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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평가 한국형 모델은' ①산업계 관점 평가

대학 경쟁력이 더욱 강조되면서 대학평가의 필요성 또한 강조되고 있다. 하지만 대학평가의 공정성과 실효성은 여전히 논란의 대상이다. 또한 대학평가가 단순히 서열식 순위 매기기에 그쳐 대학 경쟁력에 별반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도 끊이질 않는다.

이에 본지는 창간 20주년 기획으로 대학평가 시리즈를 연재, 대학평가가 대학 경쟁력으로 이어질 수 있는 길을 모색해 본다. 특히 한국대학교육협의회의 산업계 관점평가 및 대학 자체 평가 등 새롭게 시행되는 대학평가를 집중 조명한다. 이번 시리즈가 대학평가의 생산적인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①산업계 평가
 ②대학 자체 평가
 ③학문 분야별 인증
 ④평가 인증 보완점


한국대학교육협의회(이하 대교협)와 전국경제인연합회·경영자총회 등 경제5단체가 주관하는 산업계 관점평가가 본격적인 시행을 앞두고 있다. 현재 1차년도(2008년) 평가 대상 4개 산업(금융·건설·자동차·조선)에 대한 대학 교육과정 예비분석과 직무단위별 산업계 요구 예비조사는 완료됐다. 대교협은 이달 중으로 자료 수집 및 분석을 마무리 짓고 다음 달 중으로 평가 대상 대학을 확정한 뒤 오는 12월경 평가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인재배출 기여도·지식창출 및 환원 평가

대교협이 예시한 평가항목 및 평가지표를 보면 산업계 관점 평가는 인재배출 기여도와 지식 창출·환원을 평가한다.

인재배출 기여도와 관련해서는 △교육과정운영(산업계 요구와 대학 교육과정 일치도·졸업생의 교육과정 만족도) △직무역량(외국어·정보화·리더십·직무관련 지식 및 문제해결능력) △인재배출(전공분야 관련 산업별 인재배출 성과) 등이 평가대상이다.

지식창출·환원과 관련해서는 △지식창출(산학연 공동연구 건수 및 금액·특허등록 실적) △사회환원(기술이전 부가가치 창출성과·창업실적) 등을 평가한다.

대교협은 올해 1차년도에서는 산업분야와 대학 관련 학과의 연계가 단순하며 국민적 관심도가 높은 금융·건설·자동차·조선 분야에 대한 산업계 관점평가를 시행한다. 2차년도인 2009년에는 정보통신·전자·반도체·일반기계·관광 분야, 3차년도인 2010년에는 철강·석유화학·섬유·바이오·문화콘텐츠 분야에 대한 산업계 관점평가를 시행할 예정이다.



‘교육과정운영’ 평가, 핵심평가 부문

대교협은 산업계 관점평가에서 교육과정운영 평가를 핵심평가 부문으로 중점 평가할 방침이다. 교육과정운영 평가는 산업계 수요에 입각한 교육과정의 정량적 평가와 기업체 및 졸업생 대상 만족도 조사로 구성된다.

산업계 수요에 입각한 교육과정의 정량적 평가는 1단계 산업계 수요 파악, 2단계 교육과정운영 평가, 3단계 산업계 수요와 대학 교육과정 비교 프로파일 생성, 4단계 결과발표 순으로 진행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평가결과가 점수화 또는 순위화되지 않고 비교 프로파일로 도출된다는 점이다.(그래프 참조) 즉, 산업계의 요구와 대학 교육과정의 일치도 여부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 대교협의 구상이다.


예를 들어 건축 분야가 평가 대상이라고 한다면 해당 분야를 직무단위별로 구분하고 대학 교과목 등 직무단위별로 수요를 조사한다. 이어 해당 직무단위에 대한 대학의 관련 학과 교과목 개설 현황 및 수업계획서 등을 비교해 양측의 일치도 여부를 판단한다.

즉, A라는 직무 분야에서 가, 나, 다라는 교과목이 필요하다는 조사가 나왔는데 B대학의 관련 학과 교과목은 가, 라, 마, 바라고 한다면 ‘가’라는 과목만 일치할 뿐 다른 과목은 불일치하게 된다. 이 경우 B대학의 관련 학과는 산업계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는 결과가 도출된다.   

또한 교육과정 운영 만족도 평가에서는 졸업생 대상으로 재학 시 교육과정 운영에 대한 만족도도 조사된다.

이를 위해 대교협은 조사 대상 대학으로부터 졸업생들의 이메일 주소를 수집하거나 기업을 통해 일괄 조사를 한 뒤 설문조사, 홈페이지 등을 통해 자료를 수집할 예정이다. 졸업생 만족도 결과 역시 산업계 수요에 입각한 교육과정의 평가와 마찬가지로 그래프로 도출된다.

대학 평가, 다양한 활용 기대

대교협은 산업계 관점평가가 시행되면 대학과 산업체는 물론 정부와 일반인들도 평가 결과를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학의 경우 대학교육 혁신에 필요한 산업계의 요구와 핵심정보를 확보할 수 있고 산학연계 맞춤형 교육 강화에도 평가결과를 활용할 수 있다. 산업체의 경우 해당 산업별 필요 인재상 제시와 대졸 신입사원 재교육 기간 단축 및 비용 절감 효과를 볼 수 있다.

또한 정부는 평가 결과를 이용, 산업계 필요인력과 대학 교육의 불일치 해결을 위한 정책을 수립할 수 있는 것은 물론 개별 대학의 교육성과·강점·특성 등을 감안한 대학 정책도 수립할 수 있게 된다. 일반인들은 실질적 정보에 따른 합리적 대학 선택과 대학 전공별 취업 관련 정보 확보가 가능해진다.

임영태 경영자총회 전문위원은 “그동안 기업들이 필요로 하는 과목이 시행되고 있는지에 대한 평가는 없었다”면서 “(산업계 관점평가는) 기업의 관점에서 평가하는 것이다. 본 조사를 해 봐야 알겠지만 어느 정도 의미를 가질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산업계 평가 성공적 시행을 위한 과제

산업계 관점평가 시행을 앞두고 대학 및 기업 관계자들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대교협은 산업계 관점평가가 △대학교육과 산업계 요구 인력 간 불일치 △대학 교육과정 개선에 필요한 정보 부족 △고급 두뇌의 해외 유출 심각이라는 문제 해결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기존 서열매기기식 평가를 벗어나 대학 경쟁력 강화를 위한 컨설팅식 대학평가로 전환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도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산업계 관점평가가 생소하다는 점에서 우려가 여전하고 실효성에 대한 의문도 끊이질 않고 있다. 특히 얼마나 많은 대학과 기업이 평가에 참여할지가 최대 관건으로 지적되고 있다. 따라서 관계자들은 산업계 관점평가의 활성화를 위해 무엇보다 기업의 협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이동규 대교협 평가지원부 선임연구원은 “기업이 도와주지 않으면 어렵다. 기업의 참여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일본의 산업계 관점평가가 시사하는 바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일본은 대학의 주요 기능인 교육·연구·사회공헌 활동이 산업계 요구에 부합하는 정도를 평가하기 위해 미쓰비시 종합연구소 주관으로 2002년부터 5년간 산업계 관점의 대학평가를 실시했다.

일본은 산업계 관점평가를 통해 산업별 인재상과 대학 교육과정 일치도 평가 모델 제공, 기업과 대학에 새로운 자극제 역할 등의 효과를 얻을 수 있었다.

하지만 △대학의 자체평가(설문조사방식)에만 의존한 결과 기존 대학자체평가 방식을 답습했다는 점 △평가가 대학평가 전문기관이 아닌 미쓰비시종합연구소 주도로 이뤄져 대학측의 협조가 용이하지 않았다는 점 △졸업생에 대한 산업계 평가 및 교육과정에 대한 졸업생 평가가 제외된 점 등은 한계점으로 지적됐다.

따라서 일본의 사례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장점은 부각시키고 한계점은 개선할 경우 대교협 산업계 관점평가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성민 기자 (bestjsm@unn.net) | 입력 : 08-09-16 오후 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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