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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금 인상 말고 적립금 풀어라”
미국 주요 대학들의 ‘불투명한 재정운영’ 도마에
해당 주의원들 학생부담 경감 촉구로 충돌 예상
미국 주요 대학들이 많은 자금을 보유했음에도 등록금을 계속해서 인상하는 등 돈 움켜쥐기에만 급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뉴욕타임스>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이번 학기에도 미국 내 주요 대학들은 거대한 보유 자금을 쌓아두고도 학생들에 대한 장학 지원은 확대하지 않은 채 등록금을 대폭 인상했다.

현재 각 주 의원들은 이를 강력히 반대, 각 대학들에 향후 보유 자금은 확대 사용하고 등록금은 동결하라는 요구사항을 전했다. 이에 따라 보유 자금 사용에 대한 대학과 주 의원들 사이의 충돌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 의원들이 보유 자금 확대 사용을 요구하자 최근 미국 주요 20개 대학 총장·관계자들은 연합 회의를 열고 이에 대한 반대 의견을 모았다. 또 등록금 인상에 대한 입장을 변함없이 고수하기로 결정했다.

회의에서 한 대학 관계자는 “극소수의 부자 대학들을 제외한 대다수의 대학들이 생각보다 많은 자금을 보유하고 있지 못하다”면서 “아무리 등록금이 폭등했다고 해도 학생 한 명 당 매년 2만 5000달러(한화 약 2855만원) 이상을 요구하는 대학은 겨우 3%뿐”이라고 주장했다.

이 같은 의견에 힘을 얻어 셜리 틸먼 프린스턴대(Princeton University) 총장도 “주 의원들은 현재 대학들이 학문 발전을 위해 엄청난 자금을 투자하고 있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다”면서 “대학과 학문의 발전을 위해 등록금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앤소니 막스 애머스트대(Amherst College) 총장 역시 “한 학생을 가르치기 위해 대학이 쏟는 비용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나다”면서 “질 높은 수업을 받기 위해서는 그에 상당하는 비용을 지불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했다.

그러나 주 의원들은 이같은 대학 측의 주장이 억측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찰리스 그래슬리 아이오와주 의원은 “각 대학들이 세금 공제 혜택을 받는 기부금 사용처 조차 밝히지 않는 등 불투명한 자금 관리를 하고 있다”면서 “아무런 근거 자료도 제시하지 않고 말로만 대학 운영에 많은 돈을 투자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것은 억지”라고 반박했다.

그는 이어 “기부금의 경우만 보더라도 대학들의 재정 상황이 어렵다는 것은 거짓말”이라면서 “지난 2007년 대학들은 기부금을 재투자해 평균 17.2%의 수익까지 얻었음에도 전체 기부금 중 4.6%만을 소비했다”고 비판했다. 이에 따라 현재 각 주 의원들은 대학들이 매년 기부금 중 5% 이상을 의무적으로 사용하도록 하는 법안 신설을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다.

주 의원들은 대학들의 등록금 인상 폭도 지나치다고 주장하고 있다. 피터 웰치 버몬트주 의원 대변인은 “최근 몇 년간 대학 등록금 인상률은 국민 1인당 소득 인상률의 2배와 맞먹는다”면서 “미국 내 그 어떤 물품도 등록금만큼 큰 폭으로 인상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근거로 각 주 의원들은 등록금 인상률이 지나치게 높다고 판단, 대학들이 보유 자금 중 더 많은 액수를 학생들의 장학금으로 사용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다니엘 포젤 버몬트대(University of Vermont) 총장은 “학생들을 지원하라는 주 의원들의 의견은 맞는 말”이라면서 “그러나 의원들의 말처럼 장학금을 확대했을 경우 대학들이 실질적으로 겪는 어려움이 엄청나다는 점을 반드시 감안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물가 상승이 계속돼 왔음에도 지난 2002년 이후 버몬트대 학생들의 1인당 등록금은 평균 886달러(한화 약 100만원) 가량 인하됐다”면서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하면서도 우리는 한 편으로 늘 학교의 재정 위기를 염려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민현희 기자 (mhhph@unn.net) | 입력 : 08-09-22 오전 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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