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005년 '사회기반시설에 대한 민간투자법'과 '대학설립운영규정'이 개정되면서 사립대학도 민자사업을 추진할 수 있게 됐다. 재정 여건이 열악한 사립대학이 민간 자금을 활용해 교육시설을 확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후 경희대를 비롯해 경원대, 서강대 등 여러 대학이 민자 사업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2008년 현재는 전국 18개 내외의 사립학교가 민자 사업을 추진하거나 추진을 검토하고 있다.
대학이 민자 사업을 고려할 때에는 조급증을 버려야 한다. 필자가 고려대와 건국대의 기숙사 민자 사업에 참여하면서 절감한 사실은 사업진행에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이다. 우선 투명성 확보와 사업비 절감을 위해서 사업자 선정부터 입찰공고를 충실히 해야 한다. 그리고 교수, 학생, 지역주민 등 이해관계자를 설득하는데도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된다. 사업추진을 위한 의사결정 과정에서도 학교, 재단, 재무투자자(금융기관) 간 의견조율에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민자 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선 몇 가지 유의해야 할 점이 있다. 첫째가 ‘리스크’를 반드시 염두에 두어야 한다는 점이다. 막연히 다른 학교의 민자 사업이 성공했다고 섣부르게 따라했다간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상아탑인 대학이 민자 사업이라는 생소한 시스템으로 교육시설을 확충하려는 시도는 어찌 보면 모험일 수 있다. 따라서 자체재원 등을 활용해 교육시설을 확충하는 것이 좋은지 아니면 민자 사업 방식으로 추진하는 것이 나은지에 대해 정확한 분석이 선행돼야 한다. 또한 여러 사업에 참여해 노하우를 축적한 공신력 있는 기관을 파트너로 삼는 것이 리스크 발생을 최소화하는 방법이다.
다음으로는 민자 사업을 위한 철저한 ‘사전준비’가 필요하다. 우선 민자 사업 전담기구를 꾸리고 전담기구의 장에게 신속하게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권한과 책임을 부여해야 한다. 이 전담기구의 장은 교수, 학생 등 교내외 이해관계자들의 불만을 해소하고 설득할 유인책을 고안할 필요가 있다.
사립대학의 민자 사업은 교육주체가 교육시설을 확충하는 사업이다. 그렇지만 ‘수익성’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민간자금을 끌어 들여 교육시설을 확충하고자 하는 대학은 비영리법인이지만, 파트너는 영리법이다. 영리법인이 자금을 투자할 때는 수익성이 담보돼야 한다. 이러한 점을 간과했다가는 자칫 자칫 동상이몽이 되기 쉽다.
한국사학진흥재단도 지난 2006년 재단법을 개정하고, '에듀21 BTL/BTO'라는 브랜드로 민자 사업을 시작했다. 우리 재단을 민자 사업의 파트너로 선택하는 대학은 사업비를 절감할 수 있다. 사학진흥기금을 이용한 저리(低利)의 자금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250억원을 투입하는 기숙사 사업을 추진한다면, 금융기관보다 1인당 한 달 기숙사비의 1만8500원을 절감할 수 있다. 700명을 기준으로 하면, 연간 1억5000만원의 비용 절감 효과가 발생하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