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대 국회는 사립학교법 재개정 등 여러 교육현안을 놓고 지난 17대 때보다 여야가 더 첨예하게 대립하리라는 것이 일반적인 전망이다. 야당(민주당) 의원으로 2년 동안 전반기 교육과학기술위원회를 이끌게 된 김부겸 위원장은 이런 분위기를 의식한 듯 교육현안에 대해 말을 아꼈다. 의견을 중재하고 합의를 이끌어내야 할 위원장이 자꾸 의견을 밝히는 것은 토론도 하기 전에 결론부터 짓는 것처럼 보인다는 생각에서다.

▷김부겸 위원장과 대담하고 있는 이인원 본지 회장(사진 오른쪽)
- ‘3불 정책’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기여입학제부터 말한다면, 대학이 먼저 사회에 메시지를 던져야 된다고 생각한다. 사회적으로 부를 가진 사람에게만 기회를 주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어려운 조건에 있더라도 본인의 잠재력이 있는 학생이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우리 대학이 제공하겠다는 프로그램을 대학이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면 국민들이 대학을 보는 눈이 달라지고 기여입학제에 대한 반감이 상당히 풀릴 것이라 본다. 거꾸로 기여입학제부터 먼저 이야기하니까 자꾸 오해가 생긴다. 나머지 3불 정책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내가 속한 민주당의 입장이 옳다고 본다. 그러나 3불 정책에 대해 논의도 하지 말자는 것은 현실을 정확하게 보는 게 아니다. 3불정책에 대해서도 예단 없이 토론을 해 보자는 자세가 필요하다. 토론을 해 보기 전에 한 사람의 국민으로서 대학에 원한다면 대학이 먼저 이 문제에 대한 솔루션을 내놓으라는 것이다.
- 국립대 법인화 문제는 어떻게 될 것 같나? 서울대가 한다고 하는데.
이번에 서울대는 현장에서 국정감사를 한다. 그분들 만나보면 법인화했을 때 실질적으로 다른 규제는 강화돼 있는데 투여할 수 있는 자원에 한계가 있으면 별 도리 없이 등록금만 오르는 악순환이 되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을 갖고 있다. 결국 국민이, 정부가 투자를 해야 한다. 대학은 기업이 아닌데, 투자를 하면 당장 어떤 결과가 나오느냐는 식으로 따지면 안 된다. 교육에 대한 투자는 다음 세대를 위한 우리 세대의 의무다.
- 대학 사회에서 또 하나 쟁점 중 하나가 로스쿨 문제이다.
(총 입학정원을) 더 늘려야 되고, 변호사 합격자 수를 대한변협에 위임하는 것은 안 된다고 본다. 원래 이 제도 도입 취지에 어긋난다. 정원 40명의 로스쿨은 운영하기 불가능하다고 알고 있다. 아마 자연스럽게 해결책 내지는 공감대가 만들어질 거라 본다. 하지만 첫해도 시작하기 전에 지금 숫자 이야기를 한다면 한바탕 또 난리가 날 것이다.
- 과학기술에 대해서는 어떤 생각을 갖고 있나.
위원장이 되고 난 뒤 대덕연구단지를 둘러보고 왔는데, 정치적으로는 동의하지 않지만 박(정희) 대통령이 정말 대단한 안목을 가진 지도자였다는 느낌을 받았다. 국민소득이 300달러 정도 되는 시절에, 당장 돈이 되지 않는 과학기술 분야에 엄청난 투자를 했다는 것은 정말 대단한 안목이다. 결국 우리가 지금 국부를 창출하고 있는 반도체니 전자니 하는 분야들이 대부분 그 무렵의 투자가 뒷받침됐기 때문에 가능하지 않았나 싶다. 부처 통합의 취지는 이해하지만 지금 과학기술 종사자들의 사기가 많이 저하돼 있다. 자긍심도 상처를 많이 받았다. 특히 내년에는 통신위성을 우리 스스로 발사하는데 예산이 부족해 담당 기관의 원장이 예산 확보하러 다니느라 바쁘더라. 이런 걸로 따지면 정말 정부가 미래 대한민국의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과학기술 분야를 양성한다는 어떤 상징성이나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 이런 부분들은 대통령이 나서 줘야 한다. 누가 대신해서 할 일이 아니다.
-최근 근·현대사 교과서 수정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민감한 문제인데, 두 가지다. 수정할 필요가 있는 부분들은 수정해야 한다. 단, 전 단계로 우선 토론이 벌어져야 한다. 유능하고 능력이 있는 집권세력이 되려면 오히려 여유를 가지고 토론을 자꾸 붙임으로써 국민들 사이에 공감대가 형성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 한국의 가장 큰 문제 중 하나인 교육이 김 위원장 어깨에 달렸다.
모든 어젠다가 숨김없이 공개된 토론의 장소에서 걸러지는 그런 작업이 국회가 할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모든 당사자를 불러놓고 자꾸 토론하는 장을 만들겠다. 그래서 약한 수준이라도 사회적 합의가 이뤄지면 교육당국에 넘겨 법제화하거나 제도화하고, 또 아닌 것은 계속 국회에서 토론을 해 나가다 보면 주의주장에 있어 자기들 목소리만 되풀이하는 우스꽝스런 모습이 조금 바뀌지 않을까 생각한다.
대담=이인원 본지 회장 / 정리=권형진 기자 / 사진=한명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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