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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택 메가박스 대표 “지식보다 크리에이티브가 중요하죠”

김우택(44) 메가박스 대표이사는 10년 전 오리온그룹이 대우로부터 인수한 메가박스에 막내로 첫 발을 들여놨다. 영상사업분야 중 케이블과 방송이 한 창 떴던 때였고, 극장사업은 ‘표 파는 곳’이라면서 ‘하급’ 취급을 받았던 때다. 김 대표는 “솔직히 막내여서 극장사업을 맡게된거죠”라고 말했다. 경영학을 전공한 김 대표는 영화에 대해 하나도 몰랐다. 그런데 그게 오히려 시장에서 대박을 터트렸다.

“왜 금요일 개봉하지 않을까, 왜 5~6년간 영화표는 6천원으로 똑같을가 궁금했어요. 업계 종사자들에게도 물었더니 특별한 이유가 없었어요. 그저 원래 토요일 개봉했으니까 정도였고, 업계의 룰을 깨지 않는다는 것이였죠 . 지금 생각하면 무모했지만, 몰랐던게 오히려 시장을 키우게 됐죠.”

김 대표가 이끄는 메가박스는 업계 최초로 금요일 개봉을 시도했다. 업계 진출 10년 만에 연 매출 1,200억원, 정규직 종업원 200여명, 파트타임 등 700여명 규모로 성장시킨 비결은 남들이 시도하지 않은 새로운 시장을 개척한 결과다. 메가박스는 금요 개봉에 이어 목요개봉을 선도하면서, 업계를 리드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영화를 못 보던 사람이 영화를 보게됐고, 한번 볼 사람이 두번 보게됐어요. 관객 시장이 넓어진 것이죠. 조조할인과 심야할인도 마찬가지에요. 그러나 그때까지는 이런 시도를 안했어요. 제가 영화와 영화산업에 대해 잘 몰라서 시도할 수 있었죠”

메가박스의 신기록은 이밖에도 많다. 2003년 1월 ‘1일 관객 세계 신기록 수립‘, ‘단일극장 최초 연간 관객 세계 신기록 수립’, 2003, 2004년 2년 연속 ‘NCSI 영화관 부문 1위’ 수상, ‘2004년 CINE ASIA’에서 올해의 극장상 등을 수상했다. 서울과 부산, 대구, 수원, 전주, 울산, 광주 등에 직영 형태 75개 스크린과, 김포, 포항 등 중소 도시 위탁운영 스크린 등 총 200여개의 스크린을 보유하고 있다.

한국영화산업 파워50에서 4위에 오르기도 한 김우택 메가박스 대표를 서울대 경영대 이경묵 교수가 만나 영화와 영화산업, 대학 교육에 대한 얘기를 나눴다.

- 메가박스는 짧은 기간에 멀티플레스 성공을 거뒀다는데, 비결은.
“솔직히 얘기하면 제가 영화 첫 시작했을때는 아무것도 모를때였어요. 산업도 컨벤셔널한 사업이었죠. 대기업이 들어와서 진출하는 것도 초창기였고, 창립 멤버들 모두 영화에 대해 하나도 모르던 사람들이었어요. 그러다 보니까 시장을 크리에이트하기에 좋았어요. 모르니까, 무모할 정도로 새로운 것을 시도한게 먹혀들었던 거죠.”

- 10년 전 영화업계를 시작할 때를 소개해주시죠
“10년 전 메가박스를 시작했을 때, 동기들은 주로 금융쪽이나 대기업에 입사했어요. 동기 모임에서 영화한다고 하면 ‘표 파니?‘, ‘너는 왜 그런쪽이냐‘고 굉장히 하급 취급을 했죠. 그런데 5~6년전부터 이러한 시각이 많이 바뀌었어요. 돈버는 배우와 감독이 나오면서 영화업에 대한 인식이 바뀌었습니다. 예전에는 공부 제대로 하지 않은 사람들이 많았는데, 이제는 교육을 받아야 할 수 있는 분야가 됐어요. 사원을 모집하면 대부분 유학까지 다녀온 친구들이고, 유학 다녀와서도 떨어지는 사람들이 많아요.”

- 요즘은 어떤 시도를 하고 있나
“요즘은 잘 못해요. 제도권 안에서 어느정도 포지션이 됐기 때문이죠. 회사의 움직임 하나 하나가 업계에 미치는 영향력도 커요. 젊을때는 성공해야한다는 생각으로 많은 일을 벌였는데, 지금은 산업측면에서 고려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제도권 내에서 나도 물이 들었구나하는 생각이 들어요. 과감하게 도전을 하지 못하는게 아쉽기는 하죠. 새로운 변화를 모색해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영화제작에도 투자하고 있어요. 수익은 크지 않지만, 시장을 넓히는 일을 하고 싶어요. 영화는 물론이고, 음악과 방송 등 미디어 그룹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머지 않아 새로운 변화가 있을겁니다.”

- 경영학을 전공했는데, 영화를 하게 된 계기는
“사실은 영화를 하고 싶어서 한건 아니에요. 그룹에서 영상사업단 일을 맡겼는데, 영화사업이 따라왔죠. 당시에는 케이블을 하고 싶었지만, 제가 막내여서 영화관을 맡게 된거죠. 결국 와서 보니까 하겠다는 의지만 있으면 비즈니스는 다 똑같은거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스킬을 배우는 건 몇개월이면 가능하지만, 산업적인 통찰력을 보는 건 시간이 걸리죠. 도전정신과 열정, 팀웍이 가장 중요한 산업이라는 생각입니다.”

- 한국의 영화산업 시장을 외국에서는 어떻게 보나요
“세계 메이져들은 한국 소비자들을 세계에서 가장 센서티브하게 봅니다. 한국은 전세계에서 최초 개봉이 가장 많은 나라기도 하죠. 일본의 경우는 할리우드 영화가 개봉 후 3~6개월 후에 많이 합니다. 한국 시장에서 테스트를 하는거에요. 소비자들에 비해 산업계 종사자들은 떨어집니다. 소비자들이 더 앞서간다고 봐요. 한국 영화가 잘 나갈때는 소비자들이 한국영화를 사랑하자고 해서 본게 아니었어요. 재미있으니까 본거죠. 영화와 엔터테인먼트는 돈 내는 관객을 재밋게 해줘야해요. 업계 종사자들이 더 노력하고 고민해야 합니다. 한국 영화가 안된다면, 그건 재미가 없어서일꺼에요.”

- 창의성이 중요하다고 말하셨는데, 창의성이 뛰어난 인재는 어떤 사람이죠
“전공과는 크게 상관이 없는것 같아요. 조금 바뀌어가고 있지만요. 예전에는 개인적인 관심으로 영화에 들어온 경우가 대부분이었어요. 말도 안되는 학과 전공자들이 개인적으로 공부하고 오신분들이죠. 지금은 조금 바뀌고 있다고 생각해요. 연극영화학과의 경우도 배우와 감독이 많지만, 작가 분야 등 새 분야가 생기고 있어요. 창의성이라는 것은 정답이 없어요. 지식을 쌓기보다는 다양한 경험이 필요할 것 같아요.”

- 문화산업 비중이 커지고 있다. 대학 교육에서도 문화산업 인재를 체계적으로 키울 수 있는 투자가 필요할 것 같은데.
“예전에는 영화산업 자체가 1~2명의 천재가 시장을 지배할 수 있었어요. 이제는 시스템으로 움직이죠. 여전히 강우석 감독과 같은 천재의 영향력이 크지만, 그 파이는 점점 줄어들고있어요. 대학에서는 영화를 공부할 수 있고, 경험할 수 있는 장을 만들어주는 것만으로 충분할 것 같아요. 창의적인 사람이면서 동시에 남들과 협력할 수 있는 사람. 글로벌 역량을 가진 인재를 길러야 합니다.”

- 영화와 문화산업계에서 일할 대학생 후배들에게 조언한다면
“문화산업이라는게, 기술적인 부분은 책에서 배울 수 있어요. 이 분야에서의 성패는 경험과 도전 정신입니다. 예를 들면, 홍대 앞 잘 나가는 크럽이 있다면, 왜 잘나가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어요. 트렌드가 됐든 컨텐츠가 됐든, 그런 노력들이 창의성을 길러주는데 중요하다고 봅니다. 책 보고 시험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본인의 크리에이티브를 부지런하게 길러야 합니다. 저도 가끔 클럽에 가는데 잘되는 곳은 물관리를 잘한다든가 다 이유가 있죠. 그런 것들은 엔터테인먼트의 본질을 이해하게 해줍니다. 맞고 그르다는 건 없는 것 같아요. 내 생각을 어떻게 전개시키느냐가 중요하니까요.”

- 젊은이들에게 영화산업을 권한다면, 어떤 이유 때문인가요
“규정된 룰이 없다는 겁니다. 그 룰을 깰 수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능성이 있다고 봐요. 예컨데 영화산업에서는 예산을 짤 수 없어요. 영화가 어떻게 될 지 알 수가 없기 때문이죠. 물론 범위는 정할 수는 있겠죠. 실제로 모 대기업에서 영화성공예측 모델을 만들었는데, 감독과 배우, 시나리오, 시기 등 몇가지 팩트를 넣고 돌리는 게 있어요. 그런데 하나도 맞지 않았죠. 저도 이런것이 처음에는 적응하기 힘들었는데, 그때 그때 순발력과 친화력도 크게 작용하는것 같아요. 좋은 대학을 나올 필요도 없고,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입니다. 게임과 음악 등의 분야도 이와 비슷해요. 도전해서 성공할 수 있는 분야죠.”

■ 김우택 대표는 서울대 경영대를 졸업한 뒤 미국 에머리대에서 경영학 석사를 취득했다. 삼성그룹 뉴욕지사에서 사회 첫 발을 디딘 김 대표는 투니버스, 미디어플렉스 부서장, 메가박스 씨네플렉스 부서장과 이사를 거쳐 2003년부터 메가박스 주식회사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김 대표는 ‘영화보다 재미있는 영화관’을 슬로건으로 ‘영화제 개최’, ‘극장 멤버십’, ‘목요개봉’ 등 업계 최초를 선보이며 타 극장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다.

■ 이경묵 교수는 = 서울대 경영대를 준최우등(마그나쿰라우데:magnacumlaude)의 성적으로 졸업(1986년)한 뒤 동 대학원에서 인사관리 석사(1988년), 미국 펜실베이니아대에서 인사조직 전공으로 박사(1995년)학위를 취득했다. 학부 재학 중 삼일회계법인에서 공인회계사 시보로 근무하기도 했으며, 1996년 서울대 경영대 교수로 부임해 12년간 교편을 잡아왔으며 작년 2월부터 경영대 학생부학장을 맡고 있다.
<정리 한용수기자 / 사진 한명섭기자>
한용수 기자 (unnys@unn.net) | 입력 : 08-09-29 오전 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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