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서열화의 폐해가 심각해지고 지방자치가 강화되면서 지방분권이 화두가 되고 있는 시대적 상황 속에서 지역 거점대학은 그 역할이 무엇인가에 대해 어느 때보다도 많이 고민하고 있다.
지역사회가 대학의 인재들을 받아들여 훌륭한 사회인으로 성장시켜야 한다면 대학은 지역 현안과 숙원사업에 대해 끊임없이 관심을 갖고 연구하면서 지역을 위한 맞춤 인재를 공급해 줘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지역과 대학의 파트너십, 공동체의식이 필수적이다. 물론 이것은 상호 필요성에만 기대어서는 한계가 있을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마음과 마음이 이어지고 보태지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 서로 소통하는 것이 바로 그 시작점인 것이다. 대학신문은 바로 그 이해와 소통의 한가운데 서 있는 존재로 대학과 지역을 잇는 가교로서의 역할에 눈을 돌릴 필요가 있다.
그간 시대의 대변자로, 대학 사회의 냉엄한 비판자로 충실히 저널리즘 기능을 정립해 왔고, 대학의 특수성을 살려 아카데미즘의 역할도 중요하게 다뤄 왔다. 충실한 저널리즘의 기수로 매서운 눈빛과 새로운 관점을 견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때로는 유연한 사고로 대학과 지역의 가교를 자처하며 공통의 관심사를 찾고 지역의 발전적 논의에 앞장서는 것도 필요하다. 시대의 눈과 믿음을 통해 학교의 비전과 정책을 바탕으로 지역과 함께 호흡하고 지역의 발전을 도모해 보자는 것이다.
대학은 지금 전쟁 중이다. 신자유시대의 거대한 경쟁의 파고를 정면으로 받아 안으면서 안팎으로 혁신과 변화를 요구받고 있다. 예를 들어, ‘대학 경쟁력 강화’‘세계화’ ‘대학 법인화’등등 예측 불가능한 변화 앞에 서 있다. 신중하고도 치밀한 분석이 앞서야겠지만, 마냥 두려워하거나 피하기만 해서도 안 된다. 대학은 스스로의 개혁과 체질개선이라는 어려운 과제를 안은 것이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대학신문 역시 새로운 시대적 도전 앞에 직면해 있다. 그동안 대학신문은 대학, 나아가 국가의 선도자로서 시대를 앞서가는 다양한 의제들과 목소리를 제시해 왔고 지금도 여전히 감시자로서의 기능을 소홀히 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지금 대학신문은 보다 더 유연한 자세로 대학 내 구성원들의 화합과 결속의 메신저가 되어야 하며 지역을 아우르는 보다 큰 틀의 지향점을 제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학신문이 1970~80년대에 시대와 사회에 맞서 투쟁적 모습을 견지해 왔다면 21세기에는 다양한 담론과 화합의 메시지를 담을 줄 아는 큰 그릇이 되어야 한다.
민주화 시대 이전, 대학신문이 분명한 하나의 적을 상대로 뭉쳐야 한다고 독려했다면, 지금은 더 다양하고 내부의 역량 결집을 요구하는 많은 적들이 우리의 역할을 기다리고 있다. 이는 투쟁보다 내부의 화합과 지혜로움을 독려하는 대학신문으로 그 외연을 넓혀 가야 한다는 점을 시사해 주는 대목이다.
여기에 종전의 고정적인 역할에서 벗어나 새로운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면 대학신문은 또 다른 활로를 얻게 되는 것이다.
몇 해 전부터 대학들이 물리적인 벽을 허물고 담을 없앴다. 대학이 더 이상 세상 밖 상아탑으로서 머무르지 않겠다는 의미다. 지역민들과의 화합과 결속을 다지며 지역민과 하나 돼 지역의 발전을 견인하고자 하는 대학으로서는 지역과 소통의 장으로서 대학신문의 기능이 더욱 필요해진 셈이다. 지역 현안에 접근성을 강화하고 관련 문제에 대한 논의를 이끌어내는 한편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는 장으로서의 바로 그 기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