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005년 5월 당시 서울대 총장이던 정운찬 교수가 ‘동네북이 되어 버린 국내 대학’이라는 강연을 했는데, 몇 년의 세월이 지난 오늘 다시 볼 때도 대학들에 대한 사회의 비판과 질타는 여전한 것 같다. 해외에서 이뤄지는 세계 100대 대학, 200대 대학 선정 등의 평가에서 아시아권 내 일본의 도쿄대, 교토대, 오사카대와 중국의 베이징대, 홍콩대, 홍콩과기대 또는 싱가포르의 싱가포르국립대, 난양대가 일정 수준의 위상을 확보하는 데 반해 323개의 국내 대학 중 서울대가 유일하게 2006 <더 타임스>평가에서 한 번 60위권에 선정된 적이 있을 뿐 국내 고등교육의 정체상에 대한 내외의 지적은 일상적이다. GDP 세계순위 13위에 위치한 한국의 고등교육은 학령층 인구 거의 모두가 대학에 진학하는 ‘보편화’ 현상을 경험하면서 자체 개혁의 당위성만 더 커졌다.
오늘의 중요한 이슈는 국내 대학들의 여러 노력에도 불구하고 그 변화의 효과가 뚜렷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좋은 대학’으로 인정받는 대학이 변함없이 소수고, 학생들은 해외 대학과 대학원에서의 학습을 선호하며 국내 기업들은 대학의 졸업생 품질(수준)에 끝없는 불만을 갖는다. 국내 대학이 본격적인 개혁의 궤도에 오르기 위해서는 변화작업의 동력을 증대시킬 극적 방안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대학의 총체적 경쟁력 제고를 위한 시스템 강화가 우선적으로 요구된다. 2005년의 정운찬 전 총장도 “한국 대학 실정에 맞는 새로운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밝힌 바 있다. 대학의 시스템 강화는 대학 경영 전반의 체계화·전문화·효율화, 성과 평가와 그 결과에 따른 피드백 프로세스 확보, 혁신의지 조성과 공유 등으로 먼저 진행되는 바, 이를 위해서도 개량과 혁신이 함께 이뤄지는 새 경영기법의 과감한 도입도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국내 대학들은 경영조직체로서의 유효성 측면에서 볼 때 공통적인 한계를 갖고 있다. 재정-교육-운영-행정-인사-경영의 제 측면에서 퍼포먼스 향상을 위한 동시적 개선이 필요하다. 사회의 변화 속도와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획기적 개선 역량이 대학에 갖춰져야 하나, 이는 단기간 내에 해결이 어려운 과제다. 경영조직체로서의 성과를 단기간 내에 대폭적으로 확대하기 위해 대학 내부의 완만한 변화 진행에만 의존할 수는 없으므로, 외부 노하우 채용을 통한 ‘자극’과 ‘추진력 확장’이 모색될 수 있을 것이다.
외부 경영기법의 도입은 ‘경영컨설팅’을 통해 이뤄진다. 이는 대학이 필요로 하는 변화 노하우의 ‘차용’으로, 발전 다이나믹스가 포함된 포괄적 대학력 제고를 위한 ‘외적 방법론 활용’의 과정이다. 대학의 외부 세계에 존재하는 변화 노하우를 학내에 도입하는 방식의 추구에는 대학당국의 강한 변화 의지와 자원 할당도 함께 필요하다. 학내 갈등을 유발할 수도 있는 강도 있는 변화 드라이브를 창출하는 일, 상당 규모의 재원이 될 변화 프로젝트 예산 배분을 결정하는 일은 정적 조직인 대학의 경영자에게 있어 용이한 일이 아니므로 과감한 의사결정이 요구된다. 경영컨설팅은 ‘경영학’ 학문분야의 심화와 발전에 의해 함께 활성을 키워왔는데 1886년 미국 MIT 교수 아서 D. 리틀이 첫 번째 경영컨설팅 회사를 세웠었다. 120년이 지난 오늘, 우리 대학들도 변화의 정책도구 중 하나로 ’경영컨설팅 옵션'을 한 번 더 숙고해 볼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