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문대학이 뛰고 있다. 4년제 대학에 비해 재정은 열악하지만 흘리는 땀은 이에 못지않다. 현재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는 국고지원으로 교과과정을 개선하는 작업을 추진 중이다. 대표적으로 △해외인턴십 △교원 산업체 연수 △학과평가 등을 꼽을 수 있다. 이들 사업은 교수·학생 능력을 높이고 교과과정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게 목표다.
해외인턴십 경쟁치열지난 2005년부터 시작한 전문대학 해외인턴십은 많은 성과를 냈다. 사업 첫해는 홍보를 제대로 못해 차질을 빚기도 했다. 그렇지만 이젠 치열한 경쟁을 뚫어야 할 정도로 인기다. 첫해 총 45개 대학·368명에서 2차년도 총 39개 대학·282명으로 줄었다가 3차년도에 대폭 늘었다. 65개 대학·463명이 해외 10개국을 다녀왔다.
참여 학생 수 뿐 아니라 파견국가도 다양해졌다. 미국·일본·중국 파견 비율은 2차년도 77.7%에 달했지만, 2007년에는 71.9%로 감소했다. 반면 캐나다는 4% 이상 늘었고, 영국·아일랜드·싱가포르·인도 등 국가에도 파견됐다. 공학계열 참여도 늘었다. 2차년도 7.1%에서 2007년에는 18.8%로 전년 대비 260%나 증가했다. 이와 함께 호남·제주권 참여 대학이 3배 가까이 증가하는 등 지방대학도 적극 참여했다.
인기에 걸맞게 내실도 탄탄하다는 평가다. 전문대교협이 지난해 사업에 참여한 대학 담당 교직원과 파견학생 425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다음 사업에도 신청할 것’이라는 응답이 97.4%에 달했다. 학생들의 언어능력과 국제 감각 향상에 대한 성과를 묻는 질문에는 53.8%가 ‘매우 높음’ 41.9%가 ‘다소 높음’이라고 응답했다. 취업률 향상에 대한 성과를 묻는 질문에는 31.9%가 ‘매우 높음’, 49.1%가 ‘다소 높음’이라고 답했다.
신청학생이 늘어나면 모자라는 돈은 전문대학이 내야 한다. 5분의 1이상 비용은 교비로 지원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대학들은 최대한 많은 학생들을 참여시키고자 주머니를 열었다. 이에 따라 전문대학의 부담은 2006년 4억1700만원에서 지난해 13억1500만원으로 3배 이상 증가했다. 정부가 전문대학의 입장을 제대로 헤아리지 못하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산업체 연수 후 교과 과정 개혁교원 산업체 연수는 1998년도에 시작해 올해로 10년째 시행 중인 사업이다. 교수가 현장 경험에서 얻은 지식을 다시 교육 현장에 활용하기 때문에 효과가 높다. 인턴십 진행 등 향후 기업과 밀착하는 통로로도 활용된다. 지금까지 63억7000여만원이 투입 됐다.
산업체 연수는 교과과정 개혁으로 이어진다. 전문대교협이 지난해 교원산업체연수에 참여한 79명의 교수를 대상으로 ‘산업체 연수가 실무지식 향상에 도움이 되었느냐’고 묻자, 응답자 전원이 ‘그렇다’고 답했다.
‘연수활동에서 얻은 결과를 학생 진로지도에 활용하겠느냐’는 질문에는 전체 응답자 95.6%가 활용하겠다고 대답했다. 연수결과를 교육자료 개발에 활용하기를 원하는 대학도 무려 98%에 육박했다. 소속대학이 교수의 연수결과를 대학 발전에 활용하길 원한다는 뜻이다.
그렇지만 연수비 지원에 대한 만족도 조사를 보면, 여전히 정부 지원이 부족함을 알 수 있다. 매월 50만원에 달하는 연수비에 대해 2005년도에는 67.5%가 ‘대체로 만족한다’고 응답했지만, 2006년 47.5%, 2007년에는 32.6%로 낮아졌다. 물가상승률을 감안할 때 연수비 인상은 필수라는 지적이다.
연수자 선발방식에 대한 불만을 없애기 위해 합리적인 연수자 선발방식을 마련하는 일은 전문대학의 몫이다. 연수자 선발 방식 중 연공서열에 의한 선발이 가장 많았다. 6개월로 정해진 연수기간에 대해서도 좀 더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와 함께 교수 연수중에는 연수에만 집중하도록 학교업무를 맡기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학과평가에 인센티브 방안전문대교협은 지난 1995년부터 정부에서 평가업무를 이관 받아 학가평가 사업을 수행 중이다. 기존에는 대학별 종합평가 대신 기관 중심 종합평가를 시행했지만, 1998년부터 학과평가로 전환했다. 5년 주기 사업으로, 2003년 1주기가 끝났다. 1주기 학과평가에서는 20개 분야 학과를 대상으로 총 665개 학과가 평가에 참여했다. 2004년부터 올해까지 현재 2주기 학과평가가 진행 중이다.
학과평가는 대학의 장·단점을 제시한다는데 의의가 있다. 특히 올해 사업에서는 평가참여 학과의 세부항목별 종합평가결과를 해당 대학에 사전 예고했다. 학과의 평가 원자료, 참여학과 간 상대적 순위, 평가 점수 등 결과가 대학에 제공됐다. 대학은 결과를 피드백해 컨설팅 기능을 강화하는 등 방법으로 교과 과정 혁신에 몰두하고 있다.
그렇지만 많은 대학이 학과 평가에 불참하고 있어 여전히 문제다. 실제로 지난해 학과평가 중 행정 분야 평가에 참여한 대학은 전국 경찰행정학과 및 관련학과 47개 중 12개에 불과했다.
이와 같은 결과는 학과평가에 대한 거부감에 비해 인센티브가 너무 적기 때문이다. 학과 평가를 받기 위해 기울인 노력에 비해 얻을 수 있는 인센티브는 거의 없는 형편이다. 참여했다가 혹 낮은 평가라도 받으면 얻는 것 없이 잃기만 하기 때문에 꺼리게 된다. 그래서 정부가 인센티브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평면적이고 도식적인 평가 지수 항목도 수정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평가항목으로는 학과의 전체적인 운영 내용을 유기적으로 파악하기가 어렵다는 의미다. 정량적인 지표와 함께 정성적인 항목을 개발해 입체적·종합적인 분석이 필요하다. 여전히 전문대학의 숙제다.