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의 저소득층 노동자, 이주노동자 등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낮은 무주택자들이 주택을 구입하고자 할 때 구입할 주택을 담보로 융자를 받는데 이를 흔히 신용도가 높은 사람들에게 제공되는 주택담보대출인 프라임론과 대비하여 서브프라임 모기지론이라고 부른다.
이 서브프라임 모기지론이 2003년 이후 크게 증가한 가장 직접적 계기는 미국연방준비은행(이하 미연준)의 극단적인 저금리정책이었다. 2000년 4사분기부터 IT·주가 거품의 붕괴를 계기로 미국의 경기가 급격히 나빠지자 미연준이 금리를 13회 연속으로 인하했다. 금리가 크게 낮아지자 그때까지 주택을 갖지 못했던 저소득층들이 모기지론을 통해 주택구입에 나서기 시작했다. 극단적인 저금리 하에서 주택구입 수요가 크게 늘어나자 주택건설 투자가 증가하고 주택가격이 상승하는 등 주택경기 붐이 발생했다. 급기야 2006년부터 미국 정부가 주택가격 급등을 진정시키기 위해 금리인상을 단행한 이후, 서브프라임모기지 대출의 부실이 급증했다.
2007년 중후반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유럽계 금융기관이 서브프라임대출의 부실과 이 융자를 기초로 합성한 자산담보부증권(MBS), 여기에다 위험도가 다른 채권을 섞어 만든 채권담보부증권(CDO) 투자의 부실로 큰 타격을 받은 것을 계기로 전 세계가 미국발 서브프라임 위기의 소용돌이에 빠져들고 있다. 2008년 3월에는 미국의 5대 투자은행 중의 하나인 베어 스턴스(Bear Stearns)사가 서브프라임 대출관련 투자부실로 파산직전에 이르자 미국의 금융당국이 모건(JP Morgan Chase)사로 하여금 베어 스턴스사를 인수하도록 긴급자금을 신속하게 지원했다.
그럼에도 미국 경제는 진정기미를 보이기보다는 증시에서의 주가하락, 부실금융기관의 증가, 주택경기침체에 따른 소비위축, 마이너스 성장률의 도래 등 급속한 경기침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전 세계의 과잉유동성자금이 석유 및 곡물시장으로 흘러들어가 투기를 부추김으로써 유가 및 곡물가 급등의 급속한 인플레이션 압력이 동시에 발생하고 있다. 이는 전세계적인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그만큼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이면에는 여러 가지 요인들과 힘이 작용하고 있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월가의 투자은행을 중핵으로 하는 금융 권력과 금융화(Financialization) 경향이다. 주택가격 하락을 계기로 주택융자를 받은 주택구입자, 주택융자의 제공자인 상업은행과 저축기관, 주택융자전문회사(Mortgage company), 그리고 주택구입자와 주택융자전문회사를 중개하는 주택융자브로커들이 동시에 부실해지지만 문제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주택융자전문회사나 상업은행 등으로부터 주택융자를 사들여 그것을 새로운 증권(MBS:자산담보부증권)으로 전환(증권화)시켜 다양한 투자가들에게 판매하는 투자은행의 부실, MBS를 이와는 완전히 상이한 다른 증권과 혼합하여 2, 3차로 새로운 증권(CDO:채권 담보부 증권)을 발행함으로써 큰 수익을 올렸던 투자은행의 위기, 무디스사나 S&P사와 같은 MBS와 CDO의 신용평가를 담당하는 신용평가회사의 부실과 무능력, 모노라인(Monoline)과 같이 MBS와 CDO 등에 대해 채권보증에 나선 채권보증회사의 파산 등 21세기 금융화의 주도세력이 모두 심각한 도전과 위기에 직면하게 됐다. 시급한 과제는 하루빨리 금융권력을 견제하고 금융화를 제어할 수 있는 국내외의 제도적 기틀을 마련하는 것이다. 그렇지 않을 경우 1930년대 대공황보다 훨씬 심각한 위기가 도래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