ‘에라스무스 프로그램’을 주제로 선택하게 됐어요.”
이 씨와 조원들은 탐사 연구를 떠나기 전 사전 준비를 철저히 했다. 충분한 준비 없이 갔다가는 자칫 시간만 허비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또한 다른 대학이나 기업에서 많은 글로벌 탐사 프로그램을 운영하지만 대부분 탐사 연구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이 씨는 제대로 된 탐사 연구를 다녀오고 싶었다.
“다른 학교의 탐사 보고서를 봤는데 느낌이나 수기가 가득한 것이 정말 여행을 다녀왔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실 처음에는 유럽 여행이라는 점에서 흥분되기도 했지만 교수님들께서 프로그램 목적을 분명히 강조해주셨죠. 진짜 탐사를 다녀왔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 씨에게 이번 유럽 4개국 탐사는 새로운 경험을 통해 사고와 시야가 넓어지는 소중한 계기가 됐다. 다만 이 씨가 아쉬운 점이라면 2주라는 시간은 다소 짧다는 것. 이 씨는 기간이 좀 더 확대된다면 다음 번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학생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간이 길었으면 해요. 일정을 보니 스위스는 하루 있었는데 이탈리아에서는 1주일 정도 있었죠. 1주일 정도 있으니 경험도 많이 했고 느끼는 것도 많았어요. 한 나라에 적어도 1주일 정도 있을 필요가 있는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