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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세 대구사이버대학교 총장 “제도권 안에서 오프라인대학과 경쟁”
올해 일곱 해를 맞는 대구사이버대학교는 성공한 대학으로 꼽힌다. 지난 2002년 개교 당시 입학생 100명에서 시작, 지금은 매년 1000여명을 뽑는 탄탄한 대학으로 발돋움했다.

이 같은 성장 뒤에는 이영세 총장이 있다. 사무실도 제대로 갖추지 않은 방에서 행정직원 4명, 교원 4명을 이끌고 출발해 지금은 오프라인대학교 못잖은 대학으로 키워냈다.

이 총장은 또한 우리나라 사이버대학교의 발전을 이끈 견인차로도 불린다. 원격대학협의회 이사장으로 일하면서 사이버대를 고등교육법에 이관시키는데 핵심 역할을 했다. 이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8월에는 이사장에 연임되기도 했다.

이 총장에게 태동기를 넘어 발전기에 접어든 사이버대의 미래에 대해, 그리고 대구사이버대만의 경쟁력에 대해 물었다.


- 사이버대가 고등교육법에 이관됐다. 어떤 의미인가.

7년 동안 총장을 지내며 제도권(교육과학부)의 힘이 크다는 것을 느꼈다. 고등교육법에 속한 오프라인 대학은 매년 3조5000억 원을 지원받는데, 평생교육법에 묶인 사이버대는 5~7억 정도밖에 못 받는다.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페어 게임’을 할 수 있나. 같은 링 안에서 경쟁토록 해야지 사이버대만 따로 떼어 내 지원도 제대로 하지 않고 정책 사각지대에 나뒀다. 이래선 안 된다고 생각했다. 규제를 완화하려면 규제의 틀 속에서 들어가야 했다. 그래서 사이버대 총장들을 설득했다.


- 설득이 쉽지 않았을 텐데 어떻게 설득 했나.

세 가지 이유를 들었다. 우선 사이버대도 고등교육기관이니 당연히 고등교육법의 아래에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 4년제 대학이고 졸업 후에 학위를 주는데 오프라인대학교와 뭐가 다르냐고 설득했다.

두 번째로 평생교육법에 있으면 정체성의 혼란에서 빠져나올 수 없다고 말했다. 사이버대는 평생교육법 내에 있지만 실제 관리 감독은 고등교육법에 준해서 받고 있다. 그러니 정체성에 혼란이 올 수밖에 없지 않은가. 입학시험에서 떨어진 학생들 중에는 ‘사이버대는 지원만 하면 무조건 받아주는 줄 알았다’고 항의하는 학생도 있더라. 인식이 이렇다면 대학 운영이 힘들 수밖에 없다.

세 번째로 평생교육법에 있으면 졸업생은 여전히 사회적 차별을 받을 거라고 말했다. 자격시험 중 일부는 고등교육법에서 명시된 졸업 예정자가 아니면 시험도 못 보게 해놨다. 그러니 ‘사이버대 졸업해도 써 먹을 데가 없다’는 항의가 나오기도 했다.


- 앞으로 오프라인대학교와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오프라인대학교와의 경쟁은 ‘교육의 질’로 승부하는 수밖에 없다고 본다. 교육의 ‘툴’이 다르지 교육의 ‘콘텐츠’가 다른 것은 아니다. 가르치는 강사의 실력이 바로 ‘교육의 질(콘텐츠)’이다. 사이버대의 과제는 우수한 교원 확보에 달려 있다. 다행인 것은 이런 우수 교수들이 사이버대에 오고 있다는 거다.

대구대 특수교육과 교수 중 한 명은 연봉이 낮은 것도 감수하고 비전을 보고 이리로 왔다. 아울러 사이버대의 기술, 이러닝은 점점 혁신의 길을 걷고 있다. 2002년에는 인터넷에서 동영상 구현이 어려웠다. 그래서 오디오만 나오는 수업도 있었다. 버퍼링 문제, 끊기거나 정지되기도 했다. 그렇지만 지금은 어떤가.

게다가 가격경쟁에서도 사이버대가 우위에 있다. 대부분 대학교 1년 등록금이 2000만원인데, 우리 대학교는 240만원이다. 애들 둘 대학 보내려면 허리가 휜다는 이야기가 괜히 나온 게 아니다.


- 원격대학협의회 이사장으로서 앞으로 활동은.

앞으로는 사이버대도 ‘원격대학협의회법(가칭)’을 재정해 정비를 해나갈 생각이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대교협법에 근거해 운영하는 반면, 우리는 아직 사단법인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원격대학협의회법을 만든 뒤에는 사이버대의 기능도 강화되리라 보고 있다.


- 대구사이버대 총장으로서는 어떤 계획이 있나.

대구사이버대는 대구지역 학생이 36%에 불과하다. 수도권이 30%나 된다. 전국에서 몰리고 있다는 이야기다. 이 추세는 앞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학생들이 왜 대구사이버대학을 찾는다고 생각하나. 우리 대학이 특성화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특수교육과 치료분야(미술·놀이·행동·언어치료 등)에 관련한 학과로 상담 심리학과, 사회복지학과, 재활복지학과, 특수교육학과 등이 있다.

이런 학과들은 서울에도, 다른 사이버대학에도 없다. 장애문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학생들이 몰렸고, 이 추세에 맞춰 우수교원을 확보했다. 심영섭 상담심리학과 학과장 같은 경우 대구는 물론 전국적인 스타 교수다. 이런 교수들을 확보해 나가면 오프라인대학교와도 경쟁할 수 있다. 처음에는 교직원들이 바깥에 나가면 대접 못 받는다고 서운해 했다. 그때마다 “시간은 우리 편이다. 열심히 하면 인정 받는다”고 격려했다. 현재는 처음보다 위상이 많이 올라갔다.


- 특성화가 해답이라 했는데 다른 대학이 모방할 수도 있다.

된다 싶으면 다들 뛰어들면 모두 망하게 된다. 잘하는 기존 학생들 뺏어오려는 백화점식 ‘짝퉁’ 학과 진입은 정부에서 막아야 한다. 고등교육 전체를 위해서라도 바람직하지 않다. 전공 영역에서 다른 것을 특성화하든지, 계층·지역별로 다르게 진행해야 한다. 그리고 따라한다고 모두 성공하는 것도 아니다.

기존 대학과 달라야 살아남은 시대다. 우리가 미술치료학과를 만드니 다른 대학이 따라서 만들었다. 그런데 학생들은 알고 있다. 베껴서 만든 학과는 분명 안 되게 돼 있다. 1등(특성화) 아니면 살 수 없다. 그리고 오래 살아남으려면 더욱 격차를 벌려야 한다. 현재 고등교육 기관 별로 양극화가 눈에 진행되고 있는데 그렇기 때문에 더욱 특성화에 힘써야 한다. 대학들은 다양화·차별화에 힘써야 대학 전체도 발전할 수 있다.


- 사외이사 등 경력이 다양한데, 학교 운영과 차이는.

사외이사는 물론 경제연구소나 정부기관 원장도 지냈다. 요즘 추세가 ‘CEO형 총장’이라고 한다. CEO는 기본적으로 목적이 분명하고 그 목적에서 출발한다. 기업윤리라는 게 있지만 궁극적 목표는 시장 확보와 고객관리다. 윤리적 측면은 부차적인 문제가 될 수밖에 없다. 물론 경영 마인드는 중요하다. 학생들을 오게 해야 대학을 운영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학은 정신적 가치가 앞서야 한다. 건학이념을 학생에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려면 총장도 건학이념을 인격적으로 체화해야 한다고 본다. 그게 어려웠다. 총장에게 경영적 지식과 도덕성 어느 한쪽만 강요해선 안 된다. 양 수레바퀴처럼 두 개 모두 겸비해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절름발이가 되고, 똑바른 방향으로 갈 수가 없다.


- 10년 후 대구 사이버대의 미래는 어떤 모습인가

학생 수가 몇 만 명에 달하더라도 사이버대는 모두 수용할 수 있다. 굳이 대구에 있을 필요는 없다는 뜻이다. 우리 패컬티는 상해에도 있고, 도쿄는 물론 미국에도 있다. 거기서 콘텐츠를 개발하고 강의도 하고 화상으로 교무회의를 할 수도 있다. 각 지역에 지점을 두면서 사이버대를 꾸려나가는 게 바로 사이버대의 세계화다.

앞으로 교수들이 새로운 트렌드에 맞춰 전문가가 되고, 그 노하우를 전 세계로 수출할 수 있는 사이버대학이 되도록 만들겠다. 기술진, 교수들이 계속 뛰어다닐 것으로 믿는다.

대담=심준형 본지 발행인 · 정리=김기중 기자 · 사진=한명섭 기자

이영세 총장은...

1965년 경북고를 졸업하고 1969년 서울대 경제학 학사, 1971년 서강대 경제학 석사를 거쳐 1978년 미국 펜실베니아대 경제학 박사를 받았다.

1991년부터 1995년까지 산업연구원 부원장, 1999년부터 2000년까지 산업기술정보원 원장을 지냈다.

1999년부터 2001년까지는 한빛은행 사외이사, 2003년부터 2006년까지 대구은행 사외이사로 활동했다.

2002년부터 대구사이버대 총장직을 맡고 있으며 2005년부터는 한국원격대학협의회 이사장을 역임, 올해 8월 2년 임기로 연임을 하게 됐다. 2005년부터는 교육과학기술부 평생교육 정책자문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김기중 기자 (gizoong@unn.net) | 입력 : 08-09-22 오전 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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