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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대병원 적자, 학생 등록금으로 메꿔
임상교수 인건비를 교비회계에서 지급
중앙대 부속병원의 임상교수 인건비를 학생 등록금이 재원인 교비회계에서 지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병원의 부실경영에 따른 적자를 학생들이 메꿔준 셈이다.

29일 본지가 취재한 결과 중앙대 병원 임상교수 인건비로 매년 110억원의 교비가 편법 지출됐다. 두산이 글로벌 인사·조직 컨설팅 회사인 머서(Mercer)에 의뢰한 중앙대 경영진단 평가 결과 드러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학 병원 임상교수의 급여는 학교가 지급하는 교수 급여와 병원이 지급하는 인건비를 합한 총액으로 지급된다. 중앙대 병원은 그러나 적자경영에 따라 임상교수 인건비를 교비회계로 전출하지도 않고 교비회계에서 지급받아 사용했다.

병원이 적자경영한 책임을 고스란히 학생들이 낸 등록금으로 충당한 것이다. 학교 급여규정상 교비회계로 병원 인건비 지급이 가능하더라도 병원의 구조조정 등 자구노력이 앞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처럼 부속병원 임상교수 인건비를 교비회계에서 편법 지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05년 국정감사에서는 부속병원을 설치한 전국 32개 대학 중 20개 대학 병원에서 2000년부터 2004년까지 5년간 임상교수의 인건비로 모두 4526억원을 편법 지출한 것으로 드러난바 있다.

그러나 교육과학기술부는 이 같은 편법 지출에 대해 감사는 커녕 실태조사조차 태만히 하고 있어 빈축을 사고 있다. 이와 관련 교과부는 지난해 실태조사를 계획했지만 “실태조사 인원이 부족하다”는 핑계로 늑장을 부리고 있다.

교과부 관계자는 “감사관실에서 관련 민원을 받아 ‘대학부속병원 임상교수 급여’ 관련 실태조사를 할 예정이었지만 실태조사 인원이 부족해 아직 손을 대지 못하고있다”고 말했다.

박용성 학교법인 중앙대 이사장이 지난 27일 열린 전체 교수회의에서 교수 연봉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힌 것도 이 같은 교비회계 편법 지출에 대한 철퇴로도 해석된다.

박 이사장은 이자리에서 “열심히 가르치고 연구하는 교수에게 더 많은 혜택을 주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면서 성과주의를 기반으로 한 연봉제를 도입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에 따라 중앙대는 이르면 내년 초부터 기존의 호봉제를 폐지하고 모든 교수가 연봉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보인다. 이럴 경우 정교수보다 부교수나 조교수 연봉이 더 커질 수도 있다.

한편 지난 5월 취임한 박 이사장은 교수 연봉제 도입을 포함해, 총장 직선제 폐지·임명제 도입 의지를 밝혀 대학의 개혁 회오리를 예고하고 있다.

박 이사장은 전체교수회의에서 “대학 발전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추진력이 있는 총장이 있어야 한다”며 “법인이 직접 총장을 임명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총장 직선제가 교수간 파벌을 조성하고, 선거 후유증이 대학 발전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판단이다. 이에 따라 내년 2월 임기인 박범훈 총장 후임으로는 법인 선임 첫 총장이 나올 예정이다.

총장 직선제는 지난 1980년대 민주화 바람을 타고 각 대학들이 도입해 현재 전국 200여개 4년제 대학 중 60여곳이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선거 과열 등 부작용이 적지 않아 직선제를 폐지 목소리도 많다.

이 같은 박 총장의 개혁드라이브에 대해 중앙대 내부에서는 반응이 엇갈려 당분간 학내 갈등이 클 것으로 보인다. 황선웅 중앙대 교수협의회장은 “방향은 맞지 않느냐”고 전제하면서도 “전체 교수님들의 의견을 들어야 할 사안”이라고 했다. 인문대 모 교수는 “법인이 임명한 총장이 이사장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지 않느냐”고 말했고, 경영대 모 교수는 “임명제 총장이 법인의 꼭두각시 놀음을 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우려했다.

연봉제 도입에 대해서도 대학사회에 기업의 경영기법을 여과 없이 도입하는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 많다. 법과대 모 교수는 “성과급제 도입이 긍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기업식 경영을 무조건적으로 받아들여서는 안된다”고 반대했다. 인문대 모 교수는 “공과대의 경우 성과급이 많을 수 있지만, 인문대 등은 그렇지 못할 것이다. 연봉 차별이 심화돼 기초학문이 사그라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용수 기자 (unnys@unn.net) | 입력 : 08-08-29 오후 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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